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억울합니다.

몸짱되면쏜다 작성일 11.01.31 04: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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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일 전의 일이었습니다.

 

눈이 겁나게 많이 왔죠...날씨도 너무 춥고..

 

알바를 끝내고 친구들과 술한잔 했죠...그러다보니 시간이 벌써 12시를 넘어 새벽 1시로 ...

 

진짜 얼마나 추웠냐면...

 

누가 옆에서 면도칼로 내 면상을 슥슥 하는 느낌의

 

칼바람 정도?

 

그렇게 폴햄 패딩 점퍼를 꼭꼭 싸매입고

 

검은색 야구모자에

 

주머니에 손넣고 빙판에 안넘어지려고 살금 살금 걷고 있엇죠.

 

그런데 저 앞에 여자들이 보입니다. 두명이네요.

 

쟤네도 겁나게 추운듯.....근데 왜 미니스커트 입었니? 괜한 참견이라면 ㅈㅅ

 

암튼간에,..

 

그저 묵묵히 우리 집을 향해 걸어갈뿐이다...조심스럽게 가고 있는데...

 

이 여자들 낌새가 이상합니다?

 

자꾸 뒤를 힐끔 힐끔 돌아보네?

 

늬들 나 아니?

 

뭐야 왜그래 무섭잖아 그만봐라

 

'아 그렇구나. 이 여자들이 나를 범죄자로 착각했구나...그렇구나...우리동네엔 후진 골목이라 가로등도 별로 없구나..

 

마침 앞집에 개가 짓고 있네...컹컹...그게 더 무섭게 만드는 듯...'

 

아나.....괜히 범죄자로 몰리는게 너무 싫어서....

 

저는 주차되어있는 봉고차 뒤에 숨었습니다...

 

늬들 눈엔 내가 범죄자로 보이잖냐...그러니 사라져 주마...라는 생각으로

 

나 은근히 매너있네..훗.ㅋ 라며 담배불을 붙이고는...담배를 피기 시작...했죠

 

후...후....후~~~ 하며 다핀 담배를 끄고...

 

다시 걸음을 재촉합니다. 나도 집에 가야죠. 슬슬 면상의 감각이 없어지기 시작한듯합니다.

 

앞의 여자들이 벌써 골목을 빠져나갔는지, 안보이네요. 다행이다.

 

또 한번 빙판길을 염두하며 살살 걷습니다. 와 진짜 미끄럽네요...집앞 눈을 자기네가 좀 치우지...씨..

어느 집앞을 지나가던중...

 

사건은 벌어집니다.

 

어떤아저씨가 잠옷 차림에 헐레벌떡 뛰어나오네요.

 

다짜고짜 내 멱살을 잡더니.

 

하시는 말씀

 

'이 개.새.끼야 너 누구야. 너 그때 그.새.끼지'

 

아니 왜이러십니까...이거 놓고 말씀하시죠....가 안됩니다...그 상황에서는..

 

'예,,? 예...? 에????..........ㅇ????읭?????...........예?..........."

 

이정도가 전부

 

아저씨 뒤에는....그 미니스커트 2명과 엄마로 보이는 중년여성이 나를 죽일듯이 쳐다보고 있고.

 

이 아저씨는 저의 멱살을 잡은 채로,

 

빨리 경찰에 신고해..빨리. 동네사람들 다 불러.

 

와...미치겠네......순간 뻥지고 있다가......

 

저도 성질이 있는지라...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왜이러세요!! 큰 소리 치고. 모자벗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를 했습니다. 112에다가.

 

어라 이 아저씨.

 

뭐야 이새끼 하는 표정.?

 

전화너머 들려오는 소리

 

"무엇을 도와드릴까여?"

 

"예. 저는 성동구 xx동 사는 xxx인데요. 어떤 사람들이 저를 범죄자 취급합니다. 빨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순간 일가족 4인이 모두 당황한듯..?

 

자기네끼리 수근수근 이수근 대기 시작하더니

 

아저씨가 조금 차분해진듯? 그러나 아직도 반말에 쌍욕.중

 

'그 새.끼 아닌거 같은데?' 랍니다.

