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과 과학의 접목

내가전효성 작성일 12.06.12 09: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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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동 혹은 순간이동이라 불리는 텔레포트(Teleport)의 기본 원리는 의외로 쉽다. 먼저 종이 한 장을 꺼내 위, 아래 부분에 두 점을 찍고 점들을 잇는 직선을 긋는다. 그런 후 종이를 반으로 접어 두 점이 서로 맞닿게 한 다음 구멍을 낸다. 텔레포트는 종이를 반으로 접어 뚫은 구멍처럼 두 지점간에 열린 통로를 오가는 것이다. 당연히 선을 따라 이동하는 것보다 빠르고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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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의 기본 원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의 시각은 빛을 통해 사물을 인식한다. 그래서 밤이 되면 잘 볼 수 없는 거다. 만약 인위적인 힘을 가해 빛을 굴절시킨다면 투명인간이 되는 것도, 사물을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도 과학적으로는 가능하다. 또한 그 빛을 조절할 수 있다면 원하는 환상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텔레포트나 투명인간 모두 중력과 자기장, 빛과 시공간등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만 있다면 논리적으로는 실현 가능한 얘기들이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대 통일장 이론(Unified Field Theory)이다. 그는 중력과 자기장, 전기와 자기간의 상호 연관성을 주장하는 이론을 발표했고,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1930년부터 시공간을 인위적으로 왜곡시키는 실험에 올인했다. 에딩턴, 쉬뢰뒹어등 당대 최고의 석학들이 그의 실험을 도왔지만 결국 그는 죽을때까지 그 증명에 성공하지 못했다. 만약 그가 성공했다면, 지금쯤 푸켓이나 바하마로 신혼여행가는 커플들은 여행사에서 텔레포트 이용권을 구매하고 있었을 것이고, 초.중딩들은 시간을 거슬러 고구려, 백제, 신라로 수학여행을 가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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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의문이 하나 남는다. 대 통일장 이론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시도는 아인슈타인의 죽음과 함께 영원히 끝나버린 것일까 ? 태양이나 블랙홀처럼 빛과 중력을 인위적으로 굴절시킬수 있을 만큼의 초 고밀도 물질이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시공간을 왜곡시키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정의내려진 건가? 결론적으로 말해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인슈타인의 죽음 이후에도 미국 정부의 주도하에 실험이 계속 진행되어 왔고, 부분적으로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그 증거로 그들이 제시하는 음모론이 Philadelphia

Experiment (필라델피아 실험)로 알려진 Project Rainbow (무지개 작전)다. 그간 일반에 알려진 내용을 바탕으로 재 구성한 아래 글을 살펴보면서, 서귀포 앞바다로 텔레포트할 수 있는 꿈같은 시절이 언제나 올런지 가늠해보자.  

 

1950년대 미국에 모리스 재섭(Morris K. Jessup)이란 박사가 있었다. 항공분야의 전문가적 지식을 가지고 있던 Jessup 박사는 UFO의 동작원리가 반 중력과 자기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는 주장을 담아 UFO 사례 연구집(The Case for the UFO)을 출간했다. UFO의 특이한 비행 궤적과 패턴을 아인슈타인의 대 통일장 이론으로 풀이한 것이다. 그 책의 출간이후 1955년 1월 13일, Jessup 박사는 알렌데(Carlos Miguel Allende/일명 Carl Allen)라는 사람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그의 책을 감명깊게 읽었고 박사의 주장에 100% 동의한다고 밝힌 그 사람은 자신이 목격한 어느 반 중력과 자기장에 관한 실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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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nde의 입을 통해 처음 세상에 공개된 Philadelphia Experiment)

 

그의 이야기는 대략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2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3년 10월 28일, 당시 SS Andrew Furuseth호의 선원이었던 Allende는 미국 Newfolk 해군 부두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뱃일에 전념하던 그의 눈앞에 갑자기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녹색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섬광이 번쩍이더니 안개속에서 마치 마술처럼 구축함이 짠~하고 나타난것이다. 놀라서 쳐다 본 그의 눈에 구축함 옆구리에 씌여진 USS Eldridge라는 선박 이름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Allende가 멍하니 그 배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그 배는 나타날 때 처럼 다시 섬광을 번쩍이며 안개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눈 앞에서 갑자기 구축함이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깜놀한 Allende는 자신의 해병대 근무 이력을 활용해 USS Eldrige라는 이름을 가진 선박과 이 미스테리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놀라운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된다. 그가 Jessup 박사에게 털어놓은 실험의 전말은 이랬다.

