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런글 쓰는게 달갑지는 않지만
이제 이것도 지난일이라 이렇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M대를 다니고 있었고 이건 내 친구놈과 내가 겪은 이상한 경험에 관한 이야기...
때는 2009년도 2월경, 대학교 기숙사 명단에 나는 있었고 친구놈은 없었어
기숙사에서 살 수가 없으니 어떻게해. 무조건 자취방을 찾았어야했지
근데 다들알겠지만 3월에 학기 시작하기때문에 2월쯤 되면 방이 다 나가있거나
어지간한 방이 없거든.... 근데 친구는 당연히 기숙사가 될줄 알고 자취방을 알아보지도 않은 상태였고
나는 그 친구를 그냥 두기가 뭐해서 같이 자취방을 알아보기로 했어
학교 근처 자취방은 다 올킬이였고 버스를 타고 대학가를 제법 나가도 자취방을 찾기힘들었는데
부동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음. 몇일전에는 분명 방이 다나가서 소개를 못해주겠다는 부동산이였는데
학기 시작도 별로 안남았는데 방이 생겼다는 말에 의아하긴했지만 찬밥더운밥 가릴처지가 아니였기 때문에
존나 좋군하면서 자취방소개를 받으러 갔어
자취방은 지하원룸이였는데 위로는 가게들이 있는 그런 건물이였어
화장실도 딸려있고.. 햇빛이 안든다는거 빼고는 전반적으로 양호했지
습한 기운이 느껴지긴 했는데 지하라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넘겼어
친구놈은 봉잡았다 하면서 계약을 했고... 부동산 업자 말로는 집안에 사정이 생겨서
전입자가 방을 뺀 상태였다내? 부랴부랴 그날 박스 3개 분량정도의 짐을 옮기고 나니
마땅히 할 일이 없었어 (책상, 가구, 화장실 청소같은건 다 되있더라고)
그래서? 할일이 없는날에는 무엇을 하는것이 옳으냐...해서 둘이서 진탕 술을 마시기 시작했지
운이 좋다뭐다 하면서 둘이서 소주병 나발을 불었고
술을 너무 많이마셔서 더이상 마실수가 없어지니까 슬슬 잠이오대?
그래서 쳐잤징 ㅋ
근데 일은 그 다음부터 터졌어. 그날 밤에
술마시면 꿈도 안꾸고 자는 내가 어느 순간 의식이 들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친구방인데, 느낌이 묘하더라고.
나는 친구 원룸의 어느 한 벽면을 보고 있었는데 몸이 안움직이는거야
'아..이거 꿈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걸 뭐라더라 자각몽? 그런거 난 처음이였거든
와 신기하다 신기하다 이러고 있는데 어디서 '똑똑똑'하는 노크소리가 들리는데
분명이 문쪽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고 마치 손으로 벽을 두드리는 소리 비슷한게 들리는데
그 소리가 벽쪽에서 들리는거야
'벽에서 나는 소리 맞는데..'하는 생각이 드는순간 벽이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잠에서 깨버렸지
정신을 차리고 나가보니 해는 중천이고 친구놈은 아직 퍼자고 있더라고
술때문에 머리는 개아픈데, 순간 꿈내용이 생각나면서 내가 시선을 보낸곳이
방의 그 벽면......자세히 보려고 했지만 꿈이 생각나서 기분이 나쁘더라고
친구놈을 흔들어 깨우고 미리사둔 라면으로 해장을 하는데
"아..시 이상한 꿈꿧네" 하면서 친구가 머리를 벅벅 긁는거야
순간 기분이 이상하면서 무슨꿈이냐고 물어볼려다가... 그냥 가만히 있었어
"아 마자 저 벽" 하면서 친구가 일어나서 벽쪽으로 걸어가는데
그순간에 내가 친구 바지가랑이를 잡고
"야 호진아 일단 나가자"라고하면서 친구놈을 끌고 나갔어
그러고 나서 밖에 나간다음에
"야 호진아 나도 그꿈을 꿧거든?"
"뭔꿈??"
"내가 벽앞에 서있고 벽이 튀어 나오는꿈"
".....ㅋ.새끼 내가 지금 방구했다고 배아파서 니 구라치는거지?"
