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4] 악몽의 스키장 - 9편

퍅셔내 작성일 12.03.03 06:23:35
댓글 31조회 11,422추천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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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칙어 필터링 때문에 애 먹었었는데...

해결 방안을 마련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꿈속에서 세종대왕님 납시어 하시는 말씀이

사투리 말고 표준어로 문법에 정확히 맞추어 글을 써라라고 하시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심각하게 한번 고심해 볼 생각입니다. ㅠㅠ..

대화내용은 조금 제외하고 조금 사투리를 줄여 볼까 합니다.

원래 토박이 체질에다 일 때문에 전국 수없는 사투리 방언을 오랫동안 들어오다 보니

이 지방 저 지방 사투리가 제 삶에 많이 녹아들었네요. 특히 구수한 맛이 나는

사투리는 아주 제 말투의 일부분이 될 정도로 말이죠. 심히 고쳐야 하는데.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이번 이야기는 최대한 사실적 감각, 즉 현실감을 여러분에게

드리고 져 쓸데없이 세밀하고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이나 느낌 또한 본인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니(이번 이야기는 이렇게 세밀하게 끌어야 맛이 날 듯

해서 말입니다.) 조금 지루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이렇게 쓰다 보니 정말 많이 길어 질 것 같습니다. 아직 초반 분량을 넘지 못하는

시점에서 9편까지 오고 보니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원 없이 길게

여러분과 교감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은 좋으네요.

제 글이 베스트 글에 등록되어져 조금 난감합니다. 이런 볼품없는 글에 관심을

많이 주셔서 심히 걱정 되네요. 글이 재미없어 질수도 있고 지루해 질수도 있는데

이런 관심은 걱정이 먼저 슬슬 올라오네요. 그러나 개의치 않고 제 식대로

꿋꿋이 작성해 나가겠습니다. 뭐 재미없어도 좋고 있으면 더 좋고 말이죠.

이야기가 축축 늘어나는 대신 빨리 빨리 올려 드리겠습니다. 이야기의 질감이

떨어지지 않게 말이죠.(그러면서 1년만에 나타난 본인...ㄷㄷ..)

 

 

자 다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심각하게 구겨진 인상을 쓰면서 엉거주춤 일어서는 녀석은 갑자기 저를 확 돌아다봅니다.

녀석의 표정은 말하고 있었죠.

이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할 수 있도록 저에게 보내는 구원의 눈길을 말입니다.

~ 물동이 엎질러 놓고 주워 담으라는 소리나 진배없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박뚱이도 언제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티 없이 맑고 고운 눈동자로 사형장에 끌려 들어가는 애처로운 중생을

처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만은 그 어떤 단어도 머릿속에 맴돌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저 서로 마주 바라보고만 있었을뿐...

정말 그 상태로 수초간 정적..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고론 느낌..ㅋㅋ..

뺀질이가 달리 뺀질이가 아닙니다. 제가 이녀석을 뺀질거린다고 뺀질이라고

괜히 붙여쓴 단어가 아닙니다. 눈치코치 단수가 100단이 넘는 영악한 녀석이란걸

순간적으로 간과하고 있었습죠.. ㅋㅋ..

바로 들립니다. 짱통을 확 굴리는 소리가 말입니다.

 

어 그거요? 보노보노팀장님 드렸잖아요? 팀 장님이 가지고 계시지 않아요?”

 

우와, . 이놈봐라.. 고새 그걸 나한테 떠 넘기네..

이런 우!라질 지만 살면 된다는 극악무도한 저놈 보래?

..귀신 앞에서는 위아래도 없다 이거네..

지금 이 시간에 헬게이트로 직행 하라는 건가? 나 혼자?

긴 생머리 휘날리면서, 혼자 공중에 떠다니는 처녀 귀신 머리통이 날라 댕기는 곳에,...

저만 그런 곳에 들어간다면 이미 죽음 목숨이죠.

혼자서는 절대 안됩니다. 아니. 못가죠. 그런 헬게이트속은...

 

모르겠는데? 네가 가지고 있지 않았어? 네 가방속에 들어 있던 것 같은데?”

 

이야.. ㅋㅋ. 이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거짓말이 그냥 막 튀어 나오더군요..

그것도 너무나 천연덕 스럽게 말입니다.

이건 정말 연기대상감입니다.

....

뺀질이가 속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ㅋㅋㅋ...

어제의 우군이 오늘은 적

분명 둘 중 하나는 장렬한 최후을 맞이 해야 하는 상황..

둘 다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으며

마지막 생명줄을 지키기 위해 일절 자비심이 없었습니다.!!

