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 요괴에 대한 기억

개새킹 작성일 13.01.31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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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때는 마을과는 한참 떨어진 산중턱에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었음. 너무 산속 깊은곳에 위치해 있어서 등산객은 커녕

사람 구경조차 힘들었음. 게다가 숲이 울창해서 햇빛 들어오는곳이 별로 없어서

이끼가 끼지 않은 돌은 없었고 할머니가 풀을 베어서 만들어 놓은 길은 일주일반에

풀로 채워져 사라져 버릴 정도였음.

 

그러니까... 내가 요괴를 처음 봤을때가 이쪽에 살게 된지 일주일 지나서임.

할머니가 매일 소 밥줄려고 풀베러 다니시는데 맨날 집에만 쳐박혀 있으니깐

심심해서 할머니랑 얘기나 나눌겸 해서 풀숲길을 따라 걷고 있었음.

그러다가 왼쪽 풀숲에서 뭔가가 돌아 다니는거임.

초딩때 솟아나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풀숲을 이잡듯이 뒤졌음.

그런데 이놈이 토끼새끼보다 더 빨름. 뭐가 돌아 다니는지 파악조차 못하는데

그게 더 사람 오기를 생기게 만들더라.

그렇게 한 2시간은 이리저리 숨박꼴질 한것 같음. 이리 숨었다 저리 숨었다.

그러다가 내가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으니깐 그제서야 이놈이

나 약올리려는지 내앞에 모습을 드러냈음.

그런데 보자마자 내눈을 의심했는데 데굴데굴 굴러오는게...

그러니깐 동물도 아니고 곤충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였음.

그냥 "달걀"의 모습을 하고 있었음. 크기는 축구공만한...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달걀이였음.

깜놀하면서 내가 박차고 일어나서 바로 덤벼들었는데

바로 공처럼 데굴데굴 굴러서 빛의 속도로 풀숲으로 사라짐.....

초딩때라 별 생각은 안나고 허탈하기만 했음...

할머니에게 얘기해보니 잘은 기억나진 않지만 네게 해를 끼치는게 아니니깐

쫓거나 잡지 말라고 경고해주심..

 

두번째 본 요괴를 봤던곳은 집이였음.

집에 아주 오래된 족제비 박제가 하나 있었는데 할머니 말씀으로는 10년 더됐다 하심...

그러다가 썩는거 같아서 할머니가 갖다 버림....

그 후 며칠뒤 방에서 그냥 뒹굴 뒹굴 하면서 놀고 있는데

누군가가 방문을 똑똑하고 두드리는거임.

그런데 사람 손으로 똑똑하는게 아니라 똑같은 딱딱한 물건이 방문이랑 부딫치는 소리가 났음.

방문을 활짝 열었는데 뭔가가 방문에 부딫쳐서 데굴데굴 굴러가는거임.

뭐야 하면서 굴러간 것을 보니깐 얼마전에 할머니가 버린 야구방망이 들고 있는 족제비 박제였음.

상황파악도 안되고 있을때 이놈이 공중에 둥둥 뜨더니 또 내방으로 날아옴.

전에 봤던 달걀처럼 빠른녀석이 아니라서 손쉽게 잡았는데 그 뒤로 움직이지가 않음.

별로 버릴 생각이 안들어서 집에 그냥 놔뒀는데 잠시 한눈판사이

원래 할머니가 버리기전 자기가 있던곳에 예전 그대로 안착되어 있는거임.

이후에도 몇번 갖다 버렸는데 계속 그자리로 되돌아 올려고 함...

지금 생각해보니 요괴가 아니고 물건도 귀소본능(?)이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계속 들었음...

 

글솜씨 없어서 죄송합니다. 생각나는데로 더 적어볼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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