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대나무숲과 흉가 1편

봉산의대가 작성일 12.08.22 2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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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ㅁㅁㅁㅁㅁㅎㅎ ?? 어떤 내용의 방송인대요? "

 

"음..ㅇㅇㅇㅇ처럼 무속인이 나오고 ..좀 무서운 방송인데 ㅎ 한번 나가보렴 ㅎㅎ "

 

" 아. 사장님. 저 무서운거 싫어하는데.. 그거 다 짜고하는거겠죠? 일단 전화는 받아볼께요. "

 

"그래. 조금만 기다려봐~ 곧 전화 갈꺼야."

 

 

 

잠시 후 작가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뭐 내용은

 

"짜고 치는건 아닌데. 그냥 나와서 게스트로 체험단만 하면 된다고... 무섭긴한데 옆에 진짜 무속인도 같이가고 처녀보살도 가니 걱정말라고... 옆에서 호응잘해주면 된다"

 

뭐 이런 내용이였다.

 

나는 솔직히 어렸을 때부터 그런걸 많이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느꼈기때문에 무서웠다.

 

일부러 내가 직접 제 발로 찾아가지않아도 되는데...

 

충분히 가위로 눌렸었고, 시도때도 없이 주위에 영혼이 있다는걸 느끼는 정도였으니까...

 

허나 그 적지않은 출연료가 날 유혹했다......................-_-

 

결국 난 출연료에 혹해서 출연하기로했고...

 

 

 

 

일주일 뒤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하고 오목교로 갔다.(방송국이 여기있다.)

 

길을 조금 헤메다 무사히 작가님을 만났고 차에 타고 피디님을 기다렸다.

 

나 말고도 연극배우를 한다는 예쁘장한 언니도 게스트로 나왔다.

 

게스트는 여자 둘이 나온다했다. 그런가보다 하고 별로 신경안썼다.

 

카메라 감독님이 쪼끔 늦으셔서 출발은 지연됬지만, 어쨌든 삼십분정도 기다린 뒤 출발했다.

 

 

 

 

 

역시 벤은 넓고 따뜻하고 좋았다.ㅋ

 

졸음이 왔다.

 

그때까지 난 천하 태평이였다.

 

워낙 사교성이 좋은 성격이라 처음엔 낯을 좀 가리고 말은 없지만, 곧 작가언니와 피디님, 게스트 소현언니(가명), 카메라감독님과 금방 얘기도 많이하고 친해졌다.

 

여자들 셋이모이면 그렇게 수다가 많아지지 않는가...

 

이것저것 얘기를 했다.

 

주 내용은 역시 방송의 내용답게 무속과 무서운 얘기였다.

 

난 안들으려서 일부러 노래를 듣고 피했다.

 

근데 소현언니가 하는말이... 자기 고모할머님께서 국가의 굿을 보는 무속인이셨다고...

 

국가의 굿,제사를 보는 사람이면 어느정도 인지 무속인의 능력이  대충 짐작되지않는가.

좀 듣고싶어졌다. 궁금했다.

 

그래서 나도 조금씩 소현언니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고 있었다.

 

 

 

 

 

고모 할머님이 말씀하시길 한대걸러 다음 세대에 신끼있는 애가 나오는데 그게 자신(소현언니)였다고...

 

고모할머님도 연극을 하라고 했고 언니도 연극이 좋아  연극을 한다고 했다.

(신끼있는 사람들은 연예인, 연극, 배우, 이런 일을 해야한다는 말이 많아요. )

 

그러면서 어렸을때 접신을 당했다는 얘기를 했다.

(접신이란 일반인에게 귀신이 들리는것을 말한다.)

 

무서워서 잘은 못들었지만 대충 내용은 이러했다.

 

하루는 고모할머니를 뵈러 갔는데, 어깨인가 자신에게 애기 귀신이 붙어있었다고...

제사를 하는 도중 잡귀가 흘러들어왔다고 했나?

 

어쨌든. 말도 못할만큼 음식욕심도 많았고, 자기 뜻대로 안되면 미친듯이 소리지르고 했단다.

 

어쨌든 고모할머님은 내보내야된다며 짧은 굿? 뭘했는데 그 귀신이 그 언니 몸을 빌려서 하는 말이

 

"싫어. 싫어. 안갈꺼야. 난 저 애몸에 있을래. 싫어. 안나가. 놔둬."

 

이렇게 말을 하더란다.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말을 하고 있더란다.

 

분명 정신은 있는데 내 안에 또다른 내가 있는것 처럼...

여튼 그 귀신은 잘 퇴치를 했다고 했던가?

