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밤에 우는 고개(일본 괴담 번역)

쭈구렁탱이 작성일 11.12.23 17: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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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판 펌입니다.

요건 좀 그럴싸하네요

원문은 여기

http://pann.nate.com/talk/31194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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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우는 고개』라고 불리는 곳이 있어


내가 사는 지역에서 유명한 심령 스폿 장소인데 정식 명칭은 모르겠지만 『밤에 우는 고개』라고 하면 현지 사람이라면 다 아는 곳이야

 

 

 


그 날..밤 11시쯤에 우리 세명은 그 문제의 고개를 향해 차를 달리고 있었어

 

「시골길이라기에 어느정도 각오를 하고 왔는데 뭐야 이정도면 괜찮은 도로 아냐?」

 

하고 말한것은 B였어

 

 


난 여기가 고향은 아니었던지라 이 길을 가보는건 처음이었지만 아스팔트도 비교적 깨끗한게 새로 깔은것 같고 2차선으로 쭉 이어진 도로는 심령 스폿으로 유명한 산길이라기엔 좀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어

 

 

「귀신이 나온다길래 얼마나 으슥한 길일까 두근거리며 기대했건만..이게 뭐야ㅋㅋ아 실망이다 진짜 실망이야!실.망.이.라.고!실!마~앙!」

 

「윽..이 또라이가!! 하지마!!!!」

 

옆을 보니  뒷자석에 앉아있던 B가 운전석 시트를 잡아 흔들고 있었어

 

 


운전은 A가 하고 있었고 난 조수석에 앉아 있었어


A아버지의 차였던 경차가 휘청거리며 중앙선을 넘나들었어


마주오는 차는 없었어


있었더라면 그렇게 죽어버렸을지도 모르지..

 

 

「여기서 사고나면 우리도 귀신이 되서 나오자! 그럼 여기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심령 스폿이 되겠지?」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거 좋은 생각인데?ㅋㅋ」하며 B가 웃었어

 

 

 

 

떠들어대는 우리 옆에서 A는 크게 한숨을 내 쉬었어

 

 

 

 

게다가 그때 B와 나는 취해있었어

 

원래 집에서 술을 마시던 나랑 B가 술기운에 『어디 무서운 데라도 가볼까!』하고 갑작스럽게 운전을 부탁하려고 부른게 A였거든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이니까 당연히 잘 닦아놓은거겠지..우리 마을에서 00시까지 갈때도 이 길로 가면 빠르다구」

 

이 차안에서 혼자 취하지 않은 A만이 냉정하달까..좀 화가 나 있는것 같았어


그 표정에는 빨리 이 두 바보들에게서 해방되고 싶어하는 듯한 느낌이 묻어나왔어

 

 

A야 미안..

 

 

근데 이렇게 싫어하면서도 항상 함께해 주는 것이 이녀석의 좋은점이긴 해ㅋ

 

 

 

 

 

「내 핸드폰 말야 녹음기능 있는데..이걸로 애기 울음소리 녹음할 수 있을라나?」

 

「에이~핸드폰으론 힘들지~ 완전 바로 옆에서 울어주면 모를까ㅋㅋ근데 울음소리는 녹음해서 뭐하게?」

 

내가 이렇게 묻자 B는 빙그레 웃더니

 

「알면서……」

 

「뭐?」

 

「ㅋ당연히 여자애들 놀래켜주려고 그러지~또 뭐가 있겠냐 짜샤!」

 

B의 고함소리가 차안에 울려퍼졌어

 

 

 

 

「니가 애를 울린거라고 생각하겠지 이 ㅂㅅ아..」

 

하고 옆에서 A가 한심한듯 쏘아붙였어

 

B는 웃느라고 정신없어서 못들었던것 같아

 


 

 

 

여기서 B가 말한『애기 울음소리』라는건 우리가 가고 있는 고개에 관한 건데

『한밤중에 울음고개를 지나가면 애기 울음소리가 들린다』라는 꽤 유명한 얘기야

주변에 그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이 하나 둘씩은 꼭 있었어

거짓말인지 진짜인지..

