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1

Mr광사마 작성일 13.10.13 06: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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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항상 무서운 글터 눈팅만 하다가 밤을 새서 잠도 안오고 해서 글을 쓰게 되네요.


제가 지금부터 쓰고자 하는 얘긴, 제가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사람이 아닌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사실 제가 하고 있는 공부도 작곡쪽이고 성격도 좀 많이 예민한 편이라 


누군가가 다친다거나 하는 감들을 잘 잡는 편입니다. 


이런 일들이 유달리 많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구요.


여하튼 그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얘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때는 제가 10살, 즉 초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의 부도로 인해 급하게 허름한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2층짜리 주택이었는데 그 중에서 작고 구석진 방을 세를 얻어 살았죠.


그런 집 있잖아요. 이상하게 어두운 집. 항상 어둡고 습한, 그런 음침한 분위기의 집이었습니다.


제가 그 전까지 잔병치레를 하거나 한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그 집에 들어서고 나서부턴 몸이 매우 안좋아지더군요.


특히 고열을 많이 앓았었습니다. 그 이전 그리고 그 집을 나온 후부터 그런 고열을 앓았던 적이 한번도 없었죠.


어머니 아버지께서도 그런 걸 의식하셨는지 꼭 빨리 이사가자고 말하시곤 했었구요.


어쨌든 1년여동안 그 집에서 살다가 겨우겨우 새로 생긴 아파트로 이사가기로 결정 되었죠.


이사 가기 3일 전.


방 안에 이삿짐을 싸놓고 잠이 들었었죠.


몇 시쯤 됐을까요?


때는 7월 중순.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습니다.


단지 춥다는 느낌하고는 뭔가 다른 그 느낌 아시나요? 발 끝부터 시작되는 냉기가 


머리 위쪽까지 서서히 타고 올라오는 느낌.


그리고 뭔가 모를, 이상하게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또 감기가 들었나보다하며 이불을 다시 덮으려고 눈을 떴는데..



제 옆에 누군가가 서 있었습니다.


본능적으로 섬뜩하더군요. 이상하게 거기서부터 냉기가 저에게 전해져 오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오더라구요.


고개를 올려 서 있는 사람을 서서히 올려다봤는데..


아직까지 복장이 생생합니다. 새벽이라 어두웠지만 그 주변만 잘 보이더군요. 


짧은 단발에 창백해 보이는 얼굴에 남색 원피스를 입은 냉기 서린 무표정한 얼굴의 여자..


이상하게 눈을 마주치니 온 몸이 더 떨려왔습니다.


곧 제 몸은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고 있었죠. 



사람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존재를 처음 봤지만 당시 저의 어린 생각에도 그런 본능이 느껴지더군요.


모습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부들부들 떨면서 소리를 지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목소리도 나오지 않더군요.


눈 마주치기가 너무 두려워서 감고 있으려고 해도 눈도 제 의지대로 감기지 않구요.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그녀는 계속 저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습니다. 한 시도 눈을 저에게서 뗴지 않구요.


그러더니 갑자기 그녀가 무슨 말인가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가지마."


뭔가 웅얼웅얼 거리는 소리 같기도 하고 동굴에서 살짝 울리는 듯한 소리 같기도 했지만 그 단어는 똑똑히 들렸습니다.


저보고 가지마 라고 하더군요.




전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계속 사시나무 떨듯이 울기만 했죠.


그러더니 갑자기 


"가지마!!!!!!! 가지 말라고!!!!!!! 가지마!!!!!!!!! 가지마!!!!!!!!!!!!!!" 


라고 미친듯한 고함을 지르더군요.



너무 무서웠습니다. 사람이 지를 수 있는 그런 소리가 아닌 진짜 원한에 사무쳐 내지르는 그런 비명.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된 제 눈은 그녀의 손에서 반짝이는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칼이더군요. 사시미 칼 같이 생긴..



그러더니 그녀가 가장 섬뜩한 표정으로 저에게 다가오더니 


"가지마!!!!!" 


라고 비명을 지르며 칼로 저를 찔렀습니다. 순간 이제까지 계속 막혀있던 제 목에서 소리가 드디어 터져나오더군요.


"으아아아아아아!!!!"


라고 소리 지르며 제가 울부짖자 어머니 아버지께서 놀라서 뛰어오셨죠.


주택 특성상 당시 방음도 안되는 상황이라 제 고함소리를 듣고 이웃들까지 새벽에 다 몰려왔습니다.


전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고 계속 울고만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무서웠으니까요.


한참 있다가 제가 봤던 여자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하자 어머니 아버지께선 나쁜 꿈 꾸신거라고 하며 주변 이웃들한테도


그렇게 얘기하며 죄송하다고 돌려보내셨습니다.



하지만 그 나쁜 꿈을 지금까지도 계속 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만 계속 나오는 꿈이요.


그리고 그 시기와 맞물려서 이상한 예감같은게 잘 맞기 시작하더라구요.




얼마 전 아버지와 새벽 산책을 하며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


"왜?"


"저 어릴 때 그 울산 허름한 주택에 살 때 새벽에 울면서 고함지른거 기억하시죠?"


"어, 기억나지. 왜?"


"그 여자 아직까지 계속 나와요."


".....니 진짜 굿 같은거 한번 받아야겠다."




긴 글 읽으신다고 수고하셨구요.



반응이 있으면


다음에 2편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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