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있었던 이야기~

폐이토쟈 작성일 13.04.11 1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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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군대때 있었던 일인데

다른 분들 글 읽고 생각이나 적어 봅니다.

글쓰는 재주도 없고, 첨 쓰는거니

서툴더라도 양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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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울릉도에서 군 생활을 했습니다. 

부대 특성상 휴가는 일년에 2~3회 뿐 외박,외출이 없었고

대신 휴가는 한번에 보통 14박 15일을 갔었습니다.

울릉도에서 육지로 나오는 방법은 하루에 한번 포항까지 왕복하는 배를 타던가...

아니면 여름철 성수기에만 운행하는

울릉도에서 동해(묵호항)를 왕복하는 배를 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나가는 배 시간은 14:00로 포항까지 빨리가 봐야 16:00 인데 반해

울릉도에서 묵호항으로 나가는 배는 새벽 05:00에 첫 배가 있습니다.

하루 2번 운행을 하기에 가능한데(성수기 외에는 동해로 가는 배 차제가 없음)

저 같은 경우 당시 강원도 동해에 집이 있었습니다. 새벽 5시에 이 배를 탄다면

아침 8시전에 집에 도착하여 가족과 같이 아침을 먹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되는거죠.

부대에서도 사병들의 위해 아침일찍 나가는것을 허락해 줘서 여름철 휴가때는

이 배를 타기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때는 병장 5호봉으로 마지막 휴가때 였습니다.

저와 밑에 후임(상병) 하나랑 같이 나갔는데 둘다 강원도 사람이라 그 배를 타기 위해 당직 사관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침일찍 나갔습니다.

부대도 작고, 저는 당시 최고 권력자 였기에 운전병을 깨워 당당히 도동(배 타는곳)까지 운전하라고 압박했죠 ㅋㅋㅋ

부대는 산꼭대기에 있어 도동항까지 갈려면 버스타고 1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그 새벽에 운행하는 버스도 없고 해서, 부대에서는 가끔 차량운행을 해주곤 했죠...

이렇게 3명이서 도동항으로 화기애애(운전병은 2기수 아래 짬밥이라 짜증 무지 냈음 깨웠다고 ㅋㅋ)하게 가고 있었습니다.

울릉도는 보통 도로가 해안을 따라 나 있고, 도로 바로옆이 바다인 경우가 많아 안개가 끼는 날이 많습니다.

그날따라 안개가 유독 심해서 몇 미터 앞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 천천히 운행을 했죠.

배 못타 마지막 휴가 망치면 죽인다고 운전병을 갈구며, 도동항 근처까지 왔을 무렵

갑자기 같이 가던 후임(상병)녀석이 말을 하더군요.

 

상병: xxx수병님 (해군이라 수병님이 합니다)

나: 왜?

상병: 먼가 이상합니다.

나: 머가?

상병: (혼잣말)이상합니다.

나: ?

먼가 이상하다며 후임녀석이 한 방향을 계속 응시하더군요.

저도 자연스럽게 동일 방향을 처다보고 있는데 점점 저도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먼가 정확하게 확인되진 않는데, 어렴풋이 느껴지는 이상한 광경

비 현실적인 이상한 실루엣이 희미하게 안개속에서 보이며

가슴이 뛰고, 호흡이 빨라지며, 머리속은 저 무언가를 정의하기 위해 미친듯이 회전했습니다.

 

커다란 나무위에, 사람키 이상의 높이에서

어떤 물체가 희미하게 흔들흔들....흔들흔들

바람에 안개가 옅어 지면 조금 더 또렷이 확인되는 그것은

사람 혹은 귀신과 같은 형상의 무엇....

 

나: 야 차 세워봐!!

운전병: 예?

나: 야 너도 저거 보이냐?

 

저의 물음에 운전병은 차를 멈추며 같은 방향을 응시 하였습니다.

저는 사건사고를 많이 경험하였습니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경험담을 작성하겠습니다) 그러나 귀신은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제 머리속은 본적도 없는 그 귀신이라는 것에 지금 보고 있는 것에 대입하여 상상의 나래를

펼치더군요. 떨렸습니다. 솔직히...

 

운전병: 저 하늘하늘 거리는거 말씀 이십니까?(떨리는 목소리로)

나: 그래...

..............(침묵)

.............(침묵)

나: 그럼 우리3명다 저게 보인다는 거내??

나: 가보자.....

 

호기심, 걱정, 두려움...

마음속에서 온갖 느낌이 요동치나

이와는 다른 위화감?안타까움?슬픔?

무엇인지 확인도 되지 않았는데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온갖 느낌이 가슴속을 채우더군요.

 

차량으로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는데 갈수록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습니다.

하늘하늘 거리는 원피스를 입은

긴 머리의 무엇이 좌우로

흔들....흔들....흔들.....흔들 

발로 보이는 곳은 사람키 이상의 높이 이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다가가면 갈수록 심장은 뛰었지만, 두렵움은 옅어지고, 대신 슬픔이 채워 졌습니다.

차량에서 내려 가까이 가자  가슴속에 넘치던 슬픔의 이유를 알겠더군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생각하던 가설중에 하나....

어느 이름모를 아가씨가 나무에 목을 매었더군요.

 

ps- 경찰에 신고를 하고 휴가를 갔다왔더니, 해당 나무는 배어져 없었졌더군요.

      몰랐었는데 해당 나무에서 자살한 사람이 꽤 여러명 이었다는...

      불길하다는 이유와 동일 사건 방지를 위해 배어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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