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말 하는 순간에도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생각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었죠.
괜한 말로 정말 병진취급 당하거나..
정말 내가 순간적으로 평범한 상황을
약간 굴곡적인 시각으로 처다 봐서
요상하게 보인것일수도.
정말 사람이 쓰러져 있을수도 있다는..
만약.. 정말 이라면..
버스운전기사분은 내 모습에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제가 엉거주춤 서 있는 바람에 문도 못닫고
차가운 겨울 바람이 그대로 버스안으로
들이치고 있었죠.
전 아예 머리를 기사분 바로 앞까지 처박고는
거의 귓속말을 하다 싶이..
“저기요. 버스밑에 누가 쓰러진 것 같은데요..”
그말에 기사분이 놀란 토끼눈을 하시고..
바로 내리시더군요..
저도 같이 내렸고..
기사분은 왼쪽, 전 오른쪽해서..
버스 한바퀴를 돌아서 뒤쪽에서 서로를 처다 보았죠..
전 버스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밑에..밑에..이러고 있었죠.
전 정말 처다볼 용기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뭔가 내 발목을 꽉 움켜쥐지는 않을까..
왕소름이 쭉쭉 올라 오고 있었는데..
“아저씨 도대체 여기 뭐가 있다는 겁니까?”
차가운 겨울 날씨만큼 짜증난 소리에 정신이 후딱 들었습니다.
역시...
제가 차밑을 찬찬히 훝어 봐도..
어둠이 깔여 있다곤 하지만
이렇게 지근거리에서 보면 차밑에 무엇이(?) 있냐 없냐 하는정도는
충분히 알수 있죠.
솔직히 황당한 순간이죠. 이런 순간은...
뭐라고 변명을 둘러대야 실없는 인간이라고 오해받지 않을껀데..
마땅히 뭐라 할수도 없고 .난감해 하고 있는데..
기사분이 절 슬쩍 한번 보시더니..
옷을 툴툴 털고(엎드려서 차밑을 보셨으니...)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다시 차에 오르시더군요.
전 마지막으로 차밑을 한번 훝어 보고는...
한숨 한번 내쉬고.. 차에 올랐죠..
아놔. 이게 멍미...도대체가.. 내가.. 헛것을 보고.. 아니..
조금 아까 전까지 그 모습이 아직 망막에서 사라지기도 전인데..
이 느낌은.. 내가 눈에 낀 눈꼽을 보고 겁먹을리는 없고..
허.. 어이없네..
버스에 올라 내자리에 앉아서도.. 아직 허. 허, 하는 기분만..
기사분도 괜한 내 말에 신경이 쓰였는지..
인원파악을 하시더군요. 빠진 사람 없는지...
확실히 인원파악을 한후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솔직히.. 그때까지도 아직 안심을 못하고 있던 저였죠..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는데.
덜컹하는 소리와 버스가 출렁했는데..
그 감각에 얼마나 소름이 치솟아 오르든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살짝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 밀었지요..
아후.. 니미. 차가운 바람만 콧등을 세리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버스는 그렇게 움직였습니다.
지금 제 기분은 오나전 짜증이 ....
아후. 초장부터 이 불길한 느낌은...
도대체 무얼 본거지?
간만에 느껴보는 이 상콤한 기분은..
그동안 종종 봐왔던 어떤 존재에 대한 거부할수 없는
그 런 느낌이 팍 드는겁니다.
니미.. 뭔가.. 일진이 안좋타.. 하는 기분이 ...
전 창문을 커튼으로 팍 가려놓고..
눈을 지긋이 감고 기대어 있었습니다.
박뚱이과장 이녀석 아침에 포맨을 처발랐구먼..
스킨냄새가 진동을 하네..
쓰벌 유부남 주제에 아가씨 온다고 지딴엔..
아침에 세수라도 하고 나온 듯..
이런 저런 딴 생각을 마구 또 올려도..
아까전의 그 요상한 기운이.. 계속 사라지지 않는겁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서서히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시작했고
간간히 커튼을 젓히고 보니 이제 애법 먼동이 터 오기
시작해서 주위가 눈에 다 들어오더군요..
그때쯤이 돼서야.. 약간의 안도감이랄까..
진정이 되고. 스스륵 눈이 감기더군요..
“보노보노팀장님 일어 나세요..”
누가 어깨를 흔드는 통에 부스스 일어나니..
버스는 움직임이 없었고..
아저씨 아줌마들이 부산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뺀질아 무슨일이고?”
“휴게소예. 여기서 아침먹고 간답니다.”
커튼을 살짝 열어 젓히자
차장유리로 햇살이 쭉 쏟아 들어오는 것이..
완전 아침이네요..
몸이 축 가라앉는 느낌이... 술이 덜 풀려서 그런갑다하고
휴게소 우동 한그릇 해야겠다고..
몸을 일으키는데 억..소리와 함께.. 다시 앉아 버렸죠..
아니 엉덩이를 들었는데...
몸이 너무나 무거워서 나도 모르게 다시 주저
앉아 버린 것이죠..
흐미.. 고때부터. 어깨쭉지부터.. 허리까지 뻐끈짝 하면서
띵함이 우수수 떨어지며 지붕처대는 여름 소나기마냥
뒷골을 완전 난타 하는 겁니다.
