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서운건 사람임...

유니콘16 작성일 13.02.20 14: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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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귀신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서운 이야기도 아님..

그냥 생각나서 적는 글인데,

역시... 무서운건 사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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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살 때 이야기임..

지금은 이마트도 새로 들어오고 꽃단장도 했지만, 예전 동부터미널은 완전 지저분 그 자체였고, 건물도 오래 되었었음..

그리고, 버스 내리는 곳은 타는 곳과 달라서 건물 옆 가파른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높이는 얼마 높지 않지만, 옆에 손잡이도 없고 좀 가파름.. 높이는 한 5-6미터??

 

하루는 외삼촌이 안양에서 오신다고 해서 마중을 나갔음.. 뭐.. 동부터미널에 도착하신다고 하니..

시간에 맞춰서,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는...그 계단 윗쪽으로 올라가는데, 거의 다 올라왔을 때,

반대편에서 할아버지 한분과 할머니 한분이 오시는 거임..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시는게 분명했음..

십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나는게, 할아버지는 하얀 머리에, 잘생긴 얼굴이었음.. 하지만, 몸이 불편하신지

절고 있었고, 할머니는 검은 뽀글이 머리에 분홍색 상하의의 입은것으로 기억이 남..

 

희안하다고 생각한게, 할아버지는 거동도 불편하고 약해보이시는데, 양손에 엄청난 짐을 들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할머니는 아주~~건강해 보임에도 양손에 아무것도 안들고 있었음..

 

내려가시는것이 확실하니, 거의 위에 올라온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살짝 비켜드렸음..

그리고 나서 2-3초 정도 흘렀나?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임..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뭔가 해서 다 쳐다봄...

'아뿔사!!'

아까 그 다리가 불편하던 할아버지가 계단에서 완전히 뒹굴러 바닥에 추락한 것임..

양손에 들고 있던 큰 가방은 할아버지 양 손 옆에 완전히 던져져 있고, 할아버지는 누워서 못 일어나고 계셨음..

그리고 머리에 출혈!!! 이마쪽에 출혈이 있었음...

그런데, 더 움찔했던게.....!!!!

 

그 할머니... 뽀골이 머리의 좀 젊은 그 할머니가....

그렇게 넘어져 일어나지도 못하고 몸도 부들부들 떠는, 출혈까지 있는, 그 남편..할아버지를 그냥 빤히 쳐다봄!!!!!!

그냥 서서 쳐다보기만 함... 얼굴 표정은 '*나, 귀찮게 됐네..' 그런 표정이었음!!!!!!!!!!

 

그때, 누가 신고했나, 몇분 (정말 몇분 안되었음..) 지나니 근처를 순찰하던 순찰차와 경찰이 헐레벌떡 옴...

그리고, 그 할아버지를 부축하고, 난리 법석도 아니었음..

그때까지, 그냥 그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손하나도 안대고 그냥 쳐다보고 있었음..

 

그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무슨 한을 품었는지 혹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름..

하지만, 사람이 죽기 일보직전인데, 그렇게 빤히 자기 남편을 쳐다만 보는 모습에서, 무서움을 느낀건,

아마 나뿐만은 아닐거임...

 

역시 무서운건 사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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