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에이라 정확히는 기억 안나지만 한 7월쯤 되었던것 같습니다.
친구랑 밤낚시를 가게 되었었죠.
낚시장소는 경주 안강의 인동쪽 못이었습니다.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인적도 드물고 걸리지만 않으면 낚시하기는 딱인 곳이라(포항지역 분들 죄송합니다)
그리로 정했습니다. 역시 낚시 하는 사람들은 저희 말고는 아무도 안보였습니다.
저희는 차를 주차시키고 논둑을 지나서 아래로 조금 꺼진 못둑에 자리를 펴고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밤이 되자 불빛은 정말 하나도 없고 쥐죽은듯이 조용했습니다.
그날따라 블루길 꼬여서 잡히는건 뒤에 논으로 던지고 낚시를 계속 하고 있는데,
멀리서 동물들 싸우는 소리가 들리고 물에 첨벙첨벙 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블루길 때문에 낚시도 잘 안되고 피곤하기도 해서
'우리 집에 갈까'라고 물으니 조금만 더하자고 합니다.
그래서 좀 더하고 있는데, 첨벙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 져오는것 같습니다.
느낌이 안좋아서 '우리 그냥 가자'라고 하니
그제서야 그놈도 느낌이 안좋은지 그러자고 합니다.
낚시를 접고 차로 간다고 논으로 올라와서 논둑을 지나갈 무렵
낮게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순간 '멧돼지다'직감 했습니다.
친구랑 저는 뒤도 안돌아보고 새빠지게 달렸습니다.
차에 도착해서 차문 닫고 나니 버리고 온 낚시가방 때문에 집에 가지는 못하겠더군요.
그렇다고 낚시 가방 가지러 갈만큼 목숨은 값싸지 않습니다.
오도가도 못하고 차에서 눈붙이고 새벽에 낚시대 찾는다고 다시 가는데 구르고 뛰고 했는지 벼가 다 꺾여 있었습니다.
아마 블루길 잡아서 뒤로 던지고 했더니만 멧돼지가 온걸로 생각됩니다.
귀신.. 무섭습니다.
하지만 멧돼지는 더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