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도깨비

봉산의대가 작성일 12.05.26 12: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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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겪은건 아니지만은 어무니입과 할아버지외 이모님들께 어릴적부터 듣던얘기야. 
실화..라고하긴 좀 뭐하고 공포도 좀 아닌것 같고.. 
일단 미스테리에 넣을까했는데 SF나 음모론도아니고.. 
그래서 공포괴담에 올린다며, 혹시 공포방분위기나 카테고리에 안맞는것 같으면 말해줘 

실은 가위눌림얘기 같은거 올리면서 전부터 도깨비 얘기 풀려고했는데 완전 잊고있었네;_; 

오랜만에 와서 쭉 읽다가 도깨비 관련글보고 생각났는데 우리 엄마 고향은 섬이야
아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섬 지명까지 말하자면 전남쪽에있는 '병풍도'라는 섬이양. 
병풍도는 돌섬인데-깍아지른듯한 암석들이 절경이라능- 학교라고는 초등학교 하나 떨렁있고

(그나마도 폐교가 되었슴미동), 
치킨한번 사먹을려면 배타고 목포로 가야하고 그런 깡촌섬(?)이야. 

섬에 도깨비얘기도 많고 뱀도 엄~청 많아. 
뱀많은 만큼 뱀에대한 전설도 많아서 시골갈때마다 엄니한테 이것저것 얘기를 많이들었어. 
일단 뱀얘기부터 쪼끔! 이거는 걍 전설인데.. 

왜 그.. 배타고 이섬 저섬 경유한다음에 다시 항구로 오는배있잖아? 
그런식의 경유하는 배를 타고 일단 병풍도에서 멈췄데. 
병풍도서 내릴사람들은 내리고 나머지사람들은 10분후 출발한다는 말에 기다리고있었는데,  

그 중 어느 신혼부부중에 부인이 배멀미때매 잠깐 쉬자고해서 내렸어. 

내리자마자 눈앞에 큰  소나무가 있었는데 거기에 집채만한 구렁이가 매달려서 

하늘을 향해 꽂꽂한 상태로 바라보고 있더래. 
여자가 그게 너무 신기해서 '어머 어떻게 이런 큰뱀이있담!!!!'이라고 했다더라. 

  
근데 그 말 내뱉자마자 하늘만 쳐다보던 구렁이가 고개를 확 내리깔고 

여자를 마구노려보더래. 그리고는 숲안으로 사라졌대. 
10분이 지나서 다음섬으로 가려고 배를 탔는데 그 순간 갑자기 천둥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래. 

금세 구름까지 끼고 배운행을 못할지경이 되서 다들 배안에서 이제나저제나 비그치는것만 기다리는데, 

3일째 되던날에 병풍도에서 좀 신기가있는 할머니가 배쪽으로 나오시더니 젊은 처자는 배에서 내리라고 했데. 

아무도 안나오니까 할머니가 배에 들어가서 신혼부부중 부인을 잡아 내리끌었는데 

여자가 배에서내리자마자 비가 떡 멈췄대. 
다들 의아해하는 와중에 할머니가 부인보고 사과하라고 화를 냈어. 

그 구렁이는 곧 용되려고 하던 이무기다! 라고.. 
냔들 그거아니? 울어무니가 그러는데 이무기는 용 될수있는 위치에 있다고해서 아무때나 용되서 날아가는게 아니래.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고 '용이구나..!' 라고 말을 해주면 

그걸로 인해서 정말 용이되고 뱀가죽 허물 벗고 승천할 수 있다더라. 
그 이무기도 천년이상 물밑에 있다가 겨우 용될수 있어서 소나무에 자릴 잡았는던거래. 
이무기라는 단어자체가 용도,뱀도 아니라서 '뱀'이라는 소릴 들으면 승천을 못한다고하더라고ㅠㅠ

천년을 기다렸는데 왠 인간냔이 회방을 놨으니 화날만도하지. 여하튼 여자가 내리고 사과를 엄청했다더라ㅠㅠ 

여튼, 전설은 전설일뿐이니 어찌됬는지는 모르겟지만 실제로 그섬은 뱀이 오질나게 많다. 
논두렁 겉고있으면 오른쪽 두렁에서 비암이 나와서 왼쪽으로 들어가..ㅠㅠ 
한번은 초딩시절에 동생&사촌동생들 손잡고 두렁을 겉는데 겁나큰 구렁이가 맞은편에서 

마치 사람마냥 길을 타고 오더라니까.. 