"니 나한테 꿈 내용까진 말한적 없잖아. 이상한 꿈 꿧다고만 했지"
이렇게 말하니까 쌔해지면서
"어...맞네...니도 그럼..?"
둘이서 같은 내용의 꿈을 꾼다는건 충분히 이상한 일이잖아?
그것도 거의 같은꿈을....근데 친구놈은 애써 의연한 척을 하는데
아마 방을 어렵게 구했고..여태동안 내가 방 구해준게 미안해서 그랬는지도 모르는데
암튼 별거 아니라고 그냥 살면된다고 그렇게 말을 하고 살려고 그러더라
"야 그러지말고 다른방 찾자"
"야. 나 지금 여기서 이방 나가면 길거리에서 자야되 새꺄
됐어 꿈하나 꾼거가지고 이럴필요 없잖아 안그래? 내가 잡아먹혔냐 니가 잡아먹혔냐?"
솔직히 할말은 없는데 워낙 내가 미신같은거에 관심이 많아서 그랬는지도 몰라
본인한테는 말도 안되는거지. 학교근처에 그만한 집 찾는게 쉬운일 아니니까
그러고 그 바로 다음날... 나는 피시방에서 밤늦게 게임을 하고 있는데
친구한테 전화가 오더라고
"엉 왜 나지금 바쁜뎅"
"피방이가?"
"엉엉ㅇㅇㅇㅇㅇ"
"어디서자게?"
"니집가서 잘라고했는데 ㅋㅋㅋㅋ"
"미 친놈 ㅋㅋㅋㅋ 나오늘 피곤해서 일찍 잘거니까 올라믄 1시까지 먹을거 사들고 온나 ㅋㅋㅋ"
"ㅋㅋㅋ알씀" 하고 전화를 끊고 게임에 열중하다보니
시계를 보는데 어느새 1시반이더라고
근데 호진이 임마는 절대로 약속한거 안지키면 연락이 오든 뭘 하는놈인데
'분명 한시까지 오랬는데...'하면서 불길한 생각이 들더라.
카운터에서 허겁지겁 돈계산을 하고 친구 원룸으로 뛰어가면서
핸드폰을 때리는데 계속 안받고...
속으로 씨 발 이거 뭐 잘못됬다 하면서 한 10분을 내리 달려서 호진이네 원룸에 도착했는데
문이 열려있더라고
방에 드가니까 이게 무슨....
호진이가 숨을 못쉬어가지고 캑캑대면서 바닥에 나뒹굴고 있더라고
근데 임마는 원래부터 천식이 심해서 그런식의 호흡경련을 일으키는걸 나도 종종 봐왔었거든?
그래서 그거 보자마자 서랍 다뒤져가면서 흡입기?를 물려주고 연신 눌러주니까
그때서야 숨을 좀 쉬더라....
"야 미 친놈아 니는 환자면 이거를 주머니에 넣고 있던가 해야지!!"
그러면 안됬는데 너무 놀랐다가 안정이되니까 화가 나더라고...
근데 호진이가 하는말이 자기는 천식이 심한편이긴 해도 이런적은 처음이란거야
보통 아무리 심해도 빨대로 숨쉬는 정도의 느낌?정도였는데
이렇게 숨이 막혀서 죽을뻔한건 처음이라는거지. 그리고 선천성 천식이란게
나이먹으면서 점점 나아지는 질환인데, 자기는 어릴때도 이것보다 절대로 심한적이 없었다는 거야.
아무튼 내가 온 상태였고 친구도 상태가 많이 호전된 상태였고
지치니까 빨리 자고 싶어서 이분대충 깔고 누워서잠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또 그꿈을 꾸는거야
나는 여전히 그 벽앞에서 서있고...몸은 안움직이고...
'이건 이상하다. 빨리 이집 나가자고 호진이한테 말해야겠다' 라고 생각한 순간
'나가지마'
!!....
