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는 안그랬는데 어느순간부터인가 굉장히 가위를 자주 눌리기 시작했어.
고등학교때 우연히 가정집에서 자취를 하기 시작했는데,
자취를 시작한 둘쨋날 밤에 한참 자다가 가위에 눌린걸 알게됐어.
워낙 자주 있는 일이라 '어? 가위눌렸네. 그냥자야지' 이러면서 다시 잤어.
처음에 가위 눌렸을때는 당황하고 무서워서 막 움직여 보려고 난리치고 땀 뻘뻘흘리고
그랬는데 자주 그러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자면 다음날 그냥 일어나지더라고.
그 다음날 밤에 자다가 이상하게 눈을 딱! 떴는데
내가 자취한다고 방에 들고간 가구가 화장대,책상,책장,옷장 딱 이거였거든.
어차피 일반 가정집이라서 다른것들은 다 주인이 가지고 있어서 쓰면 된다고 했고.
그래서 바닥에 누워서 자면 책상 밑 공간이 보여. 거기에 검은색 무언가가 있는거야.
사람도 아니고 그냥 검은색 형태인데 나름 보고있는거 같은 느낌에 소름이 돋더라고.
근데 그냥 그려러니 하고 잤어. 그때부터 잘때 책상에 의자 꼭꼭 밀어놓고 제대로 잤지.
일주일? 잘은 기억 안나는데 꽤 오랫동안 아무일도 없이 푹 잤어.
그리고, 또 자다 깼는데 가위에 눌린거야. 에이씨 또 가위눌렸어 이러면서 그냥 눈 감았는데
이상하게 잠이 안와. 원래라면 그냥 다시 자는데 왜 이러지? 하면서 눈을 딱 뜨니까
배경이 네덜란드인가? 아무튼 풍차가 막 돌아가고 저 멀리 머리긴 여자가 보이는데
(갑자기 소름이 돋네..) 그여자가 씩 웃더니 세번만에 내 눈앞에 와 있는거야.
무슨말이냐면, 티비에서 쿵쿵쿵 거리면서 점점 얼굴이 다가오는거 알지? 클로즈업되듯이
딱 세번째에 내 얼굴앞에 와 있는데 나 그대로 기절. 살아가면서 제일 무서웠던 때같아..
생각만해도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이때 이후로 나 자기전에 꼭 귀신생각하고 자.
그러면 꿈에 귀신 안나오더라고. 아무튼 깨어나니까 너무 생생하고 무서운거야.
그래도 그냥 꿈이려니 하고 학교갔다오고 그날 자는데, 이때부터 꿈이 이상해.
그니까 꿈이 이어지는거 알아? 드라마처럼 꿈이 이어지는거야.
어제 1회 꿈을 꿨으면, 오늘은 2회가 시작되는거야. 딱 그 뒷이야기부터 이어져.
근데 꿈은 별거없었어. 진짜 이상했는데 별로 안친한 초등학교 동창 남자애랑 결혼하는거
결혼식장부터 시작하더라. 신혼여행도 가고 첫날밤-_-도 아주 생생히 치르고,
시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뭐 신혼즐기다가 끝났어. 정확히 5일 그렇게 이어졌는데
사람마음이 처음에는 이상해 이러던게 나중에는 오늘은 뭘꿀까 기대되는거있지.
그리고 그 연속된 꿈이 끝나자마자(사실 어떤 꿈내용으로 끝났는지 기억이 안나)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했어.
매일밤 내가 우리 가족들을 죽여. 내동생,엄마,아빠.. 죽이는 방법도 다양한데
총도 쏘고, 절벽에서 밀기도하고, 막 때려. 초인적인 힘이 있는지 번쩍 들어서 던지기도해.
같이 수영장에 갔다가 깊은 물에 밀어넣고 그걸보면서 웃어 내가.
근데 꿈에서 깨면 내가 울고있어. 베개가 다 젖도록 울고 있는거야.
그때부턴 잠도 못자. 너무 생생해서 무서워서. 그리고 그 꿈이 또 이어질까봐 겁나는거야.
날이 밝자마자 집에 전화해. 괜찮은지. 이 생활이 반복되니까 잠도 못자고 미치겠는거야.
학교에서 잤어. 새벽 늦게 잠들거나 깊은잠에도 못들고 밥도 제대로 안넘어가고.
친구들도 너 이상하다고, 분위기가 이상해졌다고 막 그러고.
몸은 점점 힘이 없어져가고(살빠진 느낌보다 헬쓱해졌어) 집에가기는 너무 싫고.
주말이어서 방에서 잠이 들었는데 아무꿈도 안꾸고 잘 자고 있었던거 같아.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거야. 뭐라고 나한테 말하는거 같은데 궁금한데 눈뜨면 안될거 같은 느낌
뭔지 알아? 뜨지말자. 그냥자자. 그냥자자. 이러면서 주문을 외우는데 어느순간 눈을 떴어.
그냥 아무 생각없이 눈 떠서 옆을 봤는데, 그때 그 풍차 여자가 내 옆에서 팔으로 머리 지탱하면서
누워있는데 "죽여" 이러는거야. 순간 심장이 턱 막히는게 그제서야 내가 가위 눌린거 알았어.
미친듯이 가위 풀려고 눈감고 별짓을 다했어. 옆에서 계속 죽여. 죽여 이러는데 돌아버리겠는거야
가위는 안풀리고 계속 울고. 그러고 있었는데 주인집 언니가 문을 똑똑 두드리더니
"ㅇㅇ야, 오늘 학교 안가? 일어나야지" 이러는거야. 그때 가위가 풀렸어.
내가 학교갈 시간이 다됐는데 안 일어나서 걱정되서 문 두드린거였는데 난 시간이 그렇게된줄도 몰랐어.
아무튼, 그렇게 일어나고 겁나서 그날 아빠한테 바로 전화해서 방을 옮겼어.
바로 당일날 구하는거라 좋은방은 못구했지만 마음은 정말 편안하더라.
오랜만에 날 본 부모님은 진짜 놀라면서 왜 이렇게 피죽도 못먹은거마냥 이렇냐며,
너무 살빠진거 아니냐고 하시는데(친구들도 다 이랬어) 정작 몸무게는 하나도 안빠졌더라.
이건 아직도 궁금해. 보는 사람마다 살빠졌다고 뭐라 했는데.
방 옮기고 나니까 그동안 엄청 눌렸던 가위도 단 한번도 안눌리고 무서운꿈도 안꾸고 그랬어.
고등학생때라 내가 엄청 예민해져서 그랬던건지 모르겠는데, 지금도 소름돋고 그 여자 얼굴이 생각나.
그때 그 가구 그대로 썼는데 아무일 없는거 보면, 그 방이 이상했던건지 아직도 좀 궁금하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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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외방커뮤니티
문제시 자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