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랑 얼마나 친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눌렸었지요 ... 특히 터가 좋지 않은 집에서
살때는 더욱 심했었구요 ..
저는 타지역에서 와서 원룸에서 자취생활을
했었는데 제 기가 약해서 인지 가위에 정말
쉽게 잘 걸렸었었요 ... 그중 여러 수십가지가
있지만 한가지만 적어 보도록 할게요 ...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옵니다 ...
밤이 깊고 주위엔 여전히 고요한 정적만이
감도는 그런 느낌의 밤입니다 ...
그때 저의 원룸 집에는 컴퓨터도 없었고
티비 또한 없었습니다 ...
전기가 들어올수 있었던 것은 유일하게
냉장고와 안방의 형광등 .. 화장실의 작은
전등이 다였습니다 ...
집에만 들어오면 그 어떤것과도 소통할수
없었던 저는 자연스럽게 독서하는 습관이
생겼고 정막한 집안의 분위기에 애써 적응할려고 담담하게 깊은 밤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간절히 빌고 있었지요 ...
그러다가 책을 읽고 핸드폰을 만지작 ...
당연 그때 그당시에는 스마튼 폰이 아니었
습니다 ... 그냥 인터넷 들어가서 단순 검색
이나 서비스만 이용할수 있었던 그런 핸드폰
이었습니다 ... 그렇게 핸드폰으로 제공해 주는
무료 영화감상을 한몇시간 누워서 보고 있으면
피곤에 지쳐 잠이 스물스물 ... 그분과 같이
밀려 오기 시작합니다 ...
저는 가위 때문에 무서워서 항상 화장실 문을
열어 놓고 그 작은 화장실 불만 켜놓은체 잠이
들곤 했었지요 ... 그 주황색의 영롱한 화장실
불빛이 아주 부드렇고 따스하게 제 눈동자를
비추고 있을즈음 ... 저는 짧지만 아주 깊은
수면에 빠집니다 ... 레드썬 처럼 말이죠 ..
하지만 깊은 수면에 빠진 저는 직감적으로 알수
있었습니다 ... 아 또 그분이 오는구나하아 ...
올거면 어서와 ... 나도 자고 씻고 일가고
할려면 시간 없으니까 .. 이러면서 말이죠
분명히 자고 있었는데 말이죠 ...
또 잠에서 일어났습니다 ... 그놈의 가위 땜시
길고 편안한 잠은 저에게 사치였습니다 ..
언제나 그랬듯이 항상 저를 찾아오던 ...
그 남자가 그날도 어김없이 저희집에 방문
했더군요 ... 아흥 .. 그닥이 무섭지도 놀라지도
않았어요 .. 또 왔셩?? ㅜㅜ 어서와~ 이정도??
그남자는 한몇번 저를 찾아온 적이 있었기에
아주 친숙했었지요 ... 솔직히 그와 저의 사이는
그닥 나쁘지 않았어요 ... 유일하게 그 남자는
저를 편하게 해주고 무섭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좀 특별하게 이뻐해 주었지요 ...
꼭 비밀스럽게 연애하는 연인사이처럼 ...
저 말이 꼭 맞을거 같군요 ... 아 여기서
잠깐만요 오해하지 마시길 ... ㅡ_ㅡ 저는 변태도
아니고 사랑에 고파하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전 남친도 있었고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니
까요 ... 제가 정신병이 있어서 저런 현상들이
자꾸 일어나나 ... 아님 심적으로 무언가가
부족해서 저러나 온갖 발상 상상 탐색 고민
조사를 다 해봐도 아닌거 같았습니다 ...
도저히 말이죠 ... 저는 활발 그 자체였으니까요
항상 긍정적이였었고 작은 행복에 감사해했고
허영심과 욕심 ... 사치도 없었습니다 ..
근데 왜 저에게만 가위님이 찾아 와서 잠도
못자게하고 옆에서 생쇼를 하고 지랄을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친구랑 같이 집에서 자도
항상 저만 ... 친구 집에 가서 자도 항상 저만 ..
낮에도 가위 밤에도 가위 아침에도 가위 ...
눈만 감고 자면 가위 !!! 딴건 없어 무조건
가위 !!! 온니 너뿐이야~!!! 가위 너~
ㅡㅡ 죄송합니다 갑자기 흥분해서 ...
이야기가 또 이상하게 흘러 갔군요
죄송해요 굽신굽신~ ㅜㅜ
암튼 그 남자는 임자도 있는 저에게 매일밤
찾아와 남친보다 더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키스를 해주고 ㅡㅡ 그냥 그렇게 왔다가
가기를 반복했었습니다 ... 참 이상하죠 ...
제가 그것을 유독 밝히는 여인도 아니었어요
ㅜㅜ 여기서 남친이 있었다는게 핵심 포인트
이겠지요 ... 애정결핍그런것도 전혀 없었구요
남친말고는 딴남자 상상도 하지 않았을 정도로
남친을 엄청 사랑했고 좋아했습니다 ...