머리가 찌근퉁 하고 어찔...
이거.. 느낌이. .완전 찡하게 오는겁니다.
급몸살에 급감기 증상인 것 같았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죠..
아구구.. 혼자 걷기도 버거울 정도였죠..
새벽녘이라 어디....약국도 없을테고..
시간도 이른시간이라..
전뺀질보고 우동하나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혼자 나와 담배하나 꼬나 물었죠.
차가운 기운을 쫌 쐬니 정신이 맑아지긴 하더이다.
하지만 이 엄청난 무게감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몸이 마치 천근만근처럼 무겁더이다.
담배한대 피고 들어가니 전뺀질이 우동하나 가져 왔기에
입에 대어 보는데.. 무슨.. 아..맛을 모르겠더이다.
이게 우동국물인 것 같은데..아무런 맛이 안나는겁니다.
정말 딱 깨놓고 하는말인데..
그날 우동국물은 맹물에 소금 쫌 탄 맛 딱 그겁니다.
찝찔한 짜운맛. 딱 그맛이고..
우동면발은 무슨.. 푹 삶은 고무줄 씹는 느낌이고..
아.. 도저히 안되서...
정말 딱 두숟가락 뜨고는 그냥 일어섰습니다.
깡사장이 이런 나를 매섭게 째려 보더니..
“니 어제 정말 일찍 집에 가서 잤제?
너. 이상한 헛짓거리해서 분위기 깨지마라. 알았제?“
깡사장은 그저 분위기, 분위기타령이고..
아후. 짜증나는 인간..
아프다고 괜히 분위기 깨지 말고 알아서 처신하란 이야기입죠.
나쁜쒝끼..친구는 아파서 걷기도 힘든데..분위기 타령은..
다들 식사중에 혼자 나와서..
커피한잔 뽑아 들고 홀짝이니..
그마나 커피맛은 쪼금 느끼겠네요..
이노무 휴게소 노점상은 참 아침 일찍부터 여네요..
꼭두새벽부터 노점상을 열다니..
아직 아침 안개도 다 안걷혔는데 말이죠.
심심도 하기에.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제품(?)을 감상하고..
혼자 삘삘 돌고 있는데..
먼가 코끝을 시원하게 뻥 뚫어 주는..
이런 느낌은 마치.. 축농증으로 꽉 꽉 막힌
콧쿠멍을 단번에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느낌이죠.
첫 공기를 시원하게 빨아 땡겼을때의 그 느낌...
아. 냄새가. .정말 가슴 깊숙이 휘몰아 치면서..
정말이지 정신이 후딱 들면서..
어깨가 확 펴지더라구요.
바로 향냄새였습니다. 향나무 냄새요..
그 노점상에서 향나무 조각들이 상당히 있었는데
처음 제가 본쪽이 아닌 뒤쪽이라서..
제가 물건 구경하면서 한바퀴 도니까..
향으로 만든. 각종 목걸이..
향나무 조작품...
그리고....
그리고...
염주...묵주...향나무로 만든 십자가 목걸이...
특히 불교쪽 조각품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일반염주에 손목염주
향나무로 많든 12지신 조각품들하고..
제가 갑자기 호두알만한 염주를 집어 들었는데..
아.. 느낌이...
정말 새벽공기가 이맛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죠..
더욱이 어깨가 가벼워지고. 한결 개운한 기분...
그때서야.. 저 머릿속에서 먼가
망치로 강하게 두개골을 쪼개듯이 확 어떤 기분이 밀려 왔죠..
아.. 그 기분은...
전 염주를 몇 번 굴리다가...
주위를 살펴 보니..
다행히 사람이 거의 없길래..
조그만 손가방하나 찾아내서..(노점상에서 파는 물건)
손가방이 아니고 섹이라고 하나..
왜 장사하시는분들 허리에 허리띠처럼 둘러 메고..
돈이나 영수증 담아두는 허리에 차는 손가방..
섹이라고 많이들 하는데..
어깨에 메는 가방이 아니고 허리띠처럼 차는 가방말이죠.
고거 괜찮은거 있길래..
하나 사서. 염주랑. 묵주랑. 여튼..
종교적인 색체가 짙은 제품으로 서너가지 골라서
재빨리 담았죠.
정말 그때는 내가 이걸 왜 사냐 하는것보다.
이건 반드시 사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거의 지배적이었죠. 이건 마치 꼭 해야만 한다는것처럼 말이죠.
향나무로 만든 십자가 목걸이는 즉석에서 목에 걸고..
손에 손목염주하나 착용하고 108합장주도 있기에..
이건 나중에 집에 가서 모친 드려도 좋아하겠다 싶어서..
108합장주 하나 구입했는데.. 이건 이상하게 향나무 냄새가
안나더군요. 그래도 .. 108염주라 걍 구입했죠..
누가 보면 이상하다고 오해할까봐 재빨리 허리에 섹을 차고..
계산을 치르면서..
노점상 아저씨게..
“아저씨 혹시 천수경, 반야심경이나 이런 테입종류 팔지는 않으세요?”
“글쎄요. 카셋테입파는분이 아직 오픈을 안했네..”
