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은 있다

오영자 작성일 13.02.18 08: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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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거창하지만 도저히 물리적으로는 이해안되는 소박한 경험을 짧게 얘기해볼까 합니다.

때는 09년도 제가 강원도 인제에서 군생활을 1년조금 안되게 하고 있을때였죠.

저는 훈련이면 훈련..행군이면 행군..보직이면 보직..전부 수행하며 주말을 반납해서 종교행사를 준비하는 대대군종병이였습니다. 전 대대군종들은 다 띵깠는데 전 다 뛰고 일도 더 많이 했습니다.시발

 

한가한 주말 오전종교행사(예배)를 마치고 기독교 신자이신 대대장님과 대대장님 사모님 1중대장,본부중대장등 간부 사모님들이 준비한 빵과 과일 각종 먹을거리..중대군종병들과 찬양단병사들과 같이 과자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 일개 대대 병사들이 군생활동안 먹기 힘든것들을 자주 먹곤 했었죠.

그렇게 여느때나 다름없는 주말 일요일을 마치고 뒷 청소를 하고..교회 빔프로젝트 밑 우퍼 컴퓨터등 점검하고..전원 다 오프하고.. 창문 다 잠그고..찬양단들 기타치면서 놀고있는거 다 부대로 보내고..열맞춰서..ㅋㅋ 그렇게 저도 좀 쉬기위한 준비를 하고 교회 문단속 철저하게 하고 문의 자물쇠를 채우고 불을 껐나 켰나 다시한번 확인하고 복귀했습니다. 예전에 간부들이 교회불 켜져있다고 확인하라고해서 일과끝나고 쉴때 왔다갔다해서 짜증났던게 한두번이 아니라 문단속은 한번에 철저하게...였죠.

교회가 20년전후반 되는 역사를 가진 돌로 만들어진 교회라 많이 낡았고 그만큼 관리는 깨끗하고 철저하게 해야했습니다.

 

잠이 꽤 많은편인 제가 태어나서 안한일을 군대에서 다 했을 정도로 군대에서 많이 바빴습니다..그래서 일할때 제외하고 일과가 끝나면 막사에서 디비자기 일쑤였죠. 중대 복귀할때 교회에서 남은 초코파이 들고가면 뭐 군생활 그까이거..ㅋㅋ그렇게 조금 자고 5시가 되고 저녁식사집합해서 분대장따라가 밥먹고..

 

잠시 휴식이 끝나고 저는 저녁근무자 위문을 가기위해 각 중대에 연락해 중대군종병들 8시 30분까지 교회 군종실로 모이라고 연락한 후 다시 교회로 내려갔습니다. 해는 이미 넘어가서 그 대자연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어둠이 깔리고 있었습니다.

 

내려가는길에 교회가 있고 좀더가면 바로 교회옆에 작은 군종실이 있습니다.그렇게 군종실로 향하고 있는데 교회에 불이 켜져 창문으로 빛이 새고 있더군요. 저는 중대군종병이나 찬양단장이 놀고있나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군종실로 향했습니다.군종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미 군종들이 와있었습니다. 벌써 와있었냐며 인사를 주고받고......저는 잠시 멈칫 했습니다.

 

그때 뭔가 잘못됬다 싶어서 바로 군종실을 나가고 교회로가서 창문을 확인했습니다.

불이 꺼져있네요..

교회에 창문이 6개정도 있는데 그 짧은 찰나에 내부에 있던 병사가 불을끄고 창문으로 탈출할 수는 없었습니다.

중대군종병들은 군종실에 있고 교회열쇠는 오직 저만이 갖고 있었습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죠..

전 아까 분명히 교회를 밀실로 만들고 전원을 전부 끄고 나왔습니다. 교회에 창문 하나가 안잠기긴 하는데..그 안잠기는 창문은 좀 높을 뿐더러 중대군종병들 몇몇병사들 빼곤 모르구요. 그 용의자들은 전부 저기 군종실에 있고..

8시 반이면 막사내 병사가 허락없이 외부로 들락날락 하지못하는 점호준비 시간이고 이미 그시간은 지났고..병사의 소행은 절대 아니고 간첩은 더더욱 아니고 교회 내부등 스위치는 교회문 입구내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태생이 모태신앙인 저는 처음 느껴보는 신기한 광경에 군종실에 모여있는 중대군종 형들한테 돌아가 벙찐 표정으로 이 이야길 했더니 아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군종실로 들어오던 저처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더군요.남자들이라 겉으로만 호응할줄은 모르는게 참 둔합니다..ㅋㅋ

 

정리하자면 교회 입구는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고 창문도 전부 잠겨있지만 한군데는 출입이 가능함. 내려올때 깜박거리지않고 내내 켜져 있던 내부의 등이 제가 군종실에 들어가 나온 1분사이에 꺼져있고 입구 자물쇠를 확인해보니 굳게 잠겨있음.

키로 자물쇠를 열고 교회에 들어가 누가있나 불을 켜보니 아무도 없더군요.

 

이 이야기를 하면 너가 착각한거겠지..라고 다들 말하지만 제가 직접 경험한것은 절대로 제 스스로가 부정할 수 없더군요..ㅎㅎ

 

그 밀실의 꺼진 불을 켰다가 끈 존재는 누구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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