하지만 저에겐 ... 아주 오래전부터 여자보다는
남자가 많이 찾아와 모습을 보였습니다 ...
이상한 그짓은 ... ㅜㅜ 기본이었죠 .. 에헴~
그래서 그 남자는 .. 꼭 실제 사람인것 마냥
느낌은 참 좋은 남자였었습니다 ... 다만
저 뒤에서 안고 있는 손은 엄청 차가웠었지만요
휴 ... 이 남자랑은 키스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다는 점 먼저 참고해 주시고
글을 계속 이어갈게요 ㅜㅜ
그 남자는 저에게 자기가 왔다는 신호를
간단하게 하고는 저희집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었습니다 ...
저는 당연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지요 ...
살짝 눈을 떠보았지만 희미하게 달빛에
비춰진 고요한 방안의 푼경뿐이었고요 ..
열어 놓은 화장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샤워기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소리뿐이
안들렸습니다 ... 그남자는 뜬금없이 샤워를
하고 있었습니다 ... ㅡㅡ 그땐좀 약간 황당
하기도 했었고 화장기 없는 나의 귀신보다
더 무서운 페이스에도 저렇게 날 좋아하고
사랑해 줄수 있을까란 ... 그 짧은 시간에
현실에 가까운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 나참
암튼 얼마 안있어서 화장실 문을 열고 샤워를
다했는지 구석구석이 씻고 남자가 나왔습니다 ...
저는 여시같이 미소를 지으며 자는척을 했었
지요 ... ㅡㅡ 그 남자는 정말 순수하고 착했
었던거 같았요 ... 이제와서 떠올려 보면요 ..
옷을 홀딱 벗고 나체로 물기를 머금은 체
뒤돌아 누운 제 옆으로 와서 눕더군요 ...
살포시 누워서는 차가운 손으로 ...
슬림을 입은 저의 어깨를 만졌습니다 ..
솔직히 좀 약간은 무섭고 소름 돋았지만
애써 그를 받아 주기로 했습니다 ..
그는 저를 좋아하는걸 알고 있었지만 그 이상의
이상 행동은 하지 않았었기에 그때의 저는
그를 확실하게 믿고 있었던거 같습니다 ...
온몸에 차가운 물기가 촉촉하게 맺혀 있었구요
맨살에 닿은 그의 나체 느낌은 ... 그 촉감은
아직도 잊을수 없습니다 ..
옛남친은 잊어도 그날 밤의 그는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는군요 ...
어쩌면 남친보다 나를 더 잘알고 따스했어요
항상 날 찾아와 날 정말 이뻐하고 좋아해
주는 그런 감정 이요 ... 누눈가 날 싫어하고
좋아하는 그럼 확실한 구분의 감정들 ...
어린아이나 동물이나 누가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는지 눈이 아닌 가슴으로 다 느끼고
알잖아요 ... 그런것 같이 저또한 그런걸 그에게
느꼈었고 서로는 서로를 친구이며 또 한편으론
연인 사이같이 여겼습니다 ...
그렇게 저는 눈을 지그시 감고 그와 제법
긴 키스 시간을 가졌습니다 ...
그러던중 몇마디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 아마도 그게 그와의
마지막 이야기라서 아직도 희미하게 나마 기억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나: 축축한데 물기좀 잘 닦고 오지 ...
남자: 안돼 ... 그럴시간없어 ..
나: ???
남자: . . .
나: 왱??
남자: 이제 가봐야 해 ...
뭐 솔직히 가봐야 한다는 남자의 말에 ..
더이상 질문도 답도 할수 없었습니다 ...
가봐야 한다는데 제가 붙잡는다고 될일도아니고
그렇게 저와 그 남자는 몇분간 아무말도 오가지
않았고 침대에서 일어선 그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이미 어느샌가 신발장 앞까지
가있었습니다 ... 그때부터 저는 또다시 깊은잠이
갑자기 밀려 오기 시작해고 몽롱해진 정신과
희미하고 흐릿한 시야를 똑바로 가누지 못한체
서서히 감은 눈은 곧장 깊은 잠에 빠질 기세였죠
하지만 그가 뭐라했는지 저또한 뭐라 했는지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
남자: 나 이제 갈거야 ...
나: ㅇㅇ
남자: 니옆에 쭉 있고 싶은데 이제 앞으로
못올거 같아 .. 미안해
나: 왱? ...
남자: ...
그 말이 마지막이였어요 ...
그렇게 말한후 그는 저희집 현관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 저또한 그와의 이별을 준비
하고 있었던거 같아요 ...
근데 좀 그런거 있잖아요 ... 속이 시원해야
하는게 정상 이었지만 그냥 좀 .. 큰여운이
남았었던거 같아요 ...
그후로 그는 더이상 저를 찾아 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제 어디로 갔을까요 ..?
아마 더 좋은 곳으로 갔을거라고 믿고싶어요
암튼 긴글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 정말 감사
하구요 좀 시시하고 그닥 무섭지도 않았지만
제가 그토록 지겹게 겪은 가위 실화들 중에
유일하게 인상이 깊어서 글써보앗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