 

좋아. 이제 칼자루는 나에게 있구나.

 

전형적인 한국 사람의 분*드로 들어갑니다.

 

'이거 보십쇼. 아니고 말고 간에 생사람 멱살부터 잡고 반말에 쌍욕을 해대십니까'

 

이 아저씨 어디서 본건 있는듯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랩니다.

 

민증은 없고 운전면허증 보여줬져.

 

면허증 사진이 옛날꺼라서;; 지금의 얼굴과는 많이 다른데...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어라 이 근처에 사는 사람이네?

 

순간 이 아저씨 급당황...

 

아줌마 빠르게 들어가서 아저씨가 입을 패딩 가지고 나오고

 

뒤에 있던 여자2명은

 

어떡해 어떡해

 

어떡하긴 뭘 어떡해..빨리 대가리 숙여 사과 안하고

 

동네 사람들 몇몇 나와서 구경하고 폰카찍고...

 

어라...너 저 윗집 사는 김길동이 아니냐

 

여기서 뭐하냐.

 

자초지종을 말했쪄. 집에 오는 길에 이 아저씨가 대뜸 멱살잡고 쌍욕하더라.

 

날 범죄자라더라. 그래서 경찰 불렀다 . 내가 직접.

 

그 아저씨의 상황은 이렇더랍니다.

 

얼마전부터 어떤놈이 자기딸을 스토킹하는 것 같다. 전에도 스토킹하는 것을 붙잡으려다가 도망가는 바람에 못잡았다.

 

난 이 청년이 그 놈인줄 알고 경찰에 넘길려고 했다.

 

 동네 사람들이 아니야. 얘는 아니야...얘는 저 윗집에 2층에 사는 애여. 멀쩡한 애란 말이야.

 

일가족 순간 침묵...

 

 저쪽 엄마로 보이는 중년 여성은

 

'아휴 죄송해요. 우리가 실수 했네. 이 양반이 원래 욱하고 그래서 실수했나보다. 미안해요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

 

난 저 웃음 소리가 더 기분 나빳습니다.

 

다시 112전화.

 

마친 저쪽에서 순찰차 도착.

 

처음부터 이야기 다시 새로 시작.

 

순경이 다 알아듣고는...아 그러십니까. 어쨋든 잘 해결됐네요. 이제 귀가하시면 됩니다.

 

 잠깐만요.

 

저는 아직 이 아저씨한테 사과의 한마디 못들었는데요.

 

뒤에서 아줌마가

 

'총각 내가 아까 미안하다고 했잖어.. 오호호호호호 내가 다시 사과할께 미안해 오호호호호호호..다신 이런 일 없을꺼야.'

 

아저씨 침묵.

 

'아빠. 그냥 미안하다고 그래. '

 

아저씨 침묵

 

'아빠 춥다 빨리 들어가자.

 

아저씨 침묵

 

그 때 순경

 

'사과 한마디 하시면 귀가하신다는데 그렇게 하시죠.'

 

아저씨 침묵

 

옆에 동네 사람

 

'실수하신거 맞으시네. 그냥 미안하다고 하고 들어가슈'

 

아저씨 침묵

 

나를 정말 이 아저씨 대단하시다.

 

적당히 분노섞인 목소리로.

 

'참나. 됐습니다. 제가 그냥 안받겠습니다. 경찰아저씨 저는 이제 가도되나요'

 

'네네 가시면 됩니다. 허허허허'

 

동네사람들도 아저씨 고집 알아준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시고.

 

아줌마 딸들은 동네 창피하다며 아저씨 끌고 들어가십니다.

 

다 종료되고...

 

다시 모자 눌러쓰고

 

담배 하나 꺼내서

 

언손 녹여가며 라이터를 켭니다.

 

그리고는 다짐합니다.

 

 

'다음부터 더 조심해야지...

 

진짜 큰일 날 뻔 했네.'

 

 

 

 

 

 

 

 

 

 

 

 

 

 

 

 

 

 

 

 

 

 

 

 

 

이상 픽션이었습니다.

 

재밋으셨다면 추천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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