 

아인슈타인의 대 통일장 이론을 바탕으로 1939년 프린스턴 대학의 고등 연구원(Institute of Advanced Stuides)에서 작은 물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당시 맨하탄 프로젝트등 여러 군사 실험을 진행중이던 미국 정부는 이 실험의 성공에 크게 고무되었고,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중력과 전자기장의 균형을 왜곡시킴으로써 군함이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드는 실험을 한 것이다. 성공한다면 그 기술의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었다.

 

실험대상으로 선정된 미 구축함 엘드리지호(USS Eldridge)의 선체 두 곳에 거대한 테슬라 코일이 설치되었고, 대용량 발전기를 가동시켜 강력한 펄스(Pulse)를 만들어냈다. 곧 전자기장은 배를 뒤덮었으며, 서서히 군함은 사람들 시야속에서 사라졌다. 1차 실험이 성공한 것이다. 실험을 마치고 배에 실었던 동물들을 확인해 본 결과 일부 동물이 흔적도없이 사라져버렸고, 동물의 몸에는 불에 탄 자국이 선명하게 발견됬지만 미 해군은 실험을 더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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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에게도 널리 알려진 테슬러 코일)

 

1943년 10월 승무원을 태운 엘드리지호가 다시금 실험에 투입됐다. 발전기가 한계치까지 동작하기 시작했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펄스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배는 1차 실험때처럼 거대한 전자기장에 둘러싸였고, 주위엔 녹색 구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배는 서서히 투명해졌다. 당시 탑승한 승무원들은 서로를 볼 수 있었지만 그들 눈에도 배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실험이 진행되면서 일부 승무원들은 술에 취한 듯 갑자기 웃어대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들은 공중으로 들려 올려지기도 했다.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는 동안 갑자기 섬광이 번쩍였고, 정신을 차린 승무원들의 눈앞에 필라델피아 부두에서 320km 떨어진 Newfolk 항구가 나타났다. 

 

실험 중 의도하지 않았던 공간이동이 일어난 것이다. AllendeSS Andrew Furuseth호에서 엘드리지호를 목격한 것은 바로 이 때였다. 승무원들이 당황해하는 동안 배 주위에 다시금 안개가 덮이기 시작했고, 섬광이 몇 번 번쩍이자 어느 새 배는 필라델피아로 돌아와 있었다. 실험은 대 성공이었다. 구축함을 투명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순간이동까지 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험이 끝났을 때 탑승했던 승무원들의 상태는 처참했다.

 

승무원들중 일부는 실험 중 증발해버렸고, 일부는 갑자기 발화한 화염에 휩싸이기도 했다. 실험후 일부는 정신 착란증세를 보였고, 일부는 숨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어떤 승무원은 굳어가는 콘크리트속에 빠진 것처럼 갑판 구조물속에 몸이 묻혀 있었으며 살아남은 모든 이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1차 실험때 동물들에게 나타난 것보다 더 심한 부작용이 승무원들을 덮친 것이다.

 

이 실험 결과는 군 상부에 보고되었고, 그 참혹한 결과에 놀란 미국 정부는 Project Rainbow를 중단시켰다. 사건은 은폐되었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철저한 보안속에 세뇌당했다. 당시 실험에 참여했던 과학자중 한 명이었던 뉴먼 박사(Dr. John von Neumann)는 이후 몬탁 프로젝트(Montauk Project)로 명명된 비밀 프로젝트에 재 배치되었고 프로젝트 레인보우(Project Rainbow)는 폐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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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알렌데(Allende)가 재섭 박사에게 털어놓은 Philadelphia Experiment의 전말이다. 미국 정부가 2차 세계 대전중에 텔레포트와 물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것과 그 실험에서 살아남은 승무원들이 끔찍한 부작용에 시달렸다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하지만 Jessup 박사는 그 얘기를 믿지 않았다. 정신나간 사람의 헛소리쯤으로 여긴 것이다. 두 사람간의 서신 왕래는 끊어졌고 Jessup 박사는 알렌데를 잊었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1957년, Jessup 박사는 난데없이 미 해군 연구원(ONR : Office of Naval Research)의 소환통보를 받는다. 급히 확인할 내용이 있으니 워싱턴 DC의 미 해군 연구원 본부로 와달라는 요청이었다.

 

겁에 질린 Jessup 박사에게 장교들은 책 한 권을 보여주었다. 그건 페이지 여기저기 손으로 적은 메모가 빽빽한 자신의 책 'UFO 사례 연구집'이었다. 세 사람의 필체로 적힌 메모에는 책 내용에 관련해서 중력과 자기장을 이용해 어떻게 UFO가 비행하는 지에 대한 내용과 

Philadelphia Experiment에 관한 세부 내용, 그리고 스스로를 Jemi, Mr. A, Mr. B로 칭한 알수없는 인물들간의 대화 내용이 적혀있었다. 재섭 박사는 그 메모들이 자신이 쓴 것이 아니란 걸 확인해 준 이후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의문은 남았다. 이 메모들은 뭐고, 자신은 왜 ONR에 의해 조사를 받았는 지, ONR은 왜 이 메모들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지 모든게 의문투성이 였다. 

