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별봉이 작성일 12.03.09 16: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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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는 서로 절친한 친구 사이이다. 
어느날 a와 b가 일하는 회사에 c라는 사람이 입사를 해왔다. 
a와 b는 그 c라는 사람을 처음에는 그닥 달갑게 여기지 않았는데 

이유는 c라는 사람은 극도로 사람을 가리는 성격 때문 이였었다. 

그러던 어느날 c와 술자리를 갖게 된 a와 b 그리고 기타 다른 동료들 
a가 b에게 c와 친해지게 될 계기를 만들자고 하고 b역시 동의 하여 c 
를 취하게 한뒤 본심을 들어보고자 술을 마고 맥였다고 한다. 

술이 어느정도 취한 c는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는데 

어릴적 c는 매우 활발하고 말수가 많았떤 아이로 워낙 언변이 좋아서 
주위에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이는 친구가 많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중학교로 올라가는 무렵에 학년이 바뀌고 학교가 바뀌면서 
갑작스레 달라진 주변 친구들의 태도로 인해 c는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가라앉아 왕따를 당하게 되었다는 것 이였다. 

중학교 3년 내내 왕따를 당한 c는 고등학교를 가서 마찬가지로 소심해진 
성격으로 바뀌어서 친구 하나 제대로 사귀지 못한채 그대로 졸업했다고 했다. 

대학교를 가서도 역시 중학교때의 왕따를 겪은 기억때문에 성격이 극도로 소심 
해 지고 자신감이 없어져서 말 또한 제대로 할 수 없어 친구를 만들수도 없었고 
취직자리도 제대로 구하기가 힘들었다는 과거를 이야기 하였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a와 b는 c가 마음에 상처를 가득 담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안쓰럽게 여겨 그와 더욱 친하게 지내서 그를 바꿔보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반년정도가 지나고 처음 직장생활에 적응을 많이 못하던 c는 어느덧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밝게 인사하고 목소리도 호탕하게 변한 예전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a와 b는 물론 다른 기타 직장 동료들과도 서슴없이 말장난을 주고 받거나 하며 허물 
없는 모습을 보여주던 c를 보며 직장의 고위 관계자들도 c가 저렇게 변하게 된 이유가 
주변 동료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 덕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a와 b도 c가 자신들 덕분에 달라진 것 같아서 기분이 흡족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이 다니던 직장에 d라는 사람이 새로 입사를 해 왔다. 

a와 b 그리고 c는 그 d 라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 c가 제안한대로 자신이 처음 
이 회사에 입사했을때 만큼 관심과 배려를 나눠 주자고 하였다. 

처음 a와 b가 그 d라는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말을 트기 시작하자 금방 d는 a와 b 두 사람 
과 금새 친해지게 되었다. 셋이서 나이도 동갑이여서 그런지 뭔가 통하는게 있었는지 그들 
은 어느새 셋이서 자주 몰려다니는 일이 잦았고 또 눈에 그 모습이 많이 띄게 되었다. 

반면 c는 d와 이야기를 먼저 꺼낸적이 없고 항상 나중에 뒤늦게 d가 말을 걸면 거기에 대답 
해주는 식이여서 d와는 속속들이 아는 정도의 친분은 쌓질 못했다. 그래서 c는 d와 어떻게 
하면 친해질수 있는걸까 고민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c는 직장 동료들끼리 조촐한 술자리를 갖는다는 말에 이때가 기회다 싶어 그 
날 저녁 술자리모임에 참석하기로 마음먹었다. 술자리라면 아무래도 술기운이 들어가니 속 
이야기를 꺼내기도 쉬울테고 그럼 자연스럽게 말도 트고 그러다 보면 가까워 지지 않을까 
하는 계산이였다. 

그렇게 저녁이 되고 퇴근후 동료들간의 술자리를 간 c는 그러나, d는 c는 안중에도 없이 그저 a와 b하고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였다. c는 어떻게든 이야기나 소잿거리를 꺼내서 d와 
눈을 맞추고 말을 이어가 보려고 했지만 그럴때마다 d는 c가 무슨 말을 꺼내면 잠시 쳐다보 
다가 금새 눈을 돌려 a와 이야기를 하거나 이야기 주제를 비껴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이 
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c는 술자리에서 말이 없어지고 그저 묵묵히 고기만 먹게 되었다. 