잘못들은건지 환청이었는지 그런건 일단 접어두고

 

 

 

그 고개에 가까워 지면서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전에 여기서 일어났던 사건들이 화젯거리가 되었어


 

 

내가 들은 얘기로는 

어느날 한 가족이 차를 타고 이 고개를 넘어가는 길에 엔진이 고장이 났는지 차에서 연기가 나더래

부부는 재빨리 차에서 도망쳤는데 갓난아기가 혼자 차안에 남겨졌다는 거야

 

그 사고 이후로 이 고개를 지날때면 갓난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게 된거래

 

게다가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은 반드시 차 사고를 당한다고 하는 거야

 


 

 

「뭐야? 그럼 A야! 너 운전 조심해라」

 

B의 명령에 A는 큰 하품으로 응수했어

전화로 A를 불러 냈을때 아무래도 자고 있었던것 같은데...졸린건가..

 

 

 

「괴담이란건말야  꼬리지느러미만 남은 얘기야..」

 

하품을 하고 난 A가 말했어

 

 

 

「그게 뭔말이야?」


A를 보며 의아해하는 B와 나..

 

 

 

「여기서 사고가 일어나면 무조건 귀신탓이라고 하는 거지머..이것도 귀신탓... 그것도 귀신탓...저것도 귀신탓...」


라고 말하더니 A는 또다시 하품을 했어

 

「꼬리지느러미만....그러니까 다시말해서 몸통 즉 알맹이는 없는 얘기라는 거지..

아오..너네 아까부터 시끄러워 죽겠다 이자식들아」

 

 

 

 

 

나와 B는 마주보며 갸웃거렸어


우리 둘다 술에 취해있어서 인지 뭔 뜻인지 알아들을 수 가 없었어

 

 

 

 

「야, 다 왔다」

 

어느세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어

 

도로 옆에 차를 세워두고 우리 셋은 밖으로 나왔어

 

가로등 빛이 희미한게 생각보다 어두웠어

 

A가 차안에서 손전등을 들고 나왔어

 

소형 백열 전구의 흰 빛이 『밤 울음 고개』의 주위를 비추고 있었어

 

 

 


뭐랄까...심령스폿다운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어

 

길 양쪽 옆에는 나무가 우거져 있었고 바스락 거리며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났어

 

어느새인가 쉴틈없이 떠들어대던 B도 조용해져 있었어

 

 

 


「어떡할까?」

 

A가 말했어

 

아마도 『빨리 집에 가자..아니 빨리 보내줘 이놈들아』라고 말하고 싶은것 같았어


나도 밤바람과 이곳의 음산한 분위기를 느낀 순간 취기가 깨버렸는지 솔직히 좀 무서워져서 돌아가고 싶었어

 

 


「음...그러게...뭐 아무것도 없을것 같기도 하고..」

 

집에 가자~하고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야..잠깐만...」

 

B가 말했어

 

 

 


「나... 들었어」

 

뭘?하고 물으려는데 내 귀에도 들려왔어


뭔가 고양이 울음소리 같은..

 

 

아냐..

 

 

고양이는 아니야..

 

고양이는 응애~응애~하고 울지는 않지..

 

 

 

이건 틀림없이 사람이 내는 소리야..

 

 

 

애기가 우는 소리야..

 

 

 

 

「뭐야..이거?!」

 

B는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어..나는 더 당황스러웠어

 

 


A에게도 들리는 것 같았어


「음.....저쪽에서 들리는것 같은데?」

 

A가 이렇게 말하면서 손전등을 그쪽으로 비췄어

 

 

 


우리가 차를 세워놓은 도로 반대 편에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샛길이 있었어

 

A가 비추고 있는 곳은 그 가느다란 길쪽이었어

 

 

 


「좋아! 그럼 가볼까?」

 

하고 A가 그 샛길을 향해서 가길래 나와 B는 잠시 서로 얼굴을 보며 망설였어

저녀석이 제정신인가 싶었어


그래도 어쩌겠어


차 키도 손전등도 A가 가지고 있었으니 하는 수 없이 A의 뒤를 쫓아갔어

 