일단..알았다고 고개를 끄떡이고 나오는데..
한그릇들 드신 일행들이 나오더군요.
“보노보노팀장님. 배줌마가 상비약 있데요. 몸살약 있다고 하던데
주시겠데요.“
아. 역시 줌마는 그냥 줌마가 아니더군요. 투절한 챙기기 정신..
이것이 대한민국 아줌마들이죠.
배줌마 덕분에 종합감기약을 얻을수 있었습니다.
역시 전뺀질이가 나를 걱정해서 약국을 찾았는데..
문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
옆에서 배줌마가 왜 누가 아프냐고 물었다가..
그러니 괜히들 걱정하는 기분이 없잖아 들겠지요.
놀라가는데 제일 짜증나는 소리가 누가 아프다 이거 아닙니까..
아니다 다들까..깡사장이 살짝 부르기에 갔더니..
“내 니 성격 알지만 티 안나게 잘 해서
괜히 분위기 똥칠 하지 마라“ 라는 한소리를 격국 들었죠. ㅋㅋ
니미 전만한 쉑끼가... 사장이라고. 니미..
사람 아파 뒤지겠구먼..
사람 기분 절 팍 상하게 하네.. 아침부터...재수없게끔 쩝..
제가 잘 동안 전뺀질이가 아가들(초롱이+양양) 잘 구워 삶아 놓았는지
연신 재잘 거리며 난리들입니다.
솔직히 우리와는 달리 개네들은 지금 자유를 만끽하는
그 모습에 정말 찬물을 끼얹을수는 절대 없겠더군요.
배줌마가 약을 내주면서 약간 걱정스런 말을 건네길래
아 걱정하지 마시라. 완전 초기다.
짐 가서 재미있게 놀아야 되는데 아파서 쓰나.
감기 요거 진도 나가기전에 재빨리 약 먹어서
넉다운 시켜 놓고 난 스키장가서 정말 잼있게 놀꺼다라는
생각도 없는 멘트로 일단 안심시켜 놓고..
그런데 말이죠..
지금 깡사장 쓴 소리 때문에 확 달아 올랐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까 버스에서 처음 일어났을때와는 상당히 몸이 가뿐해져 있었죠.
애법 뒤통수 우찌끈 하는거도 상당수 가셨고..
어깨 뻐끈통고 얼추 진정됐고..
더욱이.. 전뺀질이가 아무것도 안먹은 저를 위해서 사준..
핫바가 어느정도 맛이 느껴지더군요..달콤한 맛이..
혓바닥도 슬슬 돌아 오고 있다는 건데..
거기다가 약까지 먹었으니..
이런 기분은 버스에 착석하고 나니 확실히 느껴 지더군요.
정말 천근만근 무거웠던 몸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확
깨쳐 있었거든요...
전 허리에 차고 있는 섹에서 염주를 살짝 만지면서..
행여 누가 보면 상당히 쩍팔리는 행동인지라..
조심하면서.. 염주를 항공점퍼 안으로 밀어 넣고는
살살 만지고 있었죠.
속으로 반야심경 외면서 말이죠.
물론 지금도 반야심경은 다 욉니다. 어느순간..어느때
바로 암송해야하는 순간이 제 인생에서는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죠.
물론 주기도문도 다 외고 있습니다.
특정 종교에 심취하고 특정종교를 옹호할 맘은 추호도 없으니
종교적인 시선은 완전 배제 하세요. 클..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한가지뿐이었습니다.
그것이 또 왕림했구나. 하는 그 생각 뿐이었죠.
제발이지 그때 아침에 스포츠센터에서 본 것으로 끝내자
정말 버스 따라 이곳까지는 안왔겠지 하는 바램은..
제가 염주를 만지는 그 순간 오판이었다는 생각이 확 든거죠.
놈이 이 버스를 맴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든겁니다. 그기까지 생각이 이르니...
문득 ..아차. 하는 생각이 팍 들더군요.
이...차... 혹.. 교통사고(사고사).. 난 차가 아닐까..라는....
그..럴..수..도 있다. 아니.. 그럴 확률이 많다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버스는 낮게 으르릉 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고속도로 위를 획획 지나가는 사물을 보면서..
한손으로 염주를 움켜쥐고..
머릿속은 많이 복잡했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많이 다운됐고...
다들 커튼 처 놓고 자는 분위기.. 거의 대부분...다 자고 있었죠.
여기 버스 아줌마 부대들은 상당히 메너들이 좋으시네요.
술도 안드시고 버스춤도 없고 노래도 안부르고..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그 스포츠센터 회원분들이시라네요.
스포츠센터 회원분들끼리 부부동반 스키장 가는데..
저희가 꼽싸리 낀거였죠.
원래 전대빵님이 미니버스 한 대 알아보려고 스포츠센터 문의했었는데
마침 우리도 그 스키장 간다. 버스 있는데 19석 빈다.
그쪽 인원10명 이라며? 같이 가면 되겠네..
일이 이렇게 돼서. 저희랑 같이 가게 된 거였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버스가.. 귀신 붙은 버스인줄..
아니.. 그렇게 확답은 못하고 있었죠..
지금은 말이죠..
전 느낌상 대충 짐작은 했지만 확신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슬적 일어나 보니.. 거의 대부분 지침중이었고..