그런 c의 모습을 b가 보고 왜 그러냐고 말 좀 하라고 너무 조용히 있다고 하자 c는 피곤하 
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d가 왜 말이 없냐며 c를 웃으면서 바라보며 말하는 것 이였다. 

c는 약간 기가막혔지만 그냥 참기로 했다. 

술자리가 끝나고 2차를 가자는 말이 조금씩 나올 무렵. 
c는 d가 a와 b에겐 2차를 가자고 몰래 작게 귓속말 하는걸 보았다. 그래서 c는 내심 자신에 
게도 2차를 가자고 말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기다렸지만 d는 c에게는 너무 늦은 
거 아니냐 우리도 그만 가야 겠다. 라고 말하며 계속 딴청만 부리는 것 이였다. 

결국 c는 그런 d의 행동에 포기하고 집으로 갔다. 


다음날이 되어서도 d의 행동은 마찬가지였고 그럴수록 c는 내가 무슨 잘못을 한걸까? 하는 
죄의식가지 사로잡혀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c는 화장실을 가려고 일 하던 도중 잠깐 짬을 내어 밖으로 나갔는데 계단쪽 
에서 몰래 이야기를 하고 있는 d와 다른 직장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c라는 사람 너무 들이대." 
"그게 무슨 말이야?" 
"몰라. 그냥 짜증나. 꼭 안껴도 되는 자리에 구지 껴서 분위기나 망쳐놓고." 
"그다지 망쳐놓고 있는거 같진 않던데. 그냥 다같이 즐기자는 자리잖아." 
"아니야. 그냥 우리끼리만 있으면 회사에서 힘들었던일 스트레스 받았던 일 속속들이 속 이 
야기까지 다 꺼내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을텐데 c가 있으면 그걸 할 수가 없잖아. 눈치 봐 
야 되고 괜히 불편하고...뭐 그런거 있잖아." 
"c도 우리랑 같은 입장이야. 직장상사에게 스트레스 받는건 c도 마찬가지일텐데 왜 c하고는 
그런 속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는 거야?" 

"우리보다 나이가 좀 더 많잖아. 아무래도 난 그게 거슬리고 불편해. 동갑이라면 지금 너나 
a그리고 b처럼 말도 맘껏 트고 지낼수 있는데 그게 안되니까 신경쓰이잖아. 난 그게 싫어." 

"평소에도 넌 c하고도 쉬는시간에 말도 잘 안하잖아. 아니 요즘들어선 거의 안했지 아마?" 

"뭐 할 말도 없는걸. 약간 생각하는게 달른거 같아. 우리하곤. 말이 안통하니깐 할 말 이 
없지. 말을 꺼내도 당최 무슨 의도로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아 머리아파." 




그런 내용이였다. 




c는 그제서야 자신이 느낀 위화감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정확히 알 수가 있었다. 
d와 나는 나이차가 있다. d는 동갑끼리 어울려서 거리낌 없이 대화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나는 거기서 제외다. 왜? 나이가 많으니까. 그리고 대화의 주제가 자신들과는 다르니까. 무 
언가 본질이 다르니까. 그래서 d는 내가 술자리나 자신들과 깊이 엮이는걸 되도록이면 꺼려 
한다. 최소한의 예의만 갖추고 직장생활을 이어나가자. 그런 의도였다. 


c는 알게 되었다. 

자신이 잘못한건 없다는걸. 
단지 d가 자신을 피하는것처럼 느꼈던 이유는 간단하게 말해서 "엮이기 싫어서" 였다. 

그리고 결론에 도달했다. 