아놔. 지금 저 쉐1리의 안면이 염라대왕 보다 더 지독하게 보이더군요.

 

글세요. 분명히 어제 팀장님 드렸잖아요. 팀장님이 받아서 드시고 챙겨 넣지 않았어요?”

 

호오? 그래 다시 맞받아쳤다 그거지?

이왕 이렇게 된 바야 나 혼자 당할까 보냐?

 

그래 먹고, 가만있자. 그래 다시 네한테 줬잖아. 네가 그걸 가방 안에 넣지 않았어?”

 

미틴다. 정말.. ㅋㅋ 쥐뿔.. 가방은 무슨 가방...

물론 둘 다 당시 그 약봉지가 어디에 있는 알고 있었죠. ㅋㅋ

바로 tv선반 아래 있다는 것을 말이죠..ㅋㅋ...

 

천연덕스럽게 그리고 무심하게 서로 뻔 한 거짓말을 나불대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처량하고..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확 깬다..ㅋㅋ

 

당시 약간은 제가 표정을 살짝 굳혔습니다.

이는 무언의 압박감을 살포시 날려 주는 동시에 너 혼자 죽어 라는 강한 암시였죠.

나라도 살아 남아야 후일을 도모할것이 아니냐?

대를 위해 너가 희생 되어라.. 이 말이 담긴 표정이니라는거는... 개뿔..

서로 거짓말인걸 알고 있기에 짬빱으로 밀어 붙여 보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짬밥만한게 어디 있나요?

효과는? 역시 확실 하지요. 그러나 이 쉐1리가...

더는 엉겨 붙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섰는지 이번에는 물귀신 작전으로 나가더군요.

 

에이. 같이 가서 찾아봅시다. 후딱 갖다 옵시다.”

 

.... 녀석은 이제 모든 것을 체념한 체 그저 구원의 손길을 저에게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뺀질이의 그 애처로운 눈빛은 차마 외면할 수 없는...

 

에이. 그냥 네가 가거 후딱 찾아 드리고 와라...”

이말.. 요말 ... 요 말 한다디면.. 상황이 정리되는 시점인데요...

차마 .. 녀석의 얼굴을 정면으로 맞대고 쏴 붙이지는 못하겠데요...ㅋㅋ..

솔직히 진작 이렇게 나왔다면 된 것을 은근 슬쩍 짱돌 굴려서 저한테

떠 넘기려는 것이 괘씸했지만.. 뭐 저도 거짓말 했으니 피차일반인가요.

 

그래 전생에 사람 목숨 한 번 구해 주는 것이 얼마나 큰 공덕인지 모른다.

내 비록 이제 이 생애의 마지막이 될지라도 사람 목숨 한번 구한 것이

후일 큰 공덕이 되리라... 라는 마음으로 ...

 

모든 것을 체념한 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죠.

 

가자..”

 

.. 둘이 아무말 없이 복도로 나서는데...

이 순간만큼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축생마냥...

처량한 기분마져 들더이다..

둘이 공통적으로 생각한 것은... 단 한가지..

아무리 귀신이라도 매일 얼굴 내 비추겠냐..?

지금은 아무일 없겠지.. 라는 상콤 발랄 내츄럴한 생각뿐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쫄래쫄래 따라 오는 배줌마가 부러울 따름임다.

문앞에선 두 사람은 서로를 처다 보면서 한숨 지었죠.

그래.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건가?

장난치나?

요즘 세상에 귀신은 무신... 어제 본 것은 다 헛거다.

이렇게 필살 정신을 다 잡고 문을 열었습니다.

정말 음침한 소름이 쭉 올라 오는 어둠이 방안에서 뿜어져 나왔습니다.

순간 머리털이 수직으로 곧두서는 것이..

아우. 정말 예사롭지 않았죠.

이런 느낌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평생 알수 없는..

살떨리는 한기가 똥코에서 머리털까지 수직으로 쪼옥 훝고 지나 가는 그

상콤발랄한 느낌..

이야.. 정말... 대단하더군요..

손가락을 더듬어 스위치를 올렸습니다. 물론 제가... 뺀질이는 경직된 상태라서..ㅎㅎ..

불이 확켜지자 그나마 ..

보일러를 끄고 나갔던터라.. 한기 자체가 확 느껴집니다.

재빨리 tv선반쪽으로 달리다시피 다가갔죠...

약봉지...ㄷ ㄷ..

소기의 목적인 약봉지를 재빨리 캐치한 저는 뒤를 돌아봤습니다.

저 쉐1끼 뺀질이는 들어올 생각도 안하고 입구에 딱 버티고 있네요..