저 앞에 전대빵님하고 깡사장도 자고 있었고.
초롱이., 양양, 배줌마, 전뺀질, 박멸치, 정홍만..다 전멸중이고..
그리고 아주머니 몇분이 수다 하고 계셧고..
저랑 박뚱이과장.. 두 명만 안자고 있네요.
박뚱이 과장은 성격 무지 착해요.
전뺀질이 좀 뺀질 뺀질 되는데 비해..
울 박뚱이과장은 정말 소죠.. 소.. 움메!~~~.
우직한 일잘하고 화내는거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
“박뚱이 과장은 잠 안자나? 아직 갈라면 멀었는디?”
“글세요. 잠이 안오네요.ㅎㅎ.. 보노팀장님은 이제 몸은
좀 괜찮습니까.."
"응... 그래. 괜찮아...“
박뚱이 과장하고 노가리 풀다가.. 서서히 우리두명도 기절모드..
아. 역시 정말 운전기사분들은 대단하셔..잠도 안오시는가 보네..
그러면서 다시 잠들었고..
제가 다음에 내린 휴게소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죠.
내려서 기지개 크게 한번 켜 주고. 허리 한두번 돌려 주시고..
몸이 많이 살아 났네요.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였지만..
김밥에 뜨끈한 라면 한사발하니 훨 낫더군요.
역시 든든하게 먹는게 최고의 보약인 듯...
배를 통통 때리며 커피한잔 뽑아서 울 버스 있는 쪽으로
실실 걸어왔죠. 입에 담배한대 물고 말이죠.
문든.. 눈이.. 버스 뒷 발통쪽으로 가더군요.
그리고 실실 웃었죠.
내가 미쳤지. 뭘 봤다고. 제정신 아니였지..
정말 지금 대낮에 보니. .걍 차발통일뿐이지...
담배한대 피면서.. 근처에 있다가 실없이
차발통을 발로 팡팡 들고 찼습니다.
내가 괜한. 상상을 하고 있었던거 아니가 이거..
모처럼 놀러 가는데 말이제..ㅋㅋ..
하면서.. 보는데..뭔가.. 이상한 얼룩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음.. 지금 비왔던 길도 아니고.. 눈도 안내렸고.
날씨가 찌푸둥하고 어둑어둑하니 뭐라도 내릴 분위기였지만..
지금까지는 눈방울 하나라도 날리지 않았는데..
이건 누가 뿌린듯한 얼룩반점이
뒷발통 위쪽 버스의 측면에 묻어 있더군요.
머지 이 얼룩은?
차는 세차 한지 얼마 안된 듯 깨끗해서 얼룩이 더 눈에 띄더군요..
어렵지 않게 그 얼룩의 정체를 알수 있었죠..
시각적으로 확연히. .그 얼룩이 팥죽이란걸 알수 있었죠.
헐퀴.. 싶어서.. 차를 한바퀴 돌아 봤는데..
바퀴 4군데에 다 팥죽을 뿌린 흔적.. 그리고 버스 뒤쪽에도
팥죽 뿌린 흔적이 확연히 있더군요.
전 커피 훅 다 들이키고.. 꾸깃 꾸깃 구겨가면서 버스 위로 올라갔죠.
그리고..운전석 기어봉에 씌어 놓은 커다란 염주..
백미러를 칭칭감아 놓은 십자가묵주..
기도하는 예수님상의 조각품이 가시방위에 두분이 붙어 있었고..
기사분 머리윗쪽 그러니까. 전면 천정쪽에 확연히 붙어 있는 노란부적.
불교의 만(卍)가 새겨진 등반이와 방석.(기사분이 점심 드시러가서 아직
안와서 그제서야 눈에 보인거죠.)
그뿐만이 아니였죠 .여기 저기 많은 종교적 물품과 부적...
보통 교통안전을 위해. 이런 종교적 물품을 지니거나
한두개씩은 해 두는 사람은 있는데..
이건 지나칠 정도로 과하게 거의 도배해 놓다시피 했네요.
그러니 제 머리가 확 깨이는겁니다.
이놈. 이 버스.. 일반 버스는 아니구먼.. 이 느낌은 ..
확신을 이때 거의 가졌죠..
그리고 생각난 것은 이 버스 분명 사고사 한번 이상낸 버스란걸
직감적으로 확신할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 제 직감이었죠 순전히
우리 출발부터 뭔가 잘못 꼬였구나. 싶었죠..
그때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습니다.
당시 2천년이나 그전 밀레니엄 1999년도에도 제가 아주 기가
왕성해서.. 조그만 이상한 기운도 평소와는 달리 심각할 정도로
느끼던 때였죠. 뭐라고 단정 짓지는 못해도. 느낌만은
몸이 머리보다 먼저 알고 있었죠. 칙칙하고 답답한 느낌...
일단 후. 한숨 내쉬면서 운전석 바로 뒤쪽 앞자리에
털석 주저 앉았습니다. 아. 기분이. 참. 요상하더군요.
앞자리라 당연히 앞이 훤히 보였는데..
김초롱이하고 깡사장하고 전뺀질이하고 박뚱이과장하고..
