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나때문에

가무연 작성일 12.09.24 22: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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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2때 일이니 벌써 10년전 일이지만 아직 난 생생해

형이 중2때는 너희들이 빅뱅 스타일에 열광하듯이 쪽팔리지만 뾰족구두에 바지통 줄여서 

쌕하나 옆구리에 떡 끼고 머리는 짧게 자르고 깍두기처럼 하고 다니던게 유행이었어.

하지만 우리 아버지가 상당히 엄하고 무서우신 분이거든, 쉽게 말해 젊으셨을때 풍류(?)를

알던 분이셨지. 그래서인지 유독 내 옷차림과 어울려다니는 친구들에 민감 하셨어,

아마 당신의 길을 밟지 않기위해 심하게 그러셨는지 몰라. 

하지만 나는 몰래 예를들어 옷을 단정하게 입고가서 기차역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곤 했어 

이제 이야기에 핵심인데 


우리집이 정원있고 별채가 하나있는 주택이었어. 별채에는 젊은 아저씨가 세들어 사셨는데,

그냥 보기에도 좀 음산한 방이었어. 거기 사는 아저씨도 밝지 않았지. 

한 2년 사시더니 하던일이 망했다며 나가셔서 그 방을 다른 사람 세를 줄까 어쩔까 하다가 

내가 고등학교 갈 시점이 되니 공부방을 만들어 주신다는거야. 엄청 기뻤지 

한 이틀 도배도 하고 가구도 새로 놓고 침대도 놓고, 겉에서 보기엔 역시 음산한 방이었지만

안에 들어가면 깨끗한 공부방이었어. 

내가 사실 쪽팔리지만 혼자서 잠을 잘 못자. 불 끄면 이상하게 잠도 안오고 예민해지더라고 

하지만 어쩌겠어 날 위해 만들어주신 공부방인데, 무섭다고 거기서 안자면 되겠어? 그래서 

무섭지만 눈 꼭 감고 잤었지,, 하루 이틀 자니 잘만 하더라고. 

근데 5일째 되는날 내가 항상 그 당시 라디오를 켜고 슬립타입을 맞춰놓고 라디오를 듣다가 잤거든

그 날도 변함없이 그렇게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무슨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래서 난 '라디오가 아직 안꺼졌나..?' 하고 눈을 떴는데,, 가위가 눌린거야 

시계 초침바늘 돌아가는 소리가 "똑!! 딲!! " 하면서 엄청 크게 들리고 

어디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고,,., 와 진짜 사람 죽겠더라고 

막 머리를 뒤척대는데.,. 내가 무릎을 올리고 자거든 다리를 쭉펴고 자면 허리가 아파서 

근데 무릎에 검은 한복 소맷자락 사이로 창백하고 기다란 손가락이 날 누르고 있었어 

그래서 눈을들어 천장을 보니 저승사자라고 해야하나?? 눈동자만 존내 크고 씨익 웃는데 

입이 니미 귀까지 찢어지더라고.. 더는 못보겠어서 눈 딱 감고 손가락부터 움직이면서 

젖먹던 힘 다해서 팔을 드니깐 딱 풀리더라고 가위가 .. 

워머 그래서 정원 맨발로 뛰어가서 거실에서 잤지.. 


그 후로 그 방을 잘 안갔어 .

도저히 못자겠더라고,. 그냥 창고 겸 쓰는 방이 된거야.. 



하이라이트는 말이지.. 

내가 그 아버지가 싫어 하시는 뾰족구두 말이야. 그걸 지하상가에서 샀거든 

근데 신발장에 넣어두면 혼나잖아.. 그래서 그 안쓰는 방 침대 밑에다가 숨겨뒀어

그래서 몰래 꺼내 신고가고 그랬는데

아버지가 어머니랑 사이가 안좋으셔서 잠을 그 별채에서 어느날부터 주무시더라고 

그것도 한 5일 되었을거야.. 


새벽 4시 쯤일거야.. 자고 있는데 집 문을 누가 엄청 두드리는거야.. 대문말고 별채랑 본채가 잇는데

본채 문은 미닫이 유리문이거든.. 근데 유리가 박살 나라며 막 두드리는거야.. 

자다가 벌떡 꺠서 조심스레 나가봤더니 

왠걸 아버지가 맨발차림으로 막 문열라고 소리 지르시면서 얼굴은 화가 잔뜩 나신 상태로 그러시네.. 

근데 한손에는 내 그 뾰족구두가 들어 있는거야.. 

속으로 

' 아.. c발 도ㅛ됐다.. 구두 들켰네... 근데..? 이 새벽에 침대 밑을 뒤져서 지금 구두때문에 이러시는건

아니지 않나..?' 

하고 생각하며 문을 열어 드렸지.. 


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날 ㅁㅣ친듯이 소름돋게 했어.. 

우리 가족 모두 깜짝 놀랐지.. 내가 그 전부터 저 방 진짜 이상하다고 했었는데 신경 안 쓰셨었거든..


뭐라시냐면.. 


아버지가 티비를 밤새 보시다가 잠이 드셨는데.. 그 침대 옆에 2인용 쇼파가 하나 있어,, 

근데 주무시다가 막 발 구르는 소리 있지? 학교 복도에서 애들 뛰 댕기는 소리..

뭐 그런 소리가 들리길래 눈을 떠서 딱 봤더니 

쇼파에 앉아서 어떤 ㅁㅣ친놈이 존나 웃으면서 발도 없는데 발을 동동 구르더래 

그 무서운 아버지도 깜짝 놀라서 ..다시 정신 차리고 봤더니 아무도 없고 .


번뜩 떠오르는 생각이.. 뭐 예전에 어르신들이 문지방 밟지 마라, 밤에 휘파람 불지마라.. 고 하셨던

터부시 되던 뭐 그런 행동 있잖아.. 

근데 그것중에 잠자리 밑에 신발이나 쇠붙이 놓지 말라는게 있었다네? 그래서 침대밑을 딱 봤더니 

내 뾰족구두가 있던거지.. 그래서 그 새벽에 그걸 들고 오셔서

엄청 흥분하시면서 어떤 새끼가 잠자리밑에 신발 넣어두냐고.. 그러셨었어..


아.,. 나 진짜 이글 쓰면서도 엄청 소름 끼친다.. 


긴 얘기 읽어줘서 고마워 끝이 얼렁뚱땅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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