1벌놈.. 고참이 용감하게 헬게이트 안으로 몸을 날렸는데..

쫄따구 쉐1리가 구경만 하고 있는 꼴이라니...

후딱 약봉지를 챙겨온 저는 아니볼래야 아니 볼수 없는... 이미 들어올때부터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던..

부비트랩을 설치해 뒀던 화장실문의 리모콘...

나갈때는 화장실문을 정면으로 처다보면서 나갈 수밖에 없기에...

자연스레 리모콘이 눈에 안들어 올 수밖에 없습니다.

제 예상과는 달리 리모콘은 한치의 움직임도 없이 화장실문틈에 기대어져 있습니다.

나올때와 똑같은 포즈로 말입니다.

그래.. 그렇지 달리 말할 필요가 있을까?

불을 딱 끄고 나오는 순간까지 긴강감을 떨칠순 없었지만..

무사히.. 정말 무사히.. 지옥의 입구에서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배줌마는 약봉지를 건네 받고 인사까지 던지네요..

다시 3층으로 돌아온 우리는 입이 바짝 타서인지.. 캔맥주을 들이켰습니다.

아직 시간은 막 초저녁을 넘긴때였지만...

역시 하루종일 육체적 시달림에 노출됐던터라.. 다들 비실비실합니다.

대충 정리하고 방을 나섰습니다.

시커먼 어둠이 쫙 깔려 있는 공간을 지날때까지 아무말 없다가..

제가 한마디 던집니다.

 

.. 뺀질이.. ....”

 

제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직감한 뺀질이가 과도한 애교모드를 펼치며

앵깁니다. 에고. .. 이 추위에 얼차례 한번 시도하려다..

하긴.. 저도 뻔한 거짓말을 태연하게 뱉어 냈던지라.. 걍 웃고 맙니다.

뚱이과장은 술이 조금 올라 있는 상태에서 우리는 재빨리 메인 프론트

대기실로 걸어갔습니다.

아직 초저녁이지만 사람이 많이 없더군요.. 사실 스키장 거의 끗물이라..

오신 손님의 태반이 부부동반이나 단체 회원들이 상당수 많았죠.

간혹 보이는 젊은 친구들은 거의 매니아 냄새 솔솔 풍기는 사람들이고..

세명이 멍하니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으니...

. 정말 처량하고.. 딱히 할말도 없고.. 이거 이렇게 새벽이 올때까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화딱지가 막 치미는 겁니다.

.. 놀러와서 왜 이러고 있어야 되는데...

 

. 너무 심심치 않냐? 이러고 날 새려면...”(본인)

그러게요..”(뺀질이)

 

사실 남정네 3명이 모여서 달리 할 일이 모있겠습니까?

물이라도 좋으면 헌팅놀이라도 들이대 볼낀데..

눈에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줌마들이고.. 그나마 볼만한 것들은 다

보디가드 하나씩 퀘차고 있었던 터라...

니미.. 졸 처량해지느 3....

그렇게 뒹굴뒹굴 하다보니 몇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미치겠더군요. 시간이... 박뚱이도 졸다가 깨다가 졸다가 깨다가..

뺀질이하고 전 술이 취한것도 아니고 계속 들이킨 캔커피 때문에

잠이 확 깨고.. 담배피고 왔다갔다하는것도 질리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깡다구에게서 연락이 안오는걸 보니..

오늘 안들어올 모양입니다. 어디서 신나게 술 퍼고 있겠지..

그렇게 시간을 축내고 있다보니 어느세 11시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조그만 더 버티자하고 결의를 다졌죠..

3명이 다시 꾸벅꾸벅 졸다가...

얼마나 지났을까.. 주위가 약간 소란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죠.

누군가의 목소리가 조금 날카롭게 대기실안을 울렸기에..

부스스 눈을 떴는데...

입구쪽에 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리는 겁니다.

뭐지? 한참 심심함이 극에 달아 있던 우리는 잼있는 구경꺼리라도

생겼나 해서.. 슬슬 자리를 털고 있어 났습니다.

사람들틈을 헤집고 고개를 들이미니..

흐미.. 이건 뭐...

말로 설명하기 그런데...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눈 밭위에서 허우적 거린다고 해야 하나..

여튼 왜.. 뭐랄까.. 사람이 발광 비스므리 하게 막.. 허우적 거린다고 해야 하나..

그 실성난 사람이 허우적 대듯이..

뭐라고 악을 쓰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동작에 맞춰 함께 쏟아지고 있었죠.

 

놔라. 그만 놔라. 악악..으아악..”