자신은 따돌림을 당한 전적이 있기 때문에 행동에서도 역시나 과거의 그 상처를 완전히 지 
울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연히 성격도 소심해 질때가 있고 말을 할때 약간 더듬는 때도 있 
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혼자 지내와서 혼자 공상하는 적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사람들과는 
사고방식이 다를수도 있었다. 

d는 그걸 못견뎌 한거고 그래서 c를 완전히 배제한 것 이였다. 


'무리'로 부터... 





진실을 알게된 c는 그저 아무말 없이 조용히 허공을 응시했다. 


알고 싶지 않았던 거지만 알게 된 사실.진실. 그건 너무나 견디기 힘든 것 이였다. 



그리고 한편으론 왜 자신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왜 자신이 이런 대우를 받아 
야 하는건지 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한참을 생각한 끝에 c는 자신이 이런 대우를 받게 된 것이 d가 오고 나서 부터 라고 판단 
했다. d가 오지 않았을때는 a와 b하고도 잘 지내고 다른 동료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 
며 지내오고 있었는데 d가 오고 나서부터 판도가 뒤바뀌기 시작한 것 이였다. 

d는 자신의 주장이 강했고 할 말은 하는 성격에 호탕하고 재치있는 유머를 할 줄 아는 친구 
였다. 그래서 그는 금새 자신의 무리를 만들고 거기서 이미 속해있는 c를 불순분자로 판단 
내보낸 것 이다. 그리고 c는 오갈데 없이 꼼짝없이 그저 d의 계획 대로 무리 에서 이탈. 그 
저 직장에서 보는 단순한 동료1 로 전락해 버리고 만 것이다. 


이전엔 무리에 속해 다같은 직장친구였던것에 반해 현재는 그저 동료1에 지나지 않는 것 이 
였다. d는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다. 자신은 안중에도 없이 그저 다른 동료들과 친분쌓기에 
여념이 없다. 남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자신을 그렇게 만들어놓고.. 







(이후에는 c의 독백으로 진행) 

d-5 

다음날이 되어도 d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나를 대한다. 뭐지? 장난하는건가? 

d-4 

쉬는시간에 a와 b에게 무언가를 건내준다. 멀리서 보니 자세힌 안보이지만 무슨 종이같은 
데 뭐지? 근데 왜 나는 그냥 지나치는 거야. 그냥 별거 아닌건가? 뭐 또래들끼리니깐 뭔가 
있겠지. 

오후 퇴근시간이 되었는데 d가 아직도 아무말도 없다. 다른 동료들이 간만에 회식을 하자 
고 아우성들인데 a와 b가 내게도 같이 가자고 한다. 난 괜히 그냥 일이 있어서 먼저 가야 
겠다고 했다. 근데 d가 나를 보며 짓는 저 미소. 뭐지... 

그리고 가는 나를 보고 d가 "냅둬 가게." 라고 한다. 전에는 붙잡았던거 같은데... 


d-3 

전날 그런 말을 듣고 나니 아침부터 영 기분이 좋질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외근을 나가야 할 일이 생겨버렸고 d와 함께 가게 되었다. 
아직 좀 불편하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를 삼아 d와 속마음을 떠볼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단둘이 있으면 그 긴 시간동안 한마디라도 안하겠어? 


그날 외근나가고 돌아오는 길 까지 나와 d가 주고받은 대화는 단 2마디였다. 

3시간 반동안........ 



d-2 


이젠 별로 노력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너는 너. 나는 나. 이런 마음가짐을 하니 좀 편 
해졌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보니깐 시야가 달라졌다. d가 내게 말을 걸지 않아도 그닥 
신경쓰이지가 않고 오히려 내가 다른 취미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나니깐 d의 행동은 내 눈 
에 전혀 거슬리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하루종일 표정이 밝았고 유난히 말도 
더 많았던것 같다. 동료들도 무슨 좋은일 있냐며 묻는다. 그냥 그렇지 뭐... 라고 해뒀다. 

