겪은지 몇달된 이야기인데 아직도 밤만되면 소름돋고 자꾸 생각나서 글 써보네요
제가 한창 프리우x 라는 게임에 빠져있을당시였네요.
회사 퇴근하자마자 바로 pc방 달려가서 새벽1시까지 사냥하고 던전돌고 하던 때였죠.
집에 컴퓨터가 한대 있긴 했지만 오빠가 손만 대면 주먹&욕을 날려댔기에 -_- 그냥 더럽다 치고
깔끔하게 pc방에서 죽치던 생활이었던 때였습니다.
집 근처에 성인나이트가 하나 있어서 골목골목 경찰들이 순찰을 종종 돌기도 하는 곳이었고
pc방과 저희집은 걸어서 5분즘 걸리는 짧은 거리였기 때문에 맘놓고 다녔었죠.
뭐 추가로 덧붙이자면 여자치고는 제가 좀 키가 커서 성추행같은걸 평생 당해본적도 없던지라...
정 밤길이 무서울땐 머리 올려묶고 모자쓰면 남자인줄 알더군요 ..........................ㅋ?
뻔하디 뻔하게 그날도 새벽까지 던전돌고 신나게 렙업해놓고 집에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무서우니까 친한 길드오빠와 통화하면서 집에가는데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힐끗 봤더니 술취했는지 비틀거리며 천천히 걷고있는 중년아저씨가 보여서
아 술드시고 취하셨구나. 라는 생각만 하고 집을 50m 쯤 남겨두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한창 던전에서 제대로 몸빵 안하던 놈을 같이 흉보고 있는데 뒤에서 ' 타다다닥! ' 소리가 들려오는 겁니다
화들짝 놀래서 뒤돌아보니 아까 비틀거리던 그 아저씨가 절 죽일듯이 표정이 변해서는
저에게 똑바로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막 사람들은 너무 놀래면 소리도 못지른다고 하는데 그거 사실이더라구요
정말 미,친듯이 놀래서 저희집까지 죽어라 뛰어가서는 건물현관에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건물에 들어오기전에 비밀번호 눌러야 하는 방식..1층은 주차장, 2층이 저희집이었습니다)
2층 올라가는 계단 중가운데 서서 제발 문아 빨리 닫혀라 하고 간절하게 바라면서 그대로 주저앉아버렸습니다
힘이 풀려서 더는 못뛰겠더군요 아무생각없이 그저 유리문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진짜 현관 유리문이 닫히고 있는거 보면서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것 같은 공포감..
다행히 현관유리문이 다 닫혔고 그 뒤에 바로 뛰어서 달려든 중년 아저씨는
계단에 주저앉아 있는 저를 노려보면서 ' 이문 열어! 열라고! ' 하고 소리지르면서
유리문을 차고 주먹으로 내리치고 하더니 바로 포기해버리더군요.
절 째려보더니 똑바른 걸음으로 슥 - 하고 가버리데요.
( 처음부터 취한게 아니고 취한척을 한것 같더군요-_-; 좀 덜 불안하게 하려고..)
그때서야 손에 꽉쥔 휴대폰에서 뭔일있냐고 소리지르는 길드 오빠 목소리가 들려오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받고 아무일도 아니니 내일 얘기하자고 끊어버리고는 집에 들어가서 방 불도 못켜고
( 혹시 밖에서 지켜보고 내가 어디사는지 알아낼까봐...) 자기방에서 게임하던 오빠한테 가서
신경질 부리고 잠든게 기억나네요 어떻게 밖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도 안나와보냐 했더니
뭐 사람들끼리 술취해서 싸우는 건줄 알았다고 우리 빌라앞에서 그런건줄 몰랐다고 하더라구요 (못된놈)
그 담날부터는 회사 끝나자마자 바로 집에 처박혀버리고 있습니다
신고를 하고싶어도 그 인간 얼굴이 도저히 떠오르질 않네요-_-
만약 밤중에 혼자 길걷다가 술취한 사람이 보여도 맘 놓지 마시고 다들 주의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