 

. 이건 뭐시기 ... 이 추운 엄동 설한에 눈 밭위에 나뒹구는 모습이

정말 섬찟 하더군요. 주위에 몇 사람이 그 사람을 부축하고 있었는데..

.. 어라...

지금 쓰러진 듯 비틀거리며 쪼그리고 앉아서 머리를 가랑이 사이에 푹

파묻고 있는 이 사람.. .. 빨간 점퍼의 아줌마였습니다.

옆에 어깨를 잡고 부축하는 사람이 남편인 듯 하고...

가만보니.. 모여 있는 몇몇 사람들은 저희하고 버스 같이 타고온

스포츠센터 사람들이네요.. 그리고 바로 사모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슨일일까?

대충 눈치깠던 것이..

아마도 이 팀은 나이트클럽에서 놀았던 것 같은데..

빨간점퍼 아줌마가 술에 너무 취했는지 그대로 쓰러지듯 주저 앉아 버린 것

같았죠. 그리고 술기운에 난동을 피우나 싶긴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술먹고 난동을 피운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죠.

옆에서 남편이 흔들었는데도 꼼짝도 안하고 있었는데..

할 수 없이 남편이 빨간점퍼 아줌마를 들쳐 없고 움직입니다.

막 움직이던 남편이 슬쩍 돌아보며 말했죠.

 

부탁합니다. 버스 우리자리 앞쪽에 뒀을겁니다.”

 

그말에 사모님이 걱정말라고 바로 가지고 가겠다고 말한 것을 들었죠.

약간 걱정스런 안부의 말들이 여기저기서 오고 갔고 이윽고 바로

상황은 정리 되는 듯 했습니다.

모여있던 사람들은 제각기 흩어지고 ...

사모님을 처다보니 무언가 망설이듯 쭈볏쭈볏하고 있었죠.

순간적으로 기회다 싶었습니다. 낮에 보았던 빨간점퍼 아줌마 자리에

있었던 작은 가방.. 분명히 그 작은 가방을 가져 달라는 말 같았죠.

제가 지나가는 말로,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슬쩍 흘러가는 말로..

 

. 낮에 보니 저 아주머니 자리에 작은 가방 하나 보이던데....”

 

그말에 사모는 바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저를 처다 보더군요..

 

네 맞아요. 아 그때 보셨구나..가방 가지러 가야 하는데..”

 

그러면서 저희를 보는 그 눈빛은...

. . 말안해도 압니다. 많이 당해 봐서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아는지

익히 알고 있는걸요..

사실 대기실에서 주차장까지는 한참 먼 거리고.. 자정이 넘은 이 어둠속에서...

여성 혼자 움직이기는 조금 꺼림직 하죠. 아무리 주위 가로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고는 하나.. 보니.. 기사아저씨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다른곳에

계시는 듯...

 

주차장이 좀 먼데 마침 저희가 할 일도 없는데 같이 가드릴까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모님이 입가에 미소를 팍 뛰우며

 

그래 주실래요? 아고 길이 좀 무서워서...”

 

ㅋㅋ 네 압니다. 무섭죠.. 무서울껍니다. 그러나 길이 무서울까요?

뭐가 더 무서울까요? 어서 뱉어 내시죠...라고 생각했습죠..

물론 어제 휴개소에서 저와 나눈 대화 덕분에 사모님이 그런 것들이

버스에 달라 붙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이었죠.

물론 뚱이와 뺀질이는 조금 못마탕 표정으로 저에게 재스처를 날렸지만..

녀석들의 표정으로 보아 왜 쓸데 없는 일을 만드는 것이냐?

사서 고생을 왜 하지?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

녀석들은 제가 한 말을 듣고는 오뉴월 서리 내린듯한 표정으로 절 쏘아 봅니다만..

녀석들은 속으로 생각했겠죠.

 

절마가 뭘 잘못 처먹었나? 미친거 아니가?’ 아마 이정도였었겠죠.

 

뭐 그래도 시간 때우기 삼아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 1시간 정도는 후딱

지나갈 것 같았죠. 지금 자정이 좀 넘었으니...

. 정말 그때 왜 그 버스에 다시 가고 싶은 용기가 솟아 났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달리 생각할 필요 없이 지금 이시간에 차마 사모혼자 그 버스에 못 보내겠데요.

단지 그 이유뿐입니다. 사모도 무서웠겠지요. 뻔한 이치겠지만...

혼자 .. 그 버스에... 흐미...그것도 그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인데..

당신 같으면 가겠어요?

