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시절 제가 겪었던 사실..

burst 작성일 11.03.04 04: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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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군 시절 이야기들이 올라오길래 저도 눈팅만 하다가 제가 겪었던 이야기를 올려봅니다.

 

때는 2007년 3월 제가 병장을 갓 달았던 때에 파견을 갔을때에 이야기입니다.

 

제가 있던 부대는 경기도에 있는 기보사단으로 1년에 한번씩 3달 동안 미군부대와 다른사단 탄약중대가 같이 있는 곳으로

 

ASP라고 불리우는 곳에 가서 경비중대로 소속됩니다.

 

간부들에게는 Army Special paradise로 불리우고 병사들에게는 Ah~Sipal Pigonhe(아 18 피곤해)라고 칭하는 곳이죠.

 

이곳은 후임때 한번 가서 험준한 지형과 코스를 익히고 1년후에 선임으로서 지름길이나 노하우를 후임에게 전해주는 셈이죠.

 

대체적으로 전방근무 비슷하게 로테이션으로 교대근무를 하는 곳인데 주간을 한개 소대 그리고 A,B,C코스를 각각한개 소대가 맡는 편이죠.

 

난이도가 제일 높은 A코스를 마치고 B코스로 넘어갔을때의 이야기입니다.

 

운이 안좋게도 제가 있던 소대에 사건 사고가 많았었습니다.

 

부사수가 여자친구랑 갑자기 헤어져서 엉엉 울며 휴가를 나갔고 그 사이 제 아들군번인 놈은 하극상을 일으켜 영창을 가고,

 

소대원이 모자라 진 탓에 가장 편한 B코스 조차도 힘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저야 그땐 나름 풀린 군번인데다가 서열 4위였고 위로는 다 친하던 터라 힘든것도 딱히 없었던 때 였던 지라 저보다야,

 

저랑 같이 근무를 나가던 후임만 죽어나던 때였죠, 워낙 체력이 괴물같아서 저랑 근무나가기를 꺼려할정도 였으니까요.

 

그래서 원래 선임 근무를 나가야했던 상병 후임을 데리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유독 밤새도록 비가 내리던 날이었는데 후임근무자도 저랑 몇달 차이도 안나고,

 

그냥 대충 갔다가 와서 라면이나 먹고 빨리 자자고 이야기를 하며 마지막 근무지로 향했었습니다.

 

이 B코스 마지막 근무지가 B통이란 곳인데 이곳이 비가 오면 이상하게도 통신이 되지않는곳입니다.

 

유선도 무선도 전혀 안들리죠. 원래 선임 근무초소와 후임 근무초소가 따로 있는데 오래전 부터 후임초소에는,

 

사람이 들어가지 않고 선임초소에 같이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근무 교대 시간이 다가오고 후번 근무자가 오고 있어서 수화도 FM이기 보다 간단히 하고 있었죠.

 

교대중 인수인계를 하며 잠깐 잡담을 했는데..

 

나 : " 야 유무선 비오는날 다 안돼니까 괜히 만지지 말고 조심해라..."

 

후번 근무자 선임 : "어?"

 

나 : "뭐가 어?야? 빨리와 나 배고프고 졸려.."

 

후번 근무자 선임 : " 간부 순찰 돈거 아니었습니까? 아까 세명으로 보였는데..?"

 

나 : " 뭔 소리야? 너 피곤해서 헛것 본거 아냐? 니가 간부면 비오는날 순찰 돌겠냐?"

 

후번 근무자 선임 : "하긴..그러고 보니 아까 빨간불이 보이던데 XX병장님 담배태우신거 아닙니까?"

 

나 : "나 근무지 와서 그런 빠진짓 안한다 임마 담배 안갖고 다녀...됐고..(내 후임) XX야 일지 쓰고 온나.. 나 먼저 가고 있을

게.."

 

라고 말하며 후임에게 대충 교대 일지랑 인수인계를 맡기고 먼저 혼자 털레털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계속 제 오른쪽 어깨가 뻐근하고 기분이 불쾌한거였습니다.

 

보통 우리 부대는 비가 오면 일반우의를 입고 총을 각개매어 상태로 총구를 아래로 내려놓습니다.

 

그렇게 되면 멜빵끈은 왼쪽으로 걸리는것이 맞는데 이상하게 오른쪽 어깨가 욱신거리는 거였습니다.