멀찍이서 웃고 떠들고 있더군요..
그래. 뉘들은 참 편해서 좋다. 그냥 평범해서 좋겠다.
난 왜 이모양이지.. 뭐.. 내가 뭘 잘못을 했기에..
나만 이런 요상한 일을 당한다냐..
내가 또 멀 요상한것을 불러 냈냐?
이생각도 들면서. 급 우울해졌죠..
“아저씨.. 저 여기 제자리인데요.?”
엥 왠 꾀꼬리 지저김 소리?
홱 고갤 돌려 보니. .대충 초등학교 5~6학년쯤 되보이는 소녀더군요.
아따. 뉘집 딸래미 인지.. 참으로 이쁘장 하게 생겼더군요..완전 귀염상..
잉 이녀석 버스 잘못탔나? 그랬죠.
“이녀석아 버스 잘못 탄거 아니니? 여기 아저씨들만 있는 버스인데?”
“아니예요. 저기 저게 제 가방이구요. 212번 울아빠 버스 맞아요!”
“엥. 아빠? 아빠버스라고? 그럼 운전하시는 분이 아빠시니?”
“네, 우리 스키장가는데요.”
녀석의 눈빛이 스키장이란 말에서 환하게 빛나는걸루 봐서..
정말 스키장 가는 기분에 완전 푹 젖어 있다는 것을 담박에 알수 있었죠.
어..그래.. 하면서 자리를 비켜 주었죠.
헐.. 이런 귀여운 소녀가 타고 있으리라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바로 운전석 뒷자리고.. 덩치큰 어른이 가리고 있어서 그랬나.
전혀 못봤죠. 지금까지..헐..
“그래. 아버지도 같이 스키장 가시니?”
“네 울 엄마도 같이 가요. 가족이 다 같이 가는데..”
“그래? 아버지는 버스 운전 안하시고?”
“네, 우리도 같이 스키 타는데요..”
“그래?”
이야기 해보니.. 이 버스기사분 가족도 같이 스키장 가는 거였고.
이 버스가 일반 관광버스도 아니고 스포츠센터 소속 버스인걸루
확인되었죠. 즉 스키장 가기 위해 하루 전세낸 버스가 아닌 아예
스포츠선터 소속 버스인거죠. 즉 우리가 돌아갈때도 이 버스를
타야했고 버스기사분 가족도 같이 스키장 휴가를 나온거였죠.
그럼 결론은 이 버스가 스키장 내에서 휴가 끝날 때까지...
3박4일동안 스키장내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을테지요.
사람들이 하나둘 올라타기 시작하네요.
버스 가장 뒷자리는 짐들이 놓여있었는데..
다 은행직원분들 짐이었죠. 정말 3박4일 스키장 가는데 뭘 그리 많이
챙겨 왔는지.. 전 .. 팬티2장 양말2장인 다인데..ㅋ
대충 양해 구하고 짐을 한쪽 구석으로 밀고...
제가 박뚱과장이랑 같이 앉아 있으니..숨을 못쉬겠더라구요..ㅋㅋ
그렇게 해서 버스 가장 뒤쪽 높은부분은 저와 짐만..달랑..
그래도 박뚱과장 옆자리 보다는 널널하고 정말 편합니다. ㅋ
아직 몇시간 더 가야 하니. 정말 종일 버스타는 거네요..헐..
다들 점심 먹고 더 노곤함이 밀여 왔는지..
버스 출발하고 1시간도 안되.. 거의 전멸이더군요..
전 이상하게 자꾸 긴장이 돼서..
잠이 안옵디다. 증거로 계속 손바닥에서 땀이 났거든요..
은근히 많이 났습니다. 축축해질 정도로..
솔직히 그건 이거였죠.
몸살기운에 또 감기약 먹었고..
몸에 열이 올랐고.. 그래서 땀이 나기 시작한거죠.
조용하네..
잠시 커튼을 젖히고 밖을 봤습니다.
아. 짐 1시정도인데.. 완전 날저무는 저녁때쯤과 같더군요.
시커먼 구름이 하늘을 가득메우고 있어..
태양빛 한올도 안내려 오고 있습니다.
당장 짓눈깨비라도 쏟아질 태세였습니다.
날이 상당히 추었고 계속 북진상태였기에..
비는 아니고 오면 눈이 분명했습니다.
다시 커튼을 쫙 치고..잠이나 청해볼까. 하고..
눈을 감았죠..
그렇게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버스가 확 어두워 지네요..
터널을 지나는 모양입니다.
터널을 지날때는 항상 재미있죠.
순간 확 어두워 지니면서.. 동공이 팽창되죠.
빛을 모으기 위해서..그래서.. 주위 사물을
익식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전 두분을 말똥히 뜨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어느한곳을 무심코 주시하고 있었는데..
제가 앉아 있는 곳은 버스 정면에서 봤을 때
오른쪽 가장 뒷자리였고..
그쪽에서 제가 무심코 처다본 자리가..
제쪽에서 볼 때.. 오른쪽 중간쯤 자리 였던걸루 기억합니다.
왜 그쪽에 눈길이 갔었나 하면..
유난히 차 유리장에 비치는 이미지 때문이었죠.