 

4인은 그렇게 차가운 밤공기를 폐부 깊숙이 우겨 넣으며 터벅터벅 걸어내려갔죠.

잠시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하고 고심하던 중 뺀질이가 한마디 날립니다.

 

아까 그 아주머니 무슨 일이 있는 거라예?”

? .. 술이 좀 과하게 되신 모양이예요. 별일 아니예요

 

하지만 전 별일이 아니란 걸 어렴풋이 알 수 있었죠. 말을 할 때 사모님의

얼굴이 상당히 경직되어 있었거든요. 대기실에 주차장까지는 한참 멀어

한동안 걸어가야 하는 거리입니다. 상당히 예리한 칼바람이 얼굴을 치고

지나가는데 온몸이 떨려 옵니다. 하얀 입김이 쉴 세 없이 뿜어져 나왔죠.

 

저기, 그전에 하신 말씀 있죠.. 왜 버스에 인원이 맞지 않는다던가.. 하신거..”

 

전 확실히 작정하고 본론적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들이 밀기 시작했죠.

 

? .. ..”

 

무언가 자꾸 말끝을 이어가기 싫어하는 것 같다는 것을 금방 알수 있었죠.

이건 저뿐만 아니라 뺀질이와 뚱이과장도 바로 느꼈을 터였습니다.

이 껌껌한 야밤에 간간히 들리는 칼바람 치는 소리속에 이런 오묘한 이야기를

꺼내는 나 자신이 이미 멘탈 붕괴 상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사모는 몇 번 바닥을 보고 기침을 해 대기 시작하더군요... 뭐라도 따뜻한 것이

필요 했는데.. 주차장 근처에 자판기가 있다는걸 눈에 넣어 두고 있었고..

그 근처로 와서는 따뜻한 캔커피를 뽑아 내 사모에게 건네 주었죠.

간단히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커피를 받아 드는 사모는 자꾸 우리를 힐끗힐끗

거립니다. 사모가 아까 제 질문에 답을 안해주니 저도 뭐라고 계속 추긍하듯

질문하지는 못하겠더군요.

주차장에 가까이 왔고 낮이라면 육안으로 그 버스가 잡힐 거립니다. 지금은

한 밤이라 주위가 깜깜해서 아직 육안으로 버스 모습이 보이진 않았어요.

다들 캔커피 홀짝이며 조심스럽게 걷습니다.

저쪽 어둠속에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며 을씨년 스럽게 모습을 보이는 버스.

네 우리 버스가 맞습니다. 주차장 모서리 부분에 세워 뒀기에 주차장에서도

한 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죠. 주차장 앞쪽에는 가로등 불빛이 환했지만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어둠의 색깔이 짙어져갔죠.

버스에 가까이 왔을때였습니다.

 

이런 일이 간혹 생겨요. 이상하게 말이죠.”

 

사모가 문득 입을 열었죠. 이런 일? 이런 일이 무슨 소리지?

 

아저씨가 저 버스 맡고 난 다음 부터요...”

 

흐미.. 저 버스란 소리에 다들 경기하듯 화들짝 거립니다.

오메.. 이야기 꺼내는 타이밍이 아주 죽여 주더만요..

뺀질이하고 뚱이과장은 헛기침 까지 날립니다.

다들 주섬주섬 담배 한 대씩 꺼냅니다. 깊은 어둠속으로 입김과 함께 흩어지는

담배연기를 보면서 애써 놀란가슴 다 잡습니다.

 

이 버스 뭐 문제 있는 버스 맞죠? 부적도 그리 많이 붙여 두고..

출발전에 팥죽 같은거 뿌리신거 맞죠?“(뺀질이)

 

사모님은 저를 한번 획 돌아보더니..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끄떡입니다. 저를 한번 힐끗 거리네요.

. 어제 휴개소에 있었던 대화 내용은 뺀질이랑 뚱이과장은 모르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모도 저는 아니고 뺀질이와 뚱이 과장이 신경 쓰여서 그랬던 거구요.

 

아저씨 한테는 계속 말했는데 도무지 말이 안통해서요...”

 

이제 다 왔다 싶었죠. 요기서 한번 더 강타를 넣으면 ko는 아닐지라도 tko정도는

받을 수 있겠다 싶었죠.

 

저기 어제 낮에 제가 한 말 기억나시죠? 사람 덜 탔다고 분명 한 커플 덜 탔다고..

저 확실히 봤거든요. 대머리 아저씨 한분하고 흰점퍼에 파머머리 아주머니한분...“

 

이렇게 말한 것은 뺀질이와 뚱이과장에게 확실히 심어 주기 위서였죠.