벽쪽에서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런데 여전히 꿈은 깨지도 않고
나는 너무 무서워서 '씨 발..씨 발..'거리고만 있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고개가 움직이기 시작해서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됬는데
순간 바닥을 보니까 호진이가 또 컥컥거리면서 숨을 못쉬고 있더라고
'김호진이! 빨리 약해! 약하라고 빨리!' 라고 하면서 정신이 버뜩 들어서 깨더라
"야 호진아 지금 당장...!" 호진이 흔들어 깨우면서 지금당장 나가자고
말할려는 찰나에...꿈내용이 생각나면서, 마치 친구 목숨으로 꿈한테 협박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온몸에 소름이 끼치더라. 아무말도 못하겠고.....
임마는 그제야 막 잠에서 깨서 비몽사몽하고 있고
순간 또 그 벽이 눈에 들어왔어
그래서 벽을 찬찬히 살펴보는데 뭔가 이상한거야
마치 원래는 벽이 아닌데 인위적으로 메워논 듯한 느낌?
"야 호진아 옷챙겨 입어바 어디좀 가야겠다"
그러고 나서 바로 향한곳이 우리 방 소개시켜준 부동산...
그방이 어떻게 해서 나왔냐고 묻자
그 부동산 사장은 자기한테 건물주가 연락이 왔고
자기는 그거 이상은 모른다고
그래서 내가
"그럼 전입자 전화번호라도 알려주세요"
라고 해서 전입자 전화번호를 얻었고 전화를 하니까
그사람은 같은 대학교 여학생이였는데 자기도 그런 꿈을 꿧다고 하면서
기분이 너무 나빠서 나왔다고 하는거야
"그 집 나가고나서 무슨일 없었나요?"
"예? 아무일도 없었는데요. 오히려 빨리 나온게 다행이죠"
이상하더라고. 나는 분명 두번째 꿈에서
내가 호진이를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호진이가 숨이 막혀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봤고
그 상황때문에 협박을 받고있다는, 아니면 이대로 나가면 뭔가 후환이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작 전입자는 아무일도 없었다는게 진짜 이상했어
나는 다시 부동산에 찾아갔고 이번에는 건물주 연락처를 받는데 성공했어
바로 전화를 걸었고. 지하원룸에 사는 학생의 친구라고 말하니까 할말이 뭐냐면서
마치 내가 뭘 말하길 기다린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 벽....."...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들은 얘기는 충격적이였어
1년전에 그 집에 어떤 학생이 살고 있었는데 라디에이터(증발식온방기구)가 터지면서
그 방안에서 질식사 했다는 거였음. 사고사로 처리됬고
건물주는 불길한 생각에 그 라디에이터와 학생이 숨져있던 자리까지 시멘트로 메꿔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우리는 그날밤에 술을 사들고 가서 조촐하게 그 벽앞에서 제사 비슷한걸 올렸어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고, 그냥 안타까운 마음에 그렇게 상을 올렸지
원래 사고사라는게 다 그렇다더라고 검사기간이 길어지면서 사건자체는 수면밑으로 잠겼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아는 사람은 더 적어진거였지
확신은 없었지만,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사를 지냈고 좋은데 가십시요 하고 상을마쳤어
그날 밤도 잠이 들었어.
그런데 더이상 꿈은꾸지 않았고 우리는 다음날 바로 짐을 정리하고 그 집을 나왔어
-----------------------------------------------------------------------------------------------------
모두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어
동시에 두사람이 같은 내용의 꿈을 꿧고
하필이면 그 벽이 나오는 꿈을 두번이나 꿧고
하필이면 그집에서 호진이가 심한 호흡경련을 일으킨걸 수도 있고
운나쁘게 우리가 그 집에 잘못들어간걸 수도 있고
같은 꿈을 세번연속 꿀 확률은 턱없이 낮으니, 제사를 지냈다고 해서 그 꿈을 꾸지 않게됬다는 보증도 없어
여전히 나는 그 대학을 다니고 있고 얼마전에 그 지하 원룸에서 나오는 사람한테 웃으면서
요즘 무슨일 없죠? 라고 했더니 그 사람이 이상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면서 누구세요 라고 한게 묘하게 뿌듯했다면 뿌듯했지.ㅋㅋ
집잘사 ㅋ 죶되는수가 있으니까 ㅋㅋ
가무연의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