그 유리창에는 그쪽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의 얼굴이
비추어졌는데.. 머리를 푹 숙이고 자고 있는 모습이
얼추 제 눈에 들어 왔죠..
특히나 이미지가 눈에 잘 들어온 것은 그분이 아주머니
셨던걸루 기억되는데 하얀색 점퍼 때문에..
잘 반사 되어서.. 다른쪽보다 선명했기 때문에..
제 이목을 끌수 있었죠..
더군다나 머리부분이 시커멓기 때문에 대비되어 더 뚜렷이 보였죠.
당시 정말 아무생각 없이 무심.. 걍. 자는 모습인데..
고개가 천천히 들리더군요..
서서히 스르륵.. 마지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처음 봤을 때..약간 왼쪽으로 치우쳐저 살짝 잠든모습인데..
당시 터널을 통과 중이었죠..
고개가 서서히 반듯이 서더니.. 반대편으로 스스슥 넘어가면서..
계속 기울더니..
그때까지 전 그사람이 잠결에 고개를 움직이는 정도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생각했는데.. 거의 고개가 90도까지 계속 꺽어지고 있는겁니다.
상당히 부자연스런 모습이.. 아니. 가만..
거의 고개가 확 꺽어진 모습이랄까.. 그것도 아주 느리게..
슬로우모션처럼 말입니다. 전..눈을 거슴츠레 뜨고..
보고 있는데.. 터널이 상당히 길었던 관계로..
불빛이 계속 착 착 치고 지나갔는데...
전 이상한 목의 각도 때문에 초 집중해서 들여다 보고 있는데..
그사람 뒷통수 부분과 보일 듯 말듯한 옆얼굴이 보였는데..
갑자기 팍 하더만 고개가 제쪽으로 확 틀어지는것었죠.
그러니까. 창문 유리창문에 비친 모습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이 여자분이 자고 있기에 뒤쪽에서는 머리가 거의 안보이는데..
오직 유리창에 비친모습을 보는건데.. 얼굴이 확 제쪽으로
팍 180도 틀어 지면서.. 아. 그. 소름 지대.. 그 * 눈동자..
지금도 머리털이 곧두서게 만드는 그 소름 찬 눈동자...
거의 검은동공이 위쪽으로 반쯤 걸려진 얼굴로.. 저를.
쫙 노려 보더군요. 확실히 장담하건데 저를 뚫어져라 노려봤습니다.
각도가 정면으로 저를 완전히 노려보는 모습이었죠.
그니까.몸통을 정면으로 보고 있고 머리만 180도 틀어진 상태고..
그것도 차유리창에 비친 모습인데. 그럼..
차 유리창에는 사람모습이 반대로 비치지 않나요?
정말 비친 사람이 저를 노려본것인지.. 차유리창속에서 저를 노려본 것이지..
아후....분간도 안됩니다.
“으..아..악...” 하고 비명을 질러야 정상인데..
순간 숨이 딱 막혀서. 지를수가 없더군요..
내 심장마비.. 아니 호흡곤란이 온겁니다.
너무 기겁해서 기도가 순간적으로 막힌겁니다.
비명을 지르려면 기도가 열렸다 닫히면서 소리를 내는데..
사람이요.. 너무 기겁하면 급작스레 여러 가지 동작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뇌에서 동시명령을 내리는데 근육이 그것을 수용하지 못해서.
일시정지상태로 먹통이 되는거죠.
딱 제 상태가 그상태였는데..
뇌속으로 산소가 안가고 딱 정지된듯한 기분이 바로 그때 기분이었죠.
컥컥 소리도 못내겠고. 여하튼.오나전.. 저 숨넘어 가는줄 알았죠.
억..억하는데 갑자기 환하게 눈이 확 살아 나더군요..
네. 터널을 그때 벗어났어요..
아.. 거의 가래가 튀어나올듯한 기침도 그순간 터져 나왔구요.
정말 기침 거칠게 했죠. 주변 사람들 깰정도..
정말 사래들릴 때 나오는 기침의 4~5배는 될을겁니다.
겨우 진정시키니 주변 사람들이 놀라서 저를 다 처다 봅디다.
전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손사래를 치고 웃어 보였죠.
괜찮타고.. 하하...니미.. 써글....ㅅㅂㄹㅁ....아놔...
아후.. 완전..이건..뭐......
겨우 숨을 들이키니.. 갑자기 폐에 엄청난 공기가 확 들어차니
기침이 그리 나왔겠죠..
제 기침 소리에 잠을 깬 멸치과장이 음료수를 하나건냅니다.
마침 잘됐다 싶어 몇모금 들이켰습니다.
후아. 정말...온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었죠.
아무리 강심장인 저이지만 그 짧은 순간에 느낀 공포로 인한
몸의 반응은 저도 평범한 보통 인간이기에..
고스란히 느낄 수밖에 없었죠.
몇분뒤. 저의 기침 사태는 다시 가라앉았고
“보노과장님 괜찮습니까. 흐미 이 땀좀 보세요.”
제 기침 소리에 잠이 깬 뺀질이가 저한테 오더니 한마디 합니다.
“그래 괜찮아. 갑자기 왠 기침이 그리 나오는지 원. 땀?”
제가 손으로 얼굴을 쓱 문질렀는데 순간 기겁을 했습니다.