그러니 사모는 약간 움찔할뿐 조금 이상한 표정으로 저를 보더군요.

 

? 글쎄요. 오늘은 그런분 없었는데. 오늘 오신분들은 대부분 다 아시는 분들인데..”

 

아마도 뺀질이와 뚱이과장이 있으니 말을 아끼시려고 하는 모습이 분명했죠...

그때 뺀질이가 나섭니다. 말릴 짬도 없이...

 

아주머니 여기 형님이요. 신기가 있는 사람이라.. 이상한거 잘 보거나 느끼는 사람인데..

자꾸 저희한테 버스가 이상타고 올때부터 야기 하더라구요..“

 

네 결정타였죠. 사모님이 자꾸 말을 망설인 이유가 말을 꺼낼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

그 말을 받아 줄만한 상대방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저도 사실..”

 

이야기가 뚝 끊어졌습니다. 버스 앞에 다 왔거든요.. 정말 춥네요...발도 시리고..

캔커피의 온기만이 지금 느낄수 있는 감각의 전부가 될 정도로 말이죠.

능숙하게 버스 문을 연 아주머니는 뒤를 한번 슬쩍 돌아보더니 올라 탑니다.

. 뚱이 과장 표정이 모든 걸 말해 주더군요. 심각하게.. 이 버스 타기 싫어하는

모양새였습니다.

 

후딱 가지고 나옵시다. ”

 

왠일인지 뺀질이가 아주머니 따라 먼저 올라 갑니다. 버스안에 불이 확 들어오니...

그제서야 마지못해 뚱이과장도 따라 올라 가고.. 전 마지막 담배를 한모금 깊숙이

땡기고 꽁초를 바닥으로 던져 버리고 올라탔습니다.

그 자리에서 조그만 가방을 찾아온 사모는 운전석 자리에 앉습니다.

 

잠시 시동한번 켜고 가요. 날이 너무 추워서...”

 

다들 조금 당황했지만.. 뭐라고 반박은 하지 않았습니다. 버스 시동이 켜지고

아주머니는 히터도 같이 틀었죠. 아직 다 마시지 않은 캔커피를 양손으로

감싸지고는 그 어떤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들은 사모의 이야기를 간추려 보겠습니다.

먼젓번 휴게소에서 대충 들은 이야기에 이어진 겁니다.

 

아저씨는 포크레인 기사셨다가 사업이 안되서 화물차 운전하다 처분하고..

쉬는중 친구 소개로 이 버스 몰게 되었고..스포츠센터 출퇴근용으로 사용.

그러나 장거리 운행할때면 사모님은 도우미겸해서 같이 다녔었죠.

그리고 사모님이 도우미 역할 한다고 인원 파악 같은거라든지 커피 심부름

이라든지 잔소일꺼리 챙기셨고.. 그렇게 하다 이상하게 인원이 맞지 않다라는

실수를 종종 저지르고.. 드디어 그 존재에 대해 목격까지 하게 되는 겁니다.

사모는 완전체 즉 제가 본 완전한 모습을 본적은 없지만.. 어렴풋이

기억하는건 두사람인 것은 분명하고 여자분이 흰색옷을 입고 있었던 것 같다라는

이 정도 뿐이였죠. 두 사람의 완전체를 본 것은 제가 유일 하답니다.

대머리 아저씨와 조금 웃상(웃는 얼굴표정)을 가진 흰색점퍼의 아주머니를 말이죠.

물론 저는 여기까지는 다 알고 있었죠..

뺀질이와 뚱이과장은 숨쉬는 것 조차 잊을 정도로 귀를 쫑긋하면 집중하고 있었고..

 

,, 그라면 두명, 그 부부귀신이 여기 있는 거라요?”

 

뚱이 과장은 숨넘어 가듯이 말합니다. 아따.. 사람 말이 참 무서운게...

녀석이 이렇게 말하니 긴장감이 쭈욱하고 머리털 타고 치솟아 올라오는데..

니미 한방 세게 갈겨 주고 싶은 심정이었죠..

뒷덜미가 상콤하게 솔솔 서는게 이게 진정 공포다 싶었죠..

어제 그 저녁의 일들이 머릿속을 헤집으며 우리를 옥죄어 왔죠.

사모는 계속 난처한 표정을 떨쳐 내지 못했습니다. 혹이나 안좋은 소문이 퍼질까봐

아까부터 계속 말을 아꼈던 것이고 어제 휴개소에게 저에게 말을 꺼낸걸 많이

후회 했다고 하네요. 그나마 남편이 일하는 직장인데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소문이 세어 나가면 어떻게 되겠어요?

