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 초반 쯤
어느 라멘가게를 방문했다
그 곳은 항상 손님이 줄을 서서 먹는 유명 맛집으로, 영업은 언제나 성황이었다.
그러나 거기의 라면은···
화학조미료를 듬뿍 사용하고, 돼지 지방이 거의 1센치에 걸쳐 막을 이룬 채로 둥둥 떠있다.
덕분인지 겨울이라고 해도 라멘에서 뜨끈한 김이 올라오지 않는다.
뜨거운 김을 그 돼지기름의 막이 가로막기 때문이다.
단골 손님들은 마늘, 후추를 코에 땀이 줄줄 날 정도로 뿌리고는 후룩후룩 라멘을 먹어댄다.
그 가게의 주인 아저씨는 조금 안색이 안 좋은 단골손님을 발견하면 곧잘 기념 사진을 찍곤했다.
가게 벽에 압정으로 꽂힌 폴라로이드 사진은 대략 50여장.
「저기 사진에 나와있는 놈들은 지금 다 죽은 놈들이야」
아저씨는 그 중에서도 가장 최신 사진 하나를 가리켰다.
「이 사람은 바로 요 얼마 전에 간이 망가져서 죽었다.
그리고 저기 저 손님은 입원을 했는데도 병원을 빠져나와서 우리 가게에 라멘을 먹으러 왔다.
이제 곧 저승길 떠나겠지.
터무니 없는 초고칼로리 고단백에 고나트륨, 화학조미료가 범벅이 된 라멘을 일주일에 네 다섯번이나 쳐먹어대니...
엉덩이에서 돼지기름이 줄줄 새나오지는 않는게 신기할 정도.
지방간 진단을 받거나 몸에 두드러기가 슬슬 나는 지경인데도 질리지도 않고
계속 먹으러 오는 놈들을 보면사진을 함께 찍곤해.
게다가 이게 전부라는 보장도 없지. 아마 나 모르게 죽어버리는 놈들도 숱하게 많을걸」
그는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 지독하게 몸에 나쁜 음식을 만들지 않을 수도 없어.
기껏 고생하며 좋은 음식을 만들어도, 자극적인 맛이 아니면 팔리지를 않아.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요리를 목표로 한 적도 물론 있지만, 그래서야 가게가 돈이 안 되지.
결국 몸에는 독이 되고 입에만 좋은 요리가 아니면 기억해주지를 않아.
이상한 놈들. 돈을 내면서까지 독을 쳐먹고 있으니」
아저씨는 손가락에 끼워 피우던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며 중얼거렸다.
「외식을 해도, 라멘은 어지간하면 먹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