 


샛길 끝엔 작은 공터가 있었어

 

A가 손전등으로 공터를 여기저기 비추었어

 

풀이 무성하게 나있었고 공터 주위에 폐차가 몇대 놓여있었어


오래되서 붉은 녹 투성이가 된 트럭도 있었고 제법 새것처럼 보이는 차도 있었어

 

 

 


갓난아기 울음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어

 

A의 뒤에서 나도 울고만 싶어졌어

 

B는 아까부터「아..뭔가..불안해」하고 중얼거리고 있었어

 

 

 

A가 차 한대를 비추어봤어

 

거무스름해진 차는 유리가 남아있질 않았어

 

A가 손전등 빛을 차에서 살짝 아랫부분을 비춰봤어

 

 

 

차일드 시트...

 

그 차 옆에는 땅바닥 위에 차일드 시트가 놓여져 있었어

 

옆에 있는 차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게 새거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어

 

울음소리는 그 차일드 시트에서 들려오고 있었어

 

 

 

 

 

아무도 없는데...

 

 

 

 

A가 그 차일트 시트에 가까이 다가갔어

 

 

 

 

「야 A! 가지마!!」

 

B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A는 차일드 시트 앞까지 가더니 그 뒤의 풀숲을 향해 손을 뻗는 거야

 

 


난 그때 A가 울음소리에 홀린줄만 알았어

 

 

 

 

「내 이럴 줄 알았지ㅋ」

 

우리쪽으로 돌아온 A의 손에는 카세트가 들려 있었어

 

그저 멍하니 서있던 우리 앞에서 A가 카세트의 스위치를 눌렀어

 

그 순간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뚝 그쳤어

 

 

 

「CD카세트야」

 

A가 말했어

 

 

 

 

「첨엔 몰랐는데 가만히 들어보니까 울음소리가 규칙적이더라고..그래서 이런걸꺼라고 생각했지..ㅋㅋ

누군가 장난친거야..밧ㄷ리가 나갈때까지 계속 애기 울음소리가 나오게 해놓은 거지」

 


나는 넋을 잃고 있었고 B도 멍~하니 서 있었어

 

 

 

 

A야...

 

 

넌 대체..어디까지 냉정할 수 있는 거냐...

 

 

 


「으악! 진짜? 뭐야 바보같아!」

 

B가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 뜯더니 온몸을 뒤틀면서 알 수 없는 움직임을 했어

 

이녀석..부끄러워 하고 있는 거야....

 

 

 

「나 완전 바보아냐! 불길하다고 겁이나 내고 아..완전 바보야 바보!」

 

그러더니 B는 차일드시트에 다가가 힘껏 발로 찼어


그러더니 무슨 생각을 했는지 넘어진 차일드 시트를 원래데로 세워놓더니

 

 

 


「야!!사진 찍어줘 사진!」

 

하더니 그 위에 앉았어

 

 


그 작은 차일드 시트에 산만한 남정네가 앉아 있어

 

한밤중에..이런 곳에서..

 

그 우스운 모습에 방금 전까지의 공포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나는 소리내 웃었어

 

 

 

 


「아무튼 저 또라이자식」


하고 말하면ㅅ도 A는 자기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어

 

 

찰칵!

 


B가 거만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어

 

나도 웃으면서 그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었어

 

 

 

「응애~!응애~!」

 

하고 B가 울음 소리를 냈어

 

게다가 앉은 상태에서 손발을 모았어

 

나는 또 웃었어

 

A도 아마 웃었을 거야

 

 

 

 


「응애~!! 응애~!!!응애~!!!」

 

내가 심상치 않게 생각하기 시작한건 이때쯤 부터였어

 

 

「응애~!! 응애~!!!응애~!!!!!!!!!!」

 

 

 

「야야!!B! 이제 됐어!!그만해!!」

 

그런데 내가 이렇게 말해도 B는 울음을 그치질 않았어

 

아니 오히려 더 심하게 울음소리를 냈어

 