얼굴이 뭘. 소나기 맞은 것처럼 ..물이 손바닥에 가득 묻어났죠.
심지어..머리카락까지 완전 젖어 있더군요..
그것뿐이 아니었죠. 온몸이 완전 축축해져 있음을 알았죠.
심지어 팬티까지 말이죠. 완전 땀으로 범적이 되어 있었죠.
후알. 얼마나 땀을 흘렸으면...
아마도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살아오면서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흘렸던 순간이었을겁니다.
제가 별루 땀을 흘리는 체질이 아닙니다. 여름에도 보통 사람보다
땀을 적게 흘리는 체질이죠.
제 기침으로 인해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 나더니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다 일어나버렸죠. 그리고 시끌시끌하게
변해 가면서. 분위기가 또 후끈 달아 오르기 시작했죠.
뺀질이가 가방을 뒤척이며 건넨 타월로 땀을 닦았죠.
정말 이건 샤워 하고 난뒤 물닦는거랑 똑 같을 정도였죠.
“다들 휴가가면서 잠만 자면 손해 아니예요?”
배줌마의 이 말을 시작으로 하나둘 공감하듯이 기운차리기시작했고
“음. 열차타면 삶은계란에 사이다라고 하지만 우리는 버스 아닙니까.
역시 버스하면 오징어에 캔맥주 아닌가요. ㅎㅎ“
멸치과장이 가방을 열더니 캔맥주 한보따리를 풀어 냅니다
“이야. 역시 멸치과장님이 딱 기분을 아시네. 지금 이게 필요했죠. 크하핫“
전뺀질이가 분위기 쫙 쫙 감아주면서 앵깁니다. 이놈 이게 체질인
녀석이라 사장이랑 저랑 특별히 신경써서 데리고 온 녀석입죠.
“솔직히 그쪽가면 맥주 상당히 비쌀텐데 미리 좀 넉넉히
준비해뒀죠. 하하“ 멸치과장도 즐거워 하고...
박뚱과장은 왜 델꼬 왔냐구요. 나중에 아시게 될껍니다.
전 그때까지도 머리가 어찔했고.. 정말 가슴이.. 뭐랄까..
아. 당장이라도 차에서 뛰어 내리고 싶은 심정이었죠.
전뺀질이가 캔맥주 두캔들고 앞자리 앉은 전대빵님이랑 깡사장한테
찾아가 권했지만 두사람은 체면 지킨다고 우리끼리 마시라네요.
배줌마가 안주 셋팅하고 우리끼리 캔맥주 파티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버스 뒤쪽은 우리식구들 뿐이었기에...옹기종기 모여서..
전 단숨에 한캔을 비우고..
힐끗 힐끗 그쪽을 계속 처다봤습니다.
지금은 터널이 아니라 환하기 때문에 거의 유리창에 비치지
않았지만.. 지금..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 뒷통수 꼭대기는
보입니다. 그 사람도 잠이 깻는지 머리가 살랑 살랑 움직이는 것이
옆사람과 대화 하는 모션도 보이고..
전 술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를만큼
완전 정신을 그쪽으로 쏠려 있어죠.
도대체 머리가 반대방향으로 180도 꺾어지는 사람이 누군지 말이죠.
맥주 맛이.. 어떤 느낌인지도 모를 정도였고..
뱃속이 조금 화끈 거린다는 정도였고....
귓전에는 초롱이와 양양이 지저귀는 소리와
뺀질이 소리와 웃는 배줌마 목소리..등등..
귓속에서 왱왱 소리가 들리고...
헌데 이상한것은 각도 였습니다. 지금 밝은데서 보는데
그쪽 5섯번째 자리 유리창이 제가 있는곳에서는 각도상 앉아 있는 사람이
비춰 보이는 각도가 아니였다는 거죠.
근데도 아까 어두운 터널 통과할때는 그리 똑똑히 보였을까요?
지금은 각도상 잘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죠.
전..두번째 맥주를 거의 다 비우고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버스 앞쪽을 향해 걸어 나갔죠.
그 지점을 지나갈때도 절대 그쪽으로 시선을 옮기지 않았죠.
전대빵과 깡사장이 거의 앞부분에 앉아 있어기에
마치 그쪽에 일어 있어 간것처럼 말이죠.
관광 버스 좌석을 보면 운전석 제외하고
2좌 10열이죠. 마지막 맨뒷자석이 5인석이고.
그니까. 그 부분이 정확히 생각나진 않지만
5번째줄 정도였던걸루 기억합니다.
전대빵님과 깡소장이 2번째열에 앉았으니..
운전석 바로 뒤쪽에는 기사분 딸래미하고
와이프분이시고...
전 깡사장이 앉아 있는 위치에 와서..
쓸데 없는 농담 몇마디 던져주고..
일어서면서 고개를 딱 틀었죠.
그리고.. 외면 할수도 딴곳을 바라 볼수도 없고
정확히 그 5섯번째줄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죠.
순간적으로 매우.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거기 앉아 있는분은...
상당히 뭐랄까. 아주머니이신 것은 아주머니신데..
머리가 좀 작고.. 아주 동안에..
