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S의 질문에 나는 당황했다.
[어? 무슨 소리야?]
[아무래도 이 방. 신경 쓰여.]
S는 침대 아래에서 상자를 꺼냈다. 그리고 뚜껑을 열었는데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장난감이 들어 있었다.
[이것만 봐도 어린 아이들 장난감치고는 너무 사치스럽지 않아?]
S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몰랐다.
[납치한 아이들을 위해 사온 것들이잖아?]
내가 이렇게 말하자, S는 고개를 저었다.
[전부는 아니지만 이름이 써있어. 아마도 납치한 아이들의 애칭이겠지?]
장난감 상자를 들여다 보니, 확실히 하나 하나의 장난감에 애칭처럼 보이는 이름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K가 말하더라. 여기서 네다섯 명이 며칠 동안 감금 되었다고.]
장난감 상자의 뚜껑을 닫고 침대 밑에 도로 놓은 S가 말했다.
[물론, 그게 사실일까?? 이상하지않아?]
[뭐가?]
[여기가 아이들을 가둘때 사용했던 방이라면 한 사람을 가뒀다가 풀어주면 당연히 들키기 마련이지.]
[...... 그런가?]
[그때 잡혔던 아이가 말했어. 창문없는 방이었다고. 경찰말로는 집 내부에서 창문을 숨겼던 것으로 밝혀졌어.
즉 정확히 말해서 내부에서 반사되도록 만들어 진 거야. 밖에서 보면 창문이 몇 군데를 제외하고 아예 창문이 없는 거야.
전혀 모르는 곳에서 풀려난 아이. 유괴범 여자. 그리고 풀려난 아이의 증언과 이정도의 증거가 있으면,
용의자를 지목하고 잡는 건 간단해.]
[근데 왜 이런 납치사건이 한 번도 아니고 두번 세번이나 일어난거야?]
[그건, 아이들이 창 밖을 보고 주위 풍경을 기억하면 안 되니까, 창문을 못 보게 한 거야. 그래서 수사가 늦어진 거지.]
나도 사실은 그게 궁금했다. 이 집에는 왜 방 창문이 없는 것인가. 왜 막아 둔 것인가.
그리고 이런 특징 있는 집이 어째서 수사에 어려움을 준다는 것인가.
[광선 과민증..]
생소한 단어가 S의 입에서 나왔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자외선을 받으면 일반의 몇배의 속도로 혈액이 용솟음 치는 거야.
즉 이로 인해서 일어나는 질병이지. 어쨌든 이 방에 원래 살았던 아이는 그런 질병이 있었을 거야.]
[야... 자, 잠깐 기다려. 어떻게 그런 걸 아는 거야.]
그러자 S는 천장을 가리키며 [백열등.]이라고 말했다.
[백열등은 광량이 적으면서도 전기를 많이 잡아 먹어.]
도통 알 수 없는 말이었다.
[아직 그 밖에도 여러가지 근거가 있어. 다른 방에 어떤 책이 있었어.
광선 과민증 또는 포르피린증에 관한 책이었어. 그 책에 검은 두건을 쓴 아이의 사진이..
어쨌든 이 방 창문이 이렇게 막혀 있다는 건, 납치 사건이 일어나기도 훨씬 오래 전에,
게다가 주위 사람들도 이 집이 창문이 없는 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다는 거야.]
[그, 광선 과민증이라는 건 해가 떠 있을 때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거야?]
[그래. 햇빛을 맞지 않는 것이 좋지. 그래서 방안에서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놀잇감을 산 거야.]
[그래서 그게 신경쓰였어?]
[그래. 하지만 이것 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있어.]
우왕좌왕 걸어다니던 S가 내 쪽을 바라본다.
[광선 과민증에 걸린 아이가 있어. 햇빛을 피하려고 밖에 나오지도 않던 아이가 실종될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실종되었다고 해도,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그냥 실종되고 아직 못 찾아서 그런 건 아닐까?]
[이런 증상을 가진 아이의 행동 범위치고는 너무 넓다고 생각해.
만약 네가 유괴범이라면 검은 두건을 쓰고 얼굴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납치하고 싶겠어?]