오후에 술자리를 가진다는 말에 나는 가지 않았다. 일부러. 아직까지도 좀 남은게 있나보다.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일단 미뤄두고 내일로 하자. 좀 더 마음정리를 한 뒤에 완벽해진 상 
태에서 참석해야 술 마시고 꼬장도 안부리겠지. 


d-1 



아침에 출근하자 d가 가장 먼저 와 있었다. 나는 d에게 친근하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 
냈다. 그러자 d도 웃는 낯으로 내게 말을 건다. 그래 이러면 된거야. 그날 점심시간에 식 
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동료들끼리 웃으갯소리로(a가 먼저 이야길 꺼냈다.) d의 집이 여기서

가까우니 오늘 술자리 끝나고 2차는 d의 집에 가서 먹자고 하였다. 

d는 반장난식으로 자신집 주소를 말하며 언제든 놀러오라고 오픈더 하우스라며 떠들어 댔다. 









알았다. 













그날 밤 2차 술자리는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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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11층.

깔끔하고 세련됬구나. 생각보다 공간은 좁아.

문에 창문이 달렸다니. 왠지 무서운걸.

아, 도착했다!

 

오른쪽이라 그랬다.

 

 

....짤각짤각......어? 안열리네. 난 열쇠가 없는데. 핀셋이라도 가져올걸. 이럴때 영화에서 보면 그런걸로 잘만 따던데.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영화속의 가상픽션의이야기. 현실에선 무리다.

 

번호판이 있다. 아, 자동센서가 달린 번호잠금현관문이구나.

올려서 자세히 살펴본다. 지문이 많이 묻은쪽을 찾는다. 그리고 순서대로 눌러본다.

지문이 많이 묻은쪽일수록 비밀번호일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이 숫자판은 전화기가 아니니까.

비밀번호외의 다른 번호를 누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서를 알수가 없다. 5자리인걸 알겠는데... 이런 경우는 생각하지 못했다 미처.

5개의 숫자의 수많은 경우의 수를 간과했다니...

 

아, 그러고보니 이시간에는 그애...분명 집에 있었지.

 

 

 

 

초인종을 눌러본다.

 

띵동띵동.

 

귀를 문에 바싹 댄다. 안에서 뭔가 바스락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윽고 현관문 바로앞에서 신발을 신는듯한 소리가 들린후, 대답이 들려온다.

 

"누구세요?"

"응. 나야. xxx."

"어? 무슨일이세요 여긴...?"

"아니 그냥 어제 니가 술취한김에 너희집 주소를 말해서 진짠가 해서 한번 지나가다가

들려봤지. 왜? 놀러오면 안되는거야?"

"그건 아니지만, 좀 당황스러워서요. 저 지금 씻지도 못해서 몰골이 엉망인데.."

"괜찮아 그건. 근데 문좀 얼여줄수 없을까? 여기 복도 되게 춥다."

 

 

대답이 없다. 생각중인가?

 

"...죄송한데 그냥 돌아가주시면 안되요?"

"그럼 난 미안한데 손만 녹이고 가면 안될까? 여기까지 온 사람을 그냥 보내는것도 좀 너무하다 생각하지 않니? 그래도 너 생각해서

놀러온 같이 일하는 동룐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외판원도 아니고 교회홍보하는 광신도도 아닌데..."

 

또 침묵.

 

"...그럼 잠시만요."

 

하고 다시 문에 귀를 바싹 댄다. 현관문에서 점점 멀어지는 발소리.

설마 이대로 그냥 방에 쳐박혀서 날 계속 세워둘 셈인가?

 

 

철컥철컥-

 

아, 문이 열린다.

기회는 지금. 열리는 순간 바로 손잡이를 잡고 확 연다.

 

 

 

철컹.

 

 

응?

 

문고리에 걸려 더이상 열리지 않는다.

 

 

"왜그래? 이건? 뭐야?"

"죄송한데... 아까부터 묻고싶었던건데..."

"뭔데? 그보다 이 문좀..."

"아까부터 계속 기분나쁘게 웃고 있는거에요? 계속 큭큭 대시잖아요."

 

내가? 웃어? 아니 난 웃고있지 않는데...

하며 난 옆을 돌아 벽에 붙어있는 예의 손님용 거울을 들여다본다.

 

입이 귀에 걸렸다.