휴개소에서 저에게 말을 붙였던 것은 사모 자신이 긴가민가한 사실들에 대한

확실한 신념을 저에게 받아서 도저히 근질근질해서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습니다.

혼자만의 상상속에서 일어난 일인지.. 계속 헛것이 보였는지 그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제가 확실히 어퍼컷을 올려 버린 것이죠.

저에게 그런 말을 해 놓고 돌아서 보니 아차 싶었겠죠.

혹 소문이 나면 남편 일하는데 지장이 바로 오니까 말이죠. 더욱이 제가 뺀질이랑

뚱이과장까지 데리고 나왔으니 소문이 더 퍼질까봐 그게 무서웠던 것이죠.

 

물론 이야기 도중이었지만 우리 3명은 걱정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죠.

아무한테도 소문안낼테니 진짜 걱정 하지 마시라고..

그렇게 이야기 하는 도중에도 감히 버스 뒤쪽을 돌아보지 못하겠더군요.

이야 무신 황당하게도 여러분.. 이거죠...

진짜 귀신 나오는 집에 둘러앉아서 귀신 이야기 듣는 그 기분...

사모 담력도 쥑이네요. 웬만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먼저 일껀데..

사모의 생각은 이겁니다. 이곳은 남편이 모는 소중한 일터이자 버스인데..

그깟 존재들 때문에 이곳을 잃어서는 안된다..

역시 와이프는 강한가 봅니다.

그다음 이어지는 이야기는 저도 첨 듣는 것이었죠..

우리가 절대 비밀을 엄수 하겠다고 다짐 받고 난후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우리가 얼마나 많이 다그치고 애를 태웠는지 모릅니다.

지금에서야 쉽게 글을 이어가기 위해 막 적는 거라지만 당시 사모는 절대

입을 벌리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안 좋은 소문이 나서 남편 일에 지장이

올까 봐서였습니다. 진짜 다짐하고 다짐해서 얻은 결과물이었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군요)

 

계속된 소름끼치는 현상에 대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사모님은

계 모임때 이 버스 일거리를 소개시켜 줬던 남편의 친구 분을 득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알아낸 것이 먼젓번 이 버스를 운전한 사람의 연락처였습니다.

얼굴은 한두 번 본적이 있었던 사람으로 남편이 처음 이 차를 넘겨받을 때

인수인계 해 줬던 기사 분이었거든요.

그 기사 분에게 연락을 한 후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버스가 스포츠 센터 오기 전에 원래 있었던 곳이 장의사였다고..

즉 장례버스였다고 말이죠...

~ 그 말을 듣고 우리 삼인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 시키기 위해

마른 침을 집어 삼켰습니다.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이곳이...

죽은 이를 실어 날랐던 차였다는 사실이 너무..

박뚱이랑 뺀질이는 거의 맨탈 붕괴 직전에 있었고...

어서 빨리 이 자릴 뜨고 싶었겠죠...

문제는 거기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예상 했던 상황은 이 버스가 어떤 사고의 아픔을 가진 버스였다는

추측이었는데... 그 사실이 맞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당시 사모의 말은 조금 두서가 없었고 말을 계속 이어가다 말다 해서

전체적인 모양새는 제가 지금 대충 생각나는 바를 토대로 다듬었습니다.

이 차가 장의사 버스는 맞고 왜 그만 두고 이리 저리 떠돌다 스포츠센터까지

오게 된 이유의 직접 적인 원인은 사고였습니다.

물론 사모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았기에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 많이 가미

됨을 말씀 드립니다.

장의차량은 원래가 관을 싣는 차량과 손님을 태우는 버스로 구분되어 지죠.

왠만하면 이렇게 이동하는 것이 맞는데..

이런말 하기는 그렇지만 조금 없는 집안에서는 관자체를 버스에 싣고

왜 버스 옆구리쪽보면 짐 싣는곳 있죠. 버스밖에서 옆구쪽 열고 짐싣고 하잖아요.

그 부분에 관을 넣고 손님은 버스 위에 태우죠.

그런 용도의 버스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장례식장에서 장지까지 가잖아요.

그런데 한 장지에서 어떤 식으로는 모르겠지만 사고가 나서 손님이 치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기사분의 부주위와 장지의 어수선한 분위기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모양인데요.

그 이후부터 이 버스에 요상한 기운이 서린 모양새였습니다. 결국 이 차를 몰던

즉 사고를 낸 기사분은 그 길로 감옥에 가셨고 다른분이 이어 받았는데 그 후로..