 

피곤해서 그런거겠지 라며 걸음을 제촉하고 있는데 뒤돌아 보니 제 후임이 대략 5미터 거리 뒤에서 더 가까이 오지도 않고,

 

천천히 걸어오는 거였죠...가끔 복귀 할때 근무자가 다 같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서 다른놈인가? 라고 생각도 들었지만

 

그 후임이 운동을 해서 워낙 덩치가 큰데다가 체력이 저보다 좋아서 의심할 필요도 없었고. 제가 부르니 대답은 하더라구요.

 

그렇게 부대로 복귀 해서 총기함에 총을 넣고 휴게실로 가서 담배를 피려는데..

 

제 후임이 창백해진 얼굴로 저에게 가까이 오질 못하는 거였죠..

 

저는 갑자기 통증이 사라진 어깨를 풀며 후임에게 가서 왜그러냐고 무슨일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나 : " 야 너 갑자기 왜그래? 피곤한거냐 아님 어디 속이 안좋은거냐? 식은땀 까지 흘리고.."

 

후임 : "XX병장님...저기....."

 

이런식으로 말을 계속 흐리더니 바들바들 떨고 있는거였습니다.

 

나름 황당했죠..유도를 하던 키가 190에 90키로 넘게 나가던 덩치 크고 겁없던 후임이 사시 나무 떨듯이  겁먹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이녀석이 피곤해서 그런가...라고 생각을 했었죠...워낙 근무가 짜증날 정도로 피로를 많이 누적시키거든요..

 

그러다 문득 1년전 제가 후임일때 선임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었죠. 바로 B통에서 말이죠.

 

선임 : "XX야 내가 한가지 말해줄게...너 내년에 분명 여기 다시 올거 아냐?..올해는 비올때 안와서 다행인데..너 절대로 비올때 후임근무 초소 들어가거나 쳐다보면 안된다."

 

나 : " 무슨 말씀이십니까? 쳐다보면 안된다니..그럼 경계를 어떻게 합니까?"

 

선임 : " 닥치고 들어봐.우리 부소대장 전에 있던 전부소대장이 있었던거 알지? 그 인간이 비오는날 여기 순찰을 돌다가 후임초소 안에 뭐가 보여서 쳐다봤나봐. 갑자기 정신 이상 되서 의가사 했다더라..원인은 모르겠는데 B통 후임초소 조심해라 너도 나중에 전해주고.."

 

저는 원래 어릴때부터 귀신이나 괴담을 믿지를 않습니다..본적도 없고 겪은 적도 없던터라 귀신나오는 공포영화도

 

그냥 살짝 오싹하려다 말아서 놀라기는 해도 무섭다거나 한적은 없어서 제 고참이 그런 말을 했던걸 잊고 있었죠.

 

이곳에서 귀신을 보았다..애기 울음 소리가 들렸다 라고 해도 다들 피로가 누적되어 헛것을 본거라고 생각을 많이 하던터였죠..

 

그런데다가 저는 비오는날을 싫어하지만 비온 다음날 하늘에 별이 많아서 들떠있었던 때였죠.

 

그러다 그때 이야기가 번뜩 떠올라 제가 후임에게 물어봤습니다. 

 

나 : " 너..혹시..후임초소 안에 쳐다봤어?"

 

후임 : (말없이 끄덕.)

 

나 : " 거기에 뭐가 있었냐?  누가 너를 같이 보고 있었어? "

 

후임은 그 초소안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근무 교대를 한뒤 복귀 중에 보았다고 말하며..

 

한마디를 했는데 그 말이 상당히 오싹 하더군요...

 

 

후임 : "(저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오른쪽 어깨에 아기가 앉아서 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때B통을 쳐다봤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진 않았고 그냥 피곤해서 그렇겠거니 했던 어깨 쑤심이 사실 아기가 앉아있었다라는 거였죠..

 

그래서 복귀할때 저한테 다가오지도 못하고 뒤에서 멀찍히 서서 고개만 푹 숙인채 가고 있었던 거죠..

 

그후로 그 후임은 외곽근무도 나가질 못해 불침번을 서다가 결국 정신병원으로 갔고 의가사 제대를 했습니다.

 

그뒤로 비오는날엔 B통은 바로 복귀 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제가 전역한후에도 가끔 소대장과 연락을 했었는데 그 B통에서 사고가 간간히 생겨 후임초소를 아에 폐쇄해버릴 계획이라 하더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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