[그건 모르지..]
[몸값을 요구하는 일도 없었어. 그냥 행방 불명이야. 여기 여자가 일으킨 사건과 동일하지.]
[그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나는..]
S가 갑자기 내 말을 끊었다.
[나는 그 실종 된 아이와 그 유괴범 여자도.. 아직 이 집에 있을 거 같아.]
유괴범 여자와 실종된 아이가 아직 이 집안에 있다?!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천천히 그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그리고 간신히 이해하고 내가 느낀 생각은 참으로 바보 같다는 것이었다.
[그런..]
[없다고 자신할 수 있어? 너, K가 말한 납치범 여자가 실종 전에 남긴 유서 내용 기억하고 있어?
확실한 정보가 아닐 수도 있지만, 아들에게 간다고 말했어. 즉 아들이 있는 곳을 알고 있다는 거야.]
[몇 년 동안 행방불명된 상태라 죽은 걸로 생각한 거 아니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아들을 위해, 백열등이라면 몰라도
방 창문을 저런 식으로 막아버리고 반사되는 창으로 바꾸는 어머니가 있을까?]
[그래도 그렇다면.. 실종은 연극이라는 거야?]
[글쎄 그건 모르겠어.]
[연극이라면, 설마 두 명 모두 살아 있다는 건가?]
[아니 적어도 아들은 죽었겠지. 그래서 그 여자는 납치 사건을 일으키는 거야.]
[사라진 아들을 원하는 마음 때문에 또래 소년을 납치했다가 며칠만 같이 산다.
아들과 같은 방에 갇혀서 아들에게 말하듯이 말을 건다. 그래서 내 생각은 말이야.]
S가 침을 꼴깍 삼기고 말을 이었다.
[어머니는 어떤 이유로 죽은 아들의 시체를 어딘가에 숨기고 주위에는 실종됐다고 말한 것 같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걸까. 아들의 죽음이.. 그리고 견딜 수 없게 된 여자는 유괴 사건을 일으킨다.
아들의 방에서 납치한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아이는 살아 있다고 믿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지만 이런 행위를 여러 번 하고 나서 깨달은 걸 거야. 결국 이 아이들은 자신의 자식이 아니란 것을..]
[근데 어떻게 그 모자의 시체가 이 집에 있다는 거야?]
[그냥 단순한 추측이야. 자신의 외동아들이니까, 조금이라도 곁에 두고 싶으니까.]
S가 벽을 두 번 정도 두드렸다.
[그래서 결국 네가 여기 오게 된 거야..]
[응...????]
풍선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는 듯한 소리가 내 목구멍에서 새어 나왔다.
[.. 내가 뭘?]
[말했지만, 지금 내가 말한 건 아직 아무런 진상도 모른다는 거야. 모두 내 상상과 추측이야.
그냥 너도 나처럼 생각한 게 틀림없다고 생각해. 그래, 속으로는 부정하겠지.
그렇지만 너는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논리를 조합했어. 그래서 그것을 찾고 싶고, 보고 싶다는 욕구가 노크 소리로 나타난 거야.]
[이.. 너 어떻게 그런 걸 아는 거야.]
[너에게는 들리는 노크 소리가 나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녀석은 네 안에서만 울리는 소리야.
너 자신이 뇌를 노크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도 나는 살면서 광선 과민증 같은 건 처음 들었어, 아이가 햇빛에 닿으면 안 되는 체질이라니..]
[그렇겠지. 너는 전혀 본 적도 듣지도 못했겠지만, 살짝만 듣거나 본 정보라도 너의 뇌는 그걸 잘 기억하고 있거든.]
[그런 바보 같은..]
[그럼 물어볼게. 너, 이 집에 들어와서, 노크 소리 들은 적 있어?]
나는 그 말에 움찔했다. 확실히 이 집안에 들어와서 그때까지 나를 부르고 있던 노크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마치 그 역할을 끝낸 것처럼..
[그 소리의 역할은 너를, 모자의 시체가 있는 이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었어.]
나는 눈을 감고 다시 벽에 기대어 섰다. S가 웃으면서 내 어깨를 두드렸다.