씨익- 웃고있는 내가 그곳에 서 있었다.

 

 

아..아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왜 아까부터 계속 말하면서 중얼중얼 거리세요? 옆에 누구 있나요?"

 

 

누가있어? 누가? 아니 난 혼잔데?

 

 

"계속 작게 소곤거리시잖아요... 열어달라고."

 

 

열어달라고? 내가? 물론 열어달라고 했지. 근데 소리내서 말하진 않았어. 필사적으로

그말을 참으며 지금 네게 부탁하고있었는데...내가 열어달라고 그랬다고...?

 

설마...설마?

 

 

 

또다시 옆을 본다. 거울속의 내가 있다.

처음엔 몰랐는데 자세히 자세히 쳐다보니 뭔가 거울속의 내가 입을 오물거리고 있다.

뭐라고 말하고 있는거 같았다.

 

열...어...줘.

 

 

열어줘. 아, 이걸 말하는 거구나. 그래. 분명 내가 말하고 있었지.

그럼. 소리내어 물어볼까?

 

 

 

 

 

 

 

 

 

 

 

 

 

 

 

 

 

 

 

 

 

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열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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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 향냄새가 진동하지 않았다.

장례식 참배 행렬에서, 반쯤 강제로 동원된 같은 회사의 직원들의 머리가 술렁이고 속닥거린다.

초대받은 사람들은 같은 부서 자체가 작았기 때문에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로 한정. 얼마나 형식적인 장례식을 치르고 있을지

능히 짐작된다. 오히려 평일에 업무를 공공연히 빠질 수 있다는 평소와 이질적인 상황에 정신적인 흥분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라,

소풍과 워크샵과 유사한 기분마저 만연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형식적이고 지루한 장례식이었다.

같은 신분인 내게 그것을 부정할 기개는 없다.

내가 들어갈 차례가 돌아왔다. 오후 예정에 관한 담소를 나누는 2인조와 스치며 실내로 들어간다.

방 한쪽 구석에,  시체는 관에 꽁꽁 담겨 있다. 빠져나올 수 없겠지.

장식된 사진 속에서 그녀는 웃고 있었다. 생전에 마치 아무런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법한 얼굴을 한채로...

 

향을 꼽고 절을한 뒤, 딱 한마디 한 다음 방을 나섰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라 신발을 찾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곧, 신발을 찾고 고개를 천천히 드는 나는

뒤를 돌아서 다시한번 사진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이 장례식장의 주인공들을 바라보았다.

 

 

그들. b,c,d의 장례식장에서 a인 나는 천천히 멀어져갔다.

 

 

 

 

지금도 궁금하다. 왜 나는 죽이지 않았던 걸까. d의 박살시체는 b를 살해현장과 겹치는 장소쯤에서 발견되었다.

위치는 d의 집 인근 화단에서 차곡차곡 뼈가 없는 연체동물마냥 착착접혀서 사이좋게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수배령이 내려졌고, 또 얼마가지 않아 c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온몸이 칼로 난자당한채. 당초에는 신원파악조차 불가능 했을정도로 얼굴은 유독 심하게 훼손되어...

자해의 원인은 찾지 못하였다고 한다. 시체옆에 흉기가 있엇고 지문역시 c의 지문이였지만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얼굴을 그정도로 난자할동안 버틸수가 없다고 의학적인 소견을 검시관이 살짝 내비췄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얼굴훼손 이전에 동맥과 배의 찔린상처의 과다출혈로 그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과연 이들을 죽인것은 누구인 것일까.

그리고 왜 나는 살아남았던 것일까.

 

 

 

 

그날밤. 집에 돌아가서 지친 몸을 뉘운 나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b는 죽었고 c도 죽었다. d역시 죽어버렸고 이제 우리부서에 남은 인원은 나 혼자.

곧있으면 인사발령이 나게되고 나는 마침 자리가 한자리 비어서 공석이 된 xx부서로 가게 될 것이다.

그곳은 우리회사내에서도 경쟁률이 치열한 곳.

 

조용히 눈을 감은채 나는 엷게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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