이상한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장의사 쪽에서도 이상한 소문이 계속 돌자 이 버스를

팔아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싸게 차를 구하고 있었던 스포츠 센터에

팔려 가게 된 듯한 모양새였습니다. 아마 추측 건데 말이죠. 이 사실을 안 사모는

남편에게 말하고 그말 둘 것을 권고 했지만 세상 그런소리 다 믿는게 아니라고

아예 말도 못꺼내게 했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사모 자신도 그후로 그 존재에 대해 목격을 하곤 했지만 딱히 헤꼬지 하는것도

없고 자신이나 가족들에게 아무일도 없고 남편은 일 잘한다고 스포츠센터에서

고맙게 생각하고 아껴주니 크게 생각지 않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지금도 이 어두운 밤하늘 자정이 넘는 시간에도 이렇게 이 버스에

올라탈 용기가 있는 듯 하고.. 저야 별반, 모든 내용을 들어서 조금 후련했지만..

뚱이과장과 뺀질이의 얼굴을 보니 이미 멘탈 붕괴 상태더군요.

어제 오늘 그러한 일들이 계속 일어난 원인은 아마도 제게 있었나 봅니다.

한동안 그런 일이 없었었고 어제 제가 사람이 덜 탔다고 한 순간..

왜 그 기사분이랑 사모님이 깜딱 놀라서 헛바람을 집어 삼켰는지 이제야

짐작이 가는구요. 이런저런 여러 가지 요인으로 말미암아 분명이 어떤

기운이 스며 있는 버스 인것만은 확실했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추측은 아니고

느낄 듯 말듯한 느낌은 이 버스에 어떤 존재들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죠.

 

사모님 가봐야 안되요? 가방 찾고 있을껀데.”

 

뺀질이는 한시라도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또 짱돌을 굴려 대는군요.

반기는 사람은 뚱이과장.. 벌써 일어서려는 제스쳐까지 취하더군요.

전 둘을 다잡아 놓고 사모에게 안심 시키려는고 다시 한번 다짐시켰죠.

여기 일 버스 벗어나는 순간 잊어 버리라고..

 

형님 걱정하지 마이소. 에이~참 요즘 세상에 누가 이런거 믿는교?”

 

뺀질이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콧방귀를 날리고 일어섭니다.

사모는 그제야 안심이 선 듯 시동을 끕니다. 애법 시간이 흘렀죠.

차안 공기가 조금 달아올랐을 법한 시간이었습니다.

좀 기분이 무서운 것 보다 이상야리꾸리 했습니다.

뭐랄까 조금 짜증이 나면서 텁텁한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녀석들이 계속

보채는 바람에 그런 기분이 좀 달아 나긴 했습니다.

치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버스 앞문이 열리자 마자

뚱이과장은 그냥 뛰어 내리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괜히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걸려 집디다. 사모가 이런 이야기를 첨 보는 우리한테 꺼냈던 것도...

자신도 아무도 알아 주지 못하는 이야기꺼리를 가슴속에만 담아 두고 있었으니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도대체 말을 해서 믿을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으니 말이죠.

그래서 말이 통한 저에게 고만 가슴속 이야기가 절로 모르게 튀어 나왔던 겁니다.

물론 하고는 후회했지만. .그래도 듣는 사람이 일말의 믿음을 가지고

들어줬으니.. 속 시원했을법도 합니다.

그렇게 정리하고 제가 내려올 때 불이 팍 꺼집니다. 그리고 문이 덜컹하면 잠기더군요.

녀석들은 벌써 앞에 서서 담배 한 대씩 물고 서있고. 사모는 운전석쪽에서 내렸고

열쇠로 문잠그는 소리까지 들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우리쪽으로 돌아 나왔습니다.

 

자 갑시다.”라고 말하면서 안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꺼내 막 하나 뽑아내려고

손가락으로 후벼 파고 있는데...

갑자기 먼가. 번쩍 하더니 뒤쪽에서부터 주위가 확 밝아 오더군요.

 

으악!!” “엄마야~~!!”

 

비명 소리는 뚱이과장의 으악소리와 엄마야는 사모님이 질렀습니다.

다 끝내고 나서는데 버스에 갑자기 불이 팍하고 들어온 겁니다.

그러니 밝아 졌지요. 제 뒤쪽이... 그 버스가 있는... 뒤쪽이...

막 손에 뽑혀 올라오던 담배 한 개피가 허공위로 날아 올라 갔습니다.

그리고 눈에 씹히는 광경은 미친듯이 뛰기 시작하는 뚱이과장의 뒷모습...

오예.. , 이런.. 니미럴...

 

담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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