얼굴이. 좀.. 웃음을 유발하는 웃상..ㅠㅠ..
눈이 약간 안쪽으로 쏠려서.. 어찌보면 귀엽귀도 한..
얼굴이 조금 웃기게 생기셨다는..
아니.그저. 그 모습을 보니.. 정말 쓴 웃음이 나오더군요.
완전 그쪽 자리까지 가서 잠시 멈춰서 봤는데..
흰색 점퍼에 파마머리에.. 옆에 남편인 듯 한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 남편분을 슬쩍 봤죠.
역시 작은체구에.. 머리가 대머리신분이시네요..하하..
시원하게.. 삭발은 아니고 뺀질뺀질 윤기까지 나시네..ㅎㅎ
다시 맨 뒷자석으로 돌아온 저는..
거의 쭉 뻗어버린듯한 느낌이었죠.
와. 이거 정말 사람잡네. 이 버스..
온몸의 기가 한꺼번에 마치 바람빠진 풍선마냥 축 늘어졌죠.
그래도 분위가 분위기인 지라..
애써.. 억지 웃음지으며 농담에 웃어주고..
맥주 권하면 마시고. 안주 주워먹고..
맥주가 그렇죠. 마시면 싸야죠.
기사분더러 다음 휴게소에 세워 달라고 부탁 드리고..
이 맥주는 술이 아니고 음료고. 놀러간다는 기분을
마시는거지 술을 알코올을 마시는 것이 아니거든요..
휴게소에 도착 하자 마자.. 맥주를 졸 들이킨
우리들은 다 내려서 화장실 뛰어 가기 바빳고..
물론 저도.. 4캔이라 마셨으니..
물좀 빼고 좀 씻고. 아후. 옷이 완전 축축하니..
기분도 몹시 찝찝했죠.
좀 확실히 씻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뺀질이 한테 수건 쩜 부탁하고 걸치고 있는게 대충 벗고
중요물품은 허리섹을 사놨기 때문에 다 거기 담았죠.
목걸이도 손목에 묵주도 다 벗어서 섹에 넣고는
머리 좀 감고 목 씻고 해서...
대충 옷 걸치고.. 담배 한 대 빨고 버스에 올랐죠..
오르면서.. 그 문제의 다섯 번째줄을 처다봤죠.
아직 안탔더군요. 짐만 덩그러니 놓여 있더군요.
제가 맨 뒷자리로 와서 점퍼 벗고 수건으로 좀 딱고
옷좀 말리려고 했죠. 그렇게 있는데
덜커덩하고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하는겁니다.
어라. 사람이 안탔는데..
5섯번째 자리. 그 웃기게 생긴 아주머니랑 대머리 아저씨부부..
안탔는데 버스가 움직이네요.
전 뭐라 말할려고 하다가. 걍 서겠지 했는데..
어..어. 정말 휴게소 걍 벗어 나려고 하네요.
사람 덜 탔는데 확인도 안하고 걍 막가네..
“저기요 사람 덜 타지 않았어요?”
“네?”
“사람 덜 탄 것 같다구요?”
막 벗어나려는 순간 제가 외쳤죠.
다들 절 처다보고..
누가 안탔나 확인하기 시작..
“거기 5섯번째줄에 두분 안타신 것 같은데요?”
“뭔소리 하십니까. 여기 출발할때부터 빈자리였는데요.”
......
.......
.,.......
...........
“네????”
.
.
.
.
.
.
<< 버스 좌석 배치도 >>
정말이지 저 5섯번째 줄에 앉아 있던 좀 웃기게 생기신 아주머니와
대머리아저씨는 어떻게 된것인지...
그날 부부12쌍.. 24명이었고.. 운전기사 제외 하고. .기사분 딸래미와 와이프해서 총 26명
26명이 그쪽 인원이고..
우리는 10명.. 은행쪽 6명(전대빵,멸치,홍만,초롱,양양,배줌마)
시행팀4명(깡사장,전뺀질,박뚱, 보노보노)
45석이면 총 9자리가 빈자리가 나야 되죠.
깡사장 앞자리 2자리와 제 옆자리 4석 그리고 박뚱옆자리 1석..
문제는 5섯번째 눈이 살짝 모인 파마머리 흰점퍼 아주머니, 대머리 아저씨.. 이 두분..
그럼 제가 눈 뜨고 대 낮에 헛것을 봤다는 겁니까? 지금?
그토록 사실감 있는 사람들이 귀신이란 말입니까?
아니면.. 버스를 잘못 타고 있었나.. 그럼. 5섯번째 옆자리 사람들은
바로 반대좌석에 사람이 있었다면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다들 같은 스포츠클럽 회원들이라 얼굴 모르지는 않을텐데..
그자리가 출발할때부터 빈자리 였다 칩시다.
아까 대머리부부 두분이 다른자리 앉았다가 그때만 그자리 앉았다고 쳐도
다른곳 빈자리는 결국 깡사장 앞자리 2석 뿐인데...
거긴 항상 짐만 있었거든요...
그럼 두사람 정말 버스타지 않았던 것이든지.
애초 출발할때 인원파악 제대로 못하고 12쌍이 아니고 13쌍이었던 것이든지..
현실적으로 말이죠. 그게 정상인데요...
현실적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