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딸 때 조심하세요.

21343아 작성일 10.09.23 10: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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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이 텃밭에서 고추농사를 짓습니다.

 

아버지가 부지런하기도 하셔서 한 20골 정도를 농사짓는데, 가을 이맘때 쯤이면 항상 일손이 부족해서

 

저도 고추를 따곤하는데요.

 

 

 

 

 

헉... 진짜 죽을 뻔 했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무서운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요즘에 비도 많이 오고 태풍에 쓰러진 고추를 다시 세우고 해서 그런지 탄저병걸린 고추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예년같았으면 버렸을 고추를 썩은 부분만 도려내어서 따곤했는데요.

 

 

그게 화근이 될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일제시대 독립군에게 그런 잔혹한 일이 벌어졌다고 들었는데, 정말 인간이 감당해낼 공포의 수준을 뛰어넘더군요.

 

 

 

 

ㄷㄷㄷ

 

 

 

 

손에 붉은색 고추즙을 잔뜩 묻힌채로 한창 고추를 따고 있다가

 

지나가는 바람을 맞았습니다. 가을바람이었죠.

 

가을바람에 동반한 먼지가 눈에 들어갔는데

 

고추즙이 가득한 손으로 눈을 비빈겁니다.

 

 

ㄷㄷㄷ

 

 

태어나서 그렇게 무섭고, 고통스러운 상황은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아프고, 따갑고, 눈주위가 뜨거워서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아아~~~~~~~~~~아아아악"

 

고통스러운 비명을 수십분간 지르는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가을 수확기에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 조심하세요.

 

그런 고문을 당하면 진짜, 독립군장군 사돈의 8촌사는데까지 불었을겁니다.

 

진짜 고통스러워요.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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