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에 살았던 어린시절의 경험담-I
시골에다가 외딴집에 살면서 독특한 경험을 많이 했었는데, 그중 한가지를 소개합니다.
시골 면소재지에 살았었는데, 대략 슈퍼 대여섯개 있는 그런시골마을이지만
본인이 살던집은 그 소재지에서도 제일 구석 외딴집이였기에, 낮에도 친구들이 놀러오기 꺼려하는 그런곳이었습니다.
특히 해가지고 밤이되면, 울집 식구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왕래가 없는 그런곳.
면소재지에는 남녀공학 중,고등학교가 있었고, 중학교 2학년부터는 야간자율학습을 했기 때문에,(진짜 자율)
밤 10시경이면 집에돌아오곤 했는데, 우리집과 가장 가까이 사는 여자친구랑 같이 야간자습을 끝내고 돌아오다가
어떤 할머니를 마주쳤는데, 그 당시 우리동네에는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만 혼자 사는 그런집들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밤에 할머니를 마주치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였으나,
그 할머니가 지나가고 나서는 한참있다가 서로 얼굴마주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친구랑 같이 집까지
뒤도 안돌아보고 달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그 할머니가, 백발에, 하얀색 한복(소복아님)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지나갔는데,
손에는 사극에서나 보던 초를 넣어 사각 창호지로 쌓여있는 그런 등을 들고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지나가고 멍하니 있다가 친구랑 둘이 서로 마주보고.."저런 할머니 우리동네 없는데..." 마치 이런 표정으로만
서로 대화를 나누고 소리지르며 도망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