 

해군 연구원(ONR)은 이후 무슨 이유에선지 이 메모들만 따로 모아 인쇄본을 만들었다. 그리곤 100여부를 인쇄해서 해군의 주요 인사들에게 배포했다. ONR에서 풀려난 재섭 박사는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당한 후 그로부터 2년 후인 1959년 4월 20일, 자신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사건은 자살로 처리되었고 부검은 생략되었다. Jessup 박사의 사망이후 Philadelphia Experiment를 최초로 대중에 알린 알렌데란 인물은 두번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은둔에 관해 ONR이 암살했다는 주장도 있었고, 처음부터 거짓이었는 데 정부기관까지 개입하자 겁이나서 숨어버린 것이란 소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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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험은 1963년 Invisible Horizons라는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1978년 'Thin Air'라는 소설의 소재로도 차용되었고, 1979년엔 'The Philadelphia Experiment : Project Invisibility'라는 책으로 다시한번 세부 실험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The Philadelphia Experiment, Outpost, 100 Million BC같은 영화들에서도 이 실험을 인용했고, TV 시리즈 X 파일(시즌 2)의 19번째 에피소드로 방영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1년 10월 31일 Dark Matters : Twisted but True 라는 쇼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을 심층 보도하기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정부에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면서 미국 정부의 부담은 커져갔다. 사람들을 알고싶어했다. 진짜 공간이동에 성공했나 ? 물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나 ?

 

미국 정부(ONR)는 1996년 9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런 실험을 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 증거로 필라델피아에 기착한 적이 없음을 증명하는 엘드리지호의 항해 기록과 전투 기록을 공개했으며, 엘드리지호의 이전 승무원들 역시 1999년 4월 필라델피아 신문인 Inquirer지와의 인터뷰에서 Philadelphia Experiment는 근거없는 헛소리라고 밝혔다. 단, 미국정부는 고압 전류를 선체 주변에 흘려 군함의 자성을 제거함으로써 자기 어뢰나 자기 기뢰를 피하는 기술인 Degaussing(자성체) 실험을 보고 사람들이 오해한 것일 수 있다는 부연 설명을 내놓았다. 또 1950년대 USS Timmerman호에서 있었던 전기 방출 실험을 오인한 것일수도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사한 형태의 실험들이 있었음은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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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압 전류를 이용해 함선 및 잠수함의 자성을 제거하고 있는 Degaussing 장면)

 

이 논쟁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 실험이 사실이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고, 헛소리 하지 말라고 코웃음 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현존하는 기술로 공간이동이나 투명인간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고, 이미 수 차례 작은 물질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실험을 마쳤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주장이 맞는 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2차 대전 당시 이와 유사한 실험은 분명 있었다는 것이고 (Degaussing), 미 해군 정보원이 AllendeJessup 박사의 기록물을 조사하고 정리했으며, 특정 목적하에 인쇄본으로 출간까지 했다는 것이다. 현재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 할 어떤 객관적 증거도 남아있지 않다. 알렌데같이 실험을 목격했다는 사람과 자신을 엘드리지호의 승무원중 하나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구두 진술만 존재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이 Philadelphia Experiment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여전히 남아있는 몇 가지 의문들 때문이다. 정부가 극구 부인했던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맨하탄 프로젝트)가 실존했던 것처럼, 당시 상황상 아인슈타인과 테슬라의 과학적 논리를 입증할 실험이 실제 진행됐을 개연성이 충분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적의 레이더에서 사라지는 기술인 스텔스기가 개발된 것처럼, 이 실험의 군사적 가치는 충분히 높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Philadelphia Experiment는 분명히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음모론이다. 하지만 이 음모론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세상은 그 이전에 비해 만 배는 더 재밌어 질 것이다. 결국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간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이나 사이판으로의 공간이동이 가능하다는 짜릿한 기대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 실험이 실제 성공했기를 바라는 사람은 나 혼자 뿐일까 ?

 

 

참고자료

Varo edition(출간된 메모들) : http://cassiopaea.org/cass/Varo-Jessup.PdF

Quest for Truth :  http://www.stealthskater.com/Documents/Shelton_01.pdf

Office of Naval Research : http://www.onr.navy.mil/

 

관련 포스트 :

Parallel world는 존재할까 ? http://blog.naver.com/nicklim/50111527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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