[이제 노크 소리도 안 들리니까. 그걸로 다행이지.]
나는 힘없이 웃었다. 결국, 나는 자신의 믿음에 따라 헛걸음을 했다는 것이다.
[돌아갈까?]라는 S의 말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노크 소리가 나를 부른다고 생각했던 게 바보 같다.
그래도 오늘의 체험이 매우 스릴 있고, 재밌었다는 건 틀림 없는 사실이다.
노크 소리에 이끌려 이런 곳까지 오다니.
그리고 거기서 일어난 사건의 일면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었던 것.
그냥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자.
내가 현관이 있는 방까지 가니까, S는 이미 구두를 신고 밖에 나와 있었다.
그때 바지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이 진동했다. 누굴까 생각해서 꺼내 보니, 그것은 K였다.
나는 혼자 쓴웃음을 지으며 밖에 있는 S에게 [K한테서 전화 왔어.]라고 말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야. 미안 지금 전화해서.]
어딘지 모르게 쾌활한 K의 목소리.
[어? K, 설마 지금 일어난 거야?]
[음, 아직 이른 시간인가?]
시간은 이미 새벽 5시였다.
[야, 그건 그렇고 왜 전화했어?]
[아, 노크 때문에.]
[뭐?]
[노크. 노크, 그 노크 소리 때문에 정신적으로 괴로웠거든.]
나는 주먹으로 바닥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웃었다.
잘 만들어진 자학 개그. 스스로 생각해도 재미있었다.
나는 계속 웃었다. 웃다가 바닥을 두드리고 또 웃고..
그러다 웃음을 멈췄다. K가 뭔가를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뭘 말하고 있는지 들리지 않았다.
바닥을 한두 번 두드리고 나서 휴대폰을 끊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마치 내 노크소리에 끼어든 것 같은 소리.
나는 노크를 멈췄다. 그러자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내가 두드리는 바닥 밑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
[S.. 이 소리 들려?]
[.... 이.. 이런.]
틀림없이 이번에는 S도 들리는 것 같다.
나는 소리가 들리는 근원지를 따라갔고, 거기에는 카펫이 깔려 있는 곳이었다.
[여기야. 이 카펫 밑바닥에서 들리는 소리야.]
나는 주저하지 않고 카펫을 밀어냈다. 그러자 밑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듯한 문 손잡이가 있었다.
[가볼까..?]
S는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나는 조심스레 손잡이를 들어 판자를 옆으로 치웠다.
그러자 예상대로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왔다.
성인 1~2명 정도 너비의 계단 통로였다.
S가 말했다.
[너와 나.. 지금 아무도 모르는 사실과 진실을.. 우리가 파헤치러..]
[그래.. 이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사실과 진실을..]
내려갈 때는 어두웠지만, 나와 S의 휴대폰 불빛에 의지하여 그럭저럭 내려갈 수 있었다.
생각보다 길게 이어진 계단이었다. 도대체 어디까지 내려가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마침내 계단은 끝이 나 있었고 지하에 도착한 것 같았다.
나와 S는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주위를 둘러 보았다.
지하는 위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온통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방들이 있었고 방문은 감옥에서나 볼 법한 철문으로 되어있었다.
[여기.. 여기 봐!]
나는 S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거기에는 한 남자아이와 엄마로 보이는 듯한 여자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이건... 아마도. 그 모자의 사진이 아닐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나온 사진. 계단 입구 벽 중앙에 홀로 붙어 있었다.
나와 S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서로 아무 말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맨 좌측에는 통로로 이용되는 계단이 있고, 그다음 긴 복도. 그리고 양옆으로는 무수히 많은 방이 있다.
마치 교도소 감옥을 연상케 했다. 아니, 현대의 감옥이라기보다는 서양의 중세시대에 나올법한 그럼 지하 감옥?
[이거? 횃불인가?]
S가 발밑에 떨어진 뭔가를 집어 들었다. 확실히 횃불이었다.
이런 것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것은 이것으로 주위를 밝게 했다는 뜻이리라.
나는 일단 비흡연자라서 흡연자인 S가 라이터를 꺼내서 불을 붙여 보았다.