 

잘 기억이안난다.

 

 

 

 

 

 

이래저래 얘기를 하고 얘기하다 지쳐 다들 잠깐 잠을 잤다.

 

 

잠을 깨도 도착한 곳은 눈이 많이 쌓인 시골 마을이였다. 서울엔 눈이 안왔었는데. 난 그곳에서 첫눈을 맞이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되게 어려보이는 어떤 언니가 왔는데, 처녀보살이라고했다.

 

나이는 26? 27?

 

여튼 게스트 소현언니랑 동갑. 내가 제일 어렸다.

 

처녀보살은 내려서 시골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며 이런 말을 했다.

 

" 별로 음기같은건 없는데? 이상하네. 마을이 뭐에 보호를 받는 듯? 

마을이 큰 돔안에 있는듯이 포근해. 햇빛도 따듯하고 음기가 없네. 외관상으로는 평화로운데... 뭐 일단 땅거미가 져봐야 알지~ "

 

그렇다. 내가봐도 너무나 한적하고 별거없어 보이는...

그렇지만 좀 허전한 느낌이드는 시골마을이였다.

 

 

 

일단 배가 고프니 따땃하게 백숙 한 마리로 뱃속을 가득 채웠다.

 

그렇다. 난 잘먹는다.

 

덕분에 처녀보살님에게 많은 칭찬도 받고 관심(?)을 받았다.ㅋㅋ

 

피디님도 굶고 다니냐며 날 걱정했다.

 

 

 

 

아닌데...

 

 

 

 

 

난 그저 작가언니와 소현이언니가 다못먹겠다고 해서 다먹어준것 뿐이란 말이다.

 

 

...

...

...

...

...

...

...

 

 

그렇게 재미있게 얘기를 하고 피디님은 마을을 좀 둘러보고 촬영할 만한 곳을 물색하러 가보겠다며 나가셨고,

 

우린 잠시 여기서 기다려도 되겠냐고 부탁드렸는데, 시골식당의 푸짐한 인심에 따땃하게 많이도 먹었는데 아랫목에 잠깐 쉬고가도 된다는 주인아주머니 덕에 시간이 좀 가는동안 잠깐 방석을 덮고 누워있을 수 있었다.

(난 따땃한 곳에 누워있는게 참 좋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피디님이 오셨다.

 

난 정말 놀러가는 기분으로 따라 나섰다

 

 

 

 

마을은 역시나 한적하기 그지 없었다.

 

 

 

일단 첫 번째 흉가부터 가자며 승용차 한 대가 지날 수 있는 폭이 좁은 도로를 따라 마을 입구에서부터 찬찬히 들어갔다.

 

한 10분쯤 걸었을까 .

 

도로 옆으로 도로는 등을 지고 넓은 들판을 바라보고 있는 집이보였다.

 

일단 저곳 부터 가보자는 말에 따라들어갔다.

 

 

 

 

정말 오랫동안 아무도 살지않았던 걸 증명하듯이 작은 비닐하우스의 비닐은 거의 뜯겨져 나가있었고,외양간은 무엇을 감추려고하는 듯 꽁꽁 파란비닐로 싸여있었다.

 

 

- 끼이익...................

 

 

오래된 나무 대문을 열자 듣기 싫은 소리가 났다.

 

안을 들어가보니 뭐 별거 없었다.

 

되게 아늑하고  □ 형 집이라 마당 한가운데는 햇빛을 듬뿍 받아 춥지도 않았다.

 

처녀보살이 말했다.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가 반겨주듯이 참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고...

 

 

근데 난 어딘가 모르게 좀 허전하고 서늘했다.

 

그렇게 찬찬히 둘러본 뒤 처녀보살이 하는 말이...

 

'여기 왠 여자가 있는데 농약을 먹고 죽었지만, 아직도 여기에 산다는 듯 열심히 뭔가를 한다고...'

 

모르겠다. 난 무속인이 아니니깐 그냥 듣고 있었는데 농약. 그 단어가 참 소름끼쳤다.

 

 

그리고 두 번째 집으로 갔다.

 

그 집 또한 □형이였는데 그 집 뒤론 대나무숲이 있었다.

 

처녀보살이 말하길...

 

'대나무가 껴있는 집은 오래된 영혼이 같이 산다고했다.'

 

 

그리고 딱 그 집으로 들어가려고 입구의 오래된... 먼지쌓인 시멘트를 밟는 순간.

 

 

발뒤꿈지부터 아킬레스건 종아리 척추 뒷목 그리고 머리끝으로 쫙 소름이 돋았다.

