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자살

화닝o 작성일 12.04.19 14:52:26
댓글 4조회 8,527추천 3

133481473847307.jpg


1994년 3월 23일, 로널드 오퍼스라는 이름의 한 남자가 자살을 결심하고는 자신의

처지비관하는 유서와 함께 10층 건물의 옥상에서 뛰어내려 죽은 채 발견되었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검시관은 로널드 오퍼스의 시신을 보고는 산탄총에 의한 두부 총상을

사인으로 결론지었으며 실제 로널드 오퍼스가 산탄총에 의해 머리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즉, 당시 이 건물에는 창문을 닦는 인부들을 위해 8층 높이에 안전망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를 모르고 자살을 시도한 로널드 오퍼스가 9층 높이를 지나칠 때 마찬가지로 안전망이

설치되어 있던 것을 모르고 있던 9층 방에 살던 노부부가 부부싸움을 하던 중 화를 참지 못한

남편이 산탄총을 들고 부인을 위협하다 그만 실수로 발사된 총알이 창문을 뚫고 떨어지고 있던

로널드 오퍼스의 머리를 그대로 관통했던 것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상황만큼이나 법적인 문제 또한 복잡하게 얽히게 되었는데

분명 결과적으로 노인은 로널드 오퍼스에게 총을 쏜 셈이 되었으며 만약

로널드 오퍼스가 총에 맞지 않았다면 안전망으로 인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으므로

총을 쏜 노인에게 살인죄가 적용되어야 하겠지만, 노인 역시 안전망 설치 여부와

로널드 오퍼스의 자살시도 사실을 모르고 있음은 물론 고의성이 없기 때문에

과실치사와 부인에 대한 살인미수가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맞는 듯 보였다

 

그러나 여기에서 노부부 측의 반론이 나오게 되었는데 본래 예전부터 부부싸움 중

남편이 부인을 향해 종종 산탄총을 들고 위협했었으며 무엇보다도 해당 산탄총에는

항시 총알이 장전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사건 당시에도 장전 여부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조사가 진행되던 중 뜻밖의 사실이 드러나게 되는데 사건으로부터 6주 전 노부부의

아들이 총을 장전하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가 나오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아들이 자신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을 토로하며 재정적 도움을 부탁했지만, 어머니가 거절하자

이에 원망을 품고는 평소 부부싸움 시 산탄총으로 어머니를 위협하는 아버지의 성향을 알던 아들이

산탄총에 총알을 몰래 장전시켜 놓았으며 노부부는 물론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노부부의 아들이 고의성과 의도를 지닌 채 총알을 장전해 놓았으므로 비록 그의 계획대로

어머니가 총에 맞진 않았지만 애꿎은 로널드 오퍼스가 사실 안전망으로 인해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상으로 인해 사망했기 때문에 아들에게 살인죄와 관련해 처벌이 내려지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게 되었다.

 

하지만 해당 사건과 관련해 노부부는 물론 노부부의 아들 또한 처벌을 받지

않게 되었는데 사실 노부부의 아들이 바로 로널드 오퍼스였기 때문이다.

 

즉, 로널드 오퍼스는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그의 어머니에게 재정적 도움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한 뒤

의도적으로 아버지의 산탄총에 총알을 장전시켰고 6주가 흘러도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계획했던 어머니의 '사고사' 또한 벌어지지 않자 복합적인 절망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던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장전시켜 놓았던 산탄총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한편, 해당 사건은 결국 자살로 결론지어졌으며 이 복잡한 이야기는 처음 1994년 8월 인터넷을 통해

채팅방과 웹 사이트들을 통해 빠른 속도로 세계로 퍼져 나가 여러 콘텐츠에서 소개되는가 하면

1998년 1월 16일 미국의 TV 시리즈 'Homicide'의 에피소드로, 1999년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매그놀리아'의 도입부에 차용되어, 유명 TV 시리즈 'CSI: 마이애미'의 에피소드에서도,

그리고 국내 TV 프로그램인 '서프라이즈'에서 실제 있었던 일로 방송되며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렇게 로널드 오퍼스의 자살 사건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자살 사건'이라는 타이틀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이 괴이한 이야기는 실화가 아닌 1987년 미국 법의학 학술대회에서

당시 회장직을 맡고 있던 돈 하퍼 밀스가 학회의 연회에서 한 이야기에서 탄생한 것이다.

 

돈 하퍼 밀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에서 살인 사건에서 고려할 법적 요소들을 버무린

흥미로운 이야기를 지어냈던 것이고 그가 창조한 '매력적인 이야기'가 인터넷을 통해

급격히 확산되면서 유명세를 얻자 로널드 오퍼스가 생명력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한편, 돈 하퍼 밀스는 '로널드 오퍼스'가 유명세를 얻으며 출판물로 인쇄되기까지 하자

해당 이야기와 관련한 관련자로 이름이 알려지며 수년간 해당 이야기와 관련된 문의를 받아야 했다고 한다.

 

 
화닝o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