「응애~!! 응애~!!!응애~애~!!응애~!!!응애~~!!응~애~!!!응~애~~!!응~애~!!!응~애~!!!」

 

 

 

「야 임마B?」

 

 

「응애~!! 응애~!!!응애~!!!응애~!! 응애~!!!응애~!!!응애~!! 응애~!!!응애~!!!응애~!! 응애~!!!응애~!!!」

 

 

 

 

언제부터였는지 B는 우는 흉내를 내는게 아니었어

 

 


정말로 눈물을 흘리면서 울고 있었어


얼굴이 일그러져서 손발을 모으고 큰 소리로 울고 있어

 

그 소리도 B의 목소리가 아니라 정말 진짜 갓난아기 목소리였어

 

 

 


「응애~!! 응애~!!!응애~!!!응애~!! 응애~!!!응애~!!!응애~!! 응애~!!!응애~!!!」

 

「야..야...케..B?」

 

내가 B를 향해 손을 뻗으려고 한 그 순간

 

A가 옆에서 차일드 시트에서 B의 몸을 발로 차 버렸어

 

 

 

 

「..야! B데리고 도망가자!」

 

A가 소리쳤어

 

땅바닥에 넘어진 B는 정신을 잃고 있었어

 

나는 A와 함께 B를 들쳐메고 차를 향해 달렸어

 

 


「A야..뭐가 어떻게 된거야?」

 

「그걸 나한테 물음 어떡해!」

 

뒷좌석에 B를 밀어넣고 A가 차 키를 찔러 넣었어

 

 

 

「자..잠깐..야...잠깐만!」

 

차에 시동이 걸리고 있었어

 

그때 문득 떠오른 거야..밤 울음 고개에 관한 이야기가...

 

 

 

갓난아기 울음 소리를 들은 사람은 반드시....

 

 

 

A도 그걸 눈치챈것같아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려던 손이 잠시 멈칫했어

 

그러나 아주 잠깐 주저했을 뿐이었어

 

 


「그건...꼬리지느러미일 뿐이야」

 

 

 

A는 차를 출발시켰어

 

A의 얼굴에 흐르는 굵은 땀방울과는 정 반대로 차는 아주 천천히 안전 운전을 해서 산을 내려왔어

 

 

 

산을 내려오면서 B가 정신을 차렸어

 

또 울음 소리를 내는게 아닌가 슬쩍 겁이 났는데 다행이도 B는 제정신이었어

 

 

 

 

「읭……? 아..뭐야...왠지 옆구리가 아파...」


그야 A가 발로 차서 날려버렸으니까..-_ ㅡ ;

 

그 사실은 끝내 말하지 않아서 그것까지 결국 애기 귀신이 한 짓이 되버렸어

 

B의 옆구리를 귀신이 물어뜯은 거라고 말이야ㅋㅋ

 

 

 

 

그렇게 다행이도 그날은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산을 내려올 수 있었어

 


후에 셋이 모여서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랄까..가냘픈 연줄 덕에 먼 거리에 있는 신사에서 제를 올렸어


그때 제를 올려주던 신주같은 사람에게 일단 세 명 다 괜찮긴 하지만 두번다시 그 고개엔 가지 말라는 얘길 들었어

 

불제가 효과가 있었던 건지 원래부터 빙의같은건 없었던 건지..

 

그 날 이후로 몇년이나 흘렀지만 우린 모두 별 탈없이 지내고 있어

   

 


『밤 울음 고개』를 지나면서 애기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얘기는 지금도 가끔씩 듣곤해


얼마전에도 직장 후배가 여자친구와 함께가서 울음소리를 들었다더라고..

 

후배가 그 때의 일을 자세히 말해줬는데


「사고같은건 없었거든요?...근데...역시..이것봐요..옆구리 물렸어요..자 보세요」

 

분명히..진지하게 말하는 후배이 옆구리에 물린것 같은 자국이 있었어...

 

 


음...그렇다면 이것도 꼬리지느러미인건가?

 

 

 

그렇게 그냥 웃어버리면 그만인건지 어떤건지..좀 헷깔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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