 

순간이였지만 털이 쭈뼛쭈뼛 설 정도였다.

 

왠지 모르게 정말 왠지는 몰랐지만 이 집은 건들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끝없이 돌았다

 

 

그리고 웃긴건..ㅎ

 

나만 느낀게아니고 모두 약간의 음산함를 느꼈다.

 

미약하지만 조금씩이라도 모두 느꼈다.

 

처녀보살이 얘기했다.

여기 왠지 장난이아니라고...

 

안채 사랑방 뒤로는 바로 대나무숲이 보였다.

 

처녀보살은 그 곳 어딘가를 한참 응시했다.

 

왠 남자가... 왜 왔냐며...나가라는 식으로 말하더란다.

 

소름끼쳤다. 싫었다. 그저 빨리 나가고 싶었다.

 

 

 

 

 

근데 피디가 말하길, 여기서 땅거미가 질때까지 있자고...

 

여기서 제사를 지내자는 거였다.

 

천뭐시기..였는데 영혼을 편안히 하늘로 올려주는 제사였다.

 

난 싫었다. 정말 진심으로 싫었다.

 

처녀보살도 고민을 하다가 아니라고 차에서 기다리자 했다.

 

 

우리는 차로 갔고, 이후에 세 군대 정도 들렀지만 두 번째 집만큼 큰 느낌을 받은 곳이 없다면서 가지않았다.

 

그래서 촬영할 곳을 첫 번째집과 두 번째집으로 정하고 다시 그 쪽으로 갔다.

 

 

 

첫 번째집과 두 번째집은 100m가량 떨어져 있었고, 그 중간에서 기다리기로했다.

 

 

다들 마을이 생각보다 커서 돌아다니고,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와서 피곤했는지 거의 대부분 잠깐의 낮잠을 청했다.

 

나도 한참잤다.

 

 

 

 

잠깐 자고 부산스러움에 깨어났다.

 

 

 

 

근데 깨어나서 마을 경치를 봤는데...

 

분명.......

 

분명히 낮부터 노을이 질부렵까진 포근했던 마을이 너무 음산했다.

 

은삼한 걸 떠나서 푸르스름한 하늘 빼고는 마을의 바닥에 검은 안개가 자욱하게 낀 듯.

 

들판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내 앞으로 2m이후로는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처녀보살은 머리가 아픔을 계속 호소했다.

 

 

"아. 장난 아니다. 여기 정말 장난 아니야. 머리가 쪼금씩 아프더니. 아. 지금 장난 아니다. 막 날 짖눌러, 미치겠다. 얘네. 장난아니야. 여기 호락호락한 곳이 아닌것 같에. 잘못왔어. 오늘 조심해야겠다. "

 

 

난 정말 두려웠다.

 

나는 아직 머리는 안아팠는데 어깨가 자꾸 눌림을 받았다.

 

두 번째집을 갔다와서부터..

 

 

 

계속.....

 

 

근데 소현이언니도 그렇다는거였다.

 

 

아. 정말 가기 싫었지만 안갈 수도없고...

 

진짜 두 눈 딱감고 아무일 없을꺼라고 마음을 가다듬고 우린 첫 번째 집으로 출발했다.

 

 

 

 

 

 

근데 첫 번째집을 보는 순간. 난 진짜 경악했다.

 

 

 

그 집앞을 똑바로 보지 못할 정도로 완전한 흉가처럼 보였고, 아까의 포근함은 없고, 뭔가 거대한 흉가가 우릴 삼킬듯이 노려보고 있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기 때문이다.

 

 

난 소현이 언니의 왼팔에 달라붙어서 그 집을 쳐다보질 못했다.

 

누가 뒤에서 목을 짖누르듯. 난 쳐다 볼 수가 없었다

 

 

그때 처녀보살이 말했다.

 

 

"와~ 여기 정말 아니야. 한 순간 배신을 당한 느낌이랄까? 아깐 그렇게 따뜻했던 집이 음산한 걸 떠나서 소름이 쫙끼치고,  아. 너무 시끄러워. 머리가 너무 아파. 장난아니다. 말로 표현을 못하겠어.

 

어머. 어머어머. 쟤 좀 봐. 와........장난아니네.ㅎ

 

저 나무 대문 조금 열린 틈 있지?

 

그 사이로 어떤 여자애가 죽일 듯이 우릴 처다보내.

 

입은 가스가 찬듯이 앙다물고 부풀어 올랐어. 눈이 정말 크다. 살기까지 느껴지네. "


출처; 미상 

글씬이; 얼짱 이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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