뱀도 멈추고 나랑 동생들도 멈추고.. 
울 엄니 말이 뱀이랑 사람은 100번 마주치면 서로 100번다 놀라는 관계라 절대 공생이 불가하다는게 떠오르는거야. 
솔까말 그 어린나이에 너무무섭더라. 그래서 동생들 손, 내양손에 꽉쥐고 옆으로 슬금슬금 비켰어.. 

그랬더니 고것이 당당하게 사람길로 우리옆을 지나갔더랬지..ㄷㄷ 




어느섬이나 그렇겠지만 병풍도는 도깨비얘기도 많아. 
울 외할아버지가 겪은일인데 젊었을적 일이여. 
울 외할머니는 울엄마가 초등학교때(국민학교..) 돌아가셨어. 
외할아버지가 그후로 알코올중독이 좀계셔서..술없이 산날이없으셨대. 지금이야 많이 줄긴하셨는데..

(새외할머니랑 재혼하셔서 원래 엄마형제자매가 8남매고, 새외할머니가 5남매 데리고 들어오셨다;) 
여튼, 이얘긴 할아버지가 알코올중독자일때 이야기야. 

그 날도 술에쩔어서 두렁으로 막 오고계셨대. 
술에취해있어도 8남매먹여살리려면 밭은 소중히 해야허니까 그쪽길로 쭉 돌아보시면서 한손에 술병들고 오고계셨나봐. 
달도 밝고 항상 다니던 길이니까 아무생각없이 할아버지네 밭길따라 걷고있는데 누가 옆으로 척 서서 말을 걸더래. 

'백씨, 술고픈디 술좀 나눠줄수 있나?' 
라고. 
울 할아버지가 백씨거덩. 
할아버지가 술에 취한상태라 암생각없이 넘기면서 받으라고 했나벼. 
그러고서 계속 술을 주거니받거니 걷고있는데 멀리 할아버지 밭길 끝나는 마지막 밭에 사람들이 뛰놀고 있더래. 

그거보고 정신이 확 들더랜다. 
배추농사 다망했구나 하는생각에 고래고래소리지르면서 
술병도 내던지고 내밭에서 뭐하는거냐고 마구 달려가셨나봐. 

근데 가까이갈수록 너무이상하더래. 
배추밭은 분명 배추밭인데 배추는 상하지도않고 그위에서 허공밟듯이 뛰놀고있더래. 
북이며 꽹가리같은거 치면서 막 춤추고.. 
머리위로 퍼런불빛이 번떡번떡 하는데 그제사 할아버지가 든생각이 내가 도깨비한테 홀렸구나! 하셨대. 
그리고 그렇게 깨닫자마자 도깨비들이 춤추다말고 할아버지를 쳐다보더니 

'백씨밭인데 허락도 안받고 들어와 삐졌당가?' , '백씨도 오랑께?' 하면서 계속 말을걸더래. 

듣자마자 홀려도 단단히 홀렸구나 싶어서 뒤도안돌아보고 고대로뛰어서 집까지 가셨나봐. 

뛰는와중에도 뒤에서는 계속 할아버지를 불러댔데. 
그와중에 신발도 잃어버리시고 방에들어와서 장지문 꽉 쪼매놓고 

이불안에 들어가 덜덜 떠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누군가 할아버지를 부르더래. 

'백씨~ 백씨~~' 

암만들어도 도깨비가 분명하니까 이불안으로 더 숨어서 날샐때까지 잠도 못주무셨대. 
다음날 일어나서 퀭한채로 나가니까 마루아래에 빈술병하고 할아버지 고무신, 그리고 산삼두뿌리 놓여져 있었다더라. 

뭐 진실인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할아버지가 아직도 그말하면서 이상한나무통같은걸로된 술병도 여직 가꼬계시는데 

나는 그말 전부 믿는다ㅋㅋ 
할아버지 집앞에 무화과나무가있고 그아래 평상이있는데 거기서 밤에 맞은편 산이 훤히 보여. 
그럼 어릴적엔 정말 파란게 왔다갔다했었어ㅋㅋ 
울 아부지는 미신같은거 안믿는편이라 저거 다 무덤에서 사람인이 나와서 번떡이는거다 하셨는데 ,

손 쫙펴면 산이 가려지는 이 먼거리에서 사람뼈에서 나온 인가루가 반딱이는게 보였을까? 하는생각을 

요즘들어 한다. 




나머지는 그냥 도깨비 퇴치법같은건데,.. 
병풍도에서 울엄니어렸을때는 도깨비때매 죽은사람이 많았대. 
특히 도깨비들이 고기같은걸 엄청좋아하는데 그런거 사서오는 사람들은 절벽으로떨어져 죽어있거나 했다더라. 
고기는 자취도없고, 고기봉지만 남아있었다고 그러더라. 
(요것도 울아빠는 들짐승 짓이라고 했지만,ㅋㅋ 확실히 신빙성은 있지만 나이먹고나니 사람은 

왜안먹고 갔을까 싶기도하네) 


울엄니가 말하길 도깨비는 노름,씨름,내기를 좋아한대. 
도깨비랑 만나서 얘길하다보면 꼭 씨름을 하자고한다더라. 
지면 뭔가 줘야하고 내가이기면 조용히 물러난대. 

씨름을 하자는걸 오케이하면 고 도깨비가 
'너는 왼발을 내밀어라, 나는 오른발을 먼저 내밀게.' 
 라고 말한데. 
그러면 절대로 반대로해야한다더라, 안그러면 무조건 지고 시키는거 반대로하면 반드시 이긴데. 

그리고 장대 도깨비나, 나무도깨비라는게 있는데 얘는 사람 곯려먹길 좋아한다구 그러더라. 
첨에는 나랑 비등비등한 크기의 도깨비로나타나서 키재보자고한데. 
얼추보면 내가 더 크기때매 그러자고 하고, 그 후에 도꺠비냔 키를보려고 유심히 장대도깨비 머리를볼거아니니? 
얘는 위로보면 볼수록 계속 커진대. 
그러니까 절대로 위로보지말구 아래로보면 된데. 
그럼 점점 작아지는데 그 작아졌을때 발로 콱 밟아버린다음 허리띠같은걸로 나무나 전봇대에 매달고 오래. 
다음날 가보면 연필이나, 막대기, 빗자루 이런거라고..... 


첨에말한 고기가 사라지는거는 망태도깨비나 주머니같은 애들인데 난 첨에 이 얘기듣고 좀 웃었어,ㅋㅋ 
망태도깨비라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는데 난왜 그당시 TV에서해주던 그..만화가 생각나는거야. 
거기 악역이 망태잖아,ㅋㅋ 
여튼 얘는 산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골려먹고, 고기를 엄청 좋아한데. 
그래서 장봐오는 사람있으면 뒤에서 갑자기 망태를 뒤집어 씌운다더라.(주머니들도 마찮가지고..) 

길 가던 사람은 갑자기 앞이 안보이니 당황해서, 머리에 뭔가 씌여진걸 벗으려고 난리를 친대. 
그러면서 발 헛디디고 걸어다니다가 절벽에서 떨어져죽거나 하고.. 
고기는 도깨비냔이 가져가고 그랬데. 

요것도 벗어나는 방법이있다! 
물구나무서면 벗겨진다더라. 
도깨비물건이 사람물건이 아니라 벗길수도 만질수도 없는거래. 
그러니까 손대지말고 물구나무서면 머리에서 벗겨져 나간다구 그러드라. 
혼자 물구나무 못선다면 괜히 움직이지말라는 얘기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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