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30 [11편~15편]

새터데이 작성일 11.04.15 15: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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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오랜만에 만난 동창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을 만났다.
10년 만에 만난 친구라 너무 반가웠고,
그간의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거하게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학교 다닐 때도 유명했던 흉가를 지나가게 되었다.
10년 전 흉가가 그대로다.
당시에도 소문은 무성했지만 가본 적은 없었다.

많이 취하기도 했고,
친구와 이야기하다보니 그 때 생각이 나서 흉가에 들어가게 되었다.

오늘은 달빛도 없어 주변이 어두컴컴하기만 할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휴대폰 액정에서 나오는 빛만이 의지될 뿐이다.

기역자로 된 거실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현관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온 몸이 피투성이인 채로 허공에 떠있는 소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친구는 소녀를 보자마자 황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나 역시 반사적으로 친구를 따라 들어갔다.

너무 놀라 얼떨결에 방으로 들어갔지만 나갈 구석이 없다.
오래된 장롱이 보여서 일단 숨기로 한다.
귀신이 장롱 너머로 있을 것만 같다.
불안해하자 친구가 괜찮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린다.

"야, 너 지금 어디야? 나 밖으로 도망쳤는데!"

 

 

 

 

12 급류주의

 

며칠 전에 시골로 전근 왔다.
회사 기숙사에서 회사까지 가는 길에 조그마한 강이 있고,
언제나 다리를 건너서 간다.
주변에는 논 밖에 없어서 다소 심심한 길이다.

야근을 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 아래에 꼬마 아이가 강에서 놀고 있었다.
무릎까지 잠기는 강에서 뭔가 찾고 있는 것 같다.
뭔가 잊어버린 모양이다.
도와주려고 했지만, 너무 피곤하고 내일 출근해야 했기에 그냥 지나쳤다.

다리를 지나쳐 한참 걷는 도중,
꼬마 혼자 밤에 둔다는 게 신경 쓰였다.
되돌아서 다리로 오는 길, 문득 다리 앞의 안내판을 보았다.

 

"급류주의. 깊이 5m."

 

 

 

13 된장국

어느 마을에 아들 부부와 시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일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시어머니는 매우 온화하고 품위있는 사람으로 며느리에게도 상냥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반대로 완고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었다.
언제나 며느리의 행동에 불평이었는데, 그 중 된장국에 가장 민감했다.

"할멈이 해준 된장국하고 천지차이야! 이걸 먹으라고?!"

매일 며느리에게 고함치는 시아버지.
어느 날, 참다못한 며느리가 시아버지에 드리는 된장국에 몰래 살충제를 뿌렸다.

그 된장국을 맛 본 시아버지가 한마디.

"그래, 바로 이맛이야!

 

할멈이 해준 된장국이랑 똑같네!

 

 

 

 

  

 

14 의사와 환자

 

환자: 선생님, 고민이 있습니다.
의사: 뭐지요?
환자: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입원비를 낼 돈이 없습니다.
의사: 혹시 생명보험에 가입했나요?
환자: 네.
의사: 그러면 괜찮습니다.

 

 

 

 

15 이상한 능력

 

아- 잘잤다-

얼마나 잤을까.
오랜만에 푹 잔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일어나니 영혼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했냐면,
십년 전에 죽은 할아버지가 거실에 앉아 계시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하지만 어머니는 기가 막히셨는지 무반응.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를 해도 모른 척.
방금 전에 학교에서 돌아온 동생이나 일에서 돌아온 아버지도 같은 태도다.

아무리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고 해도 이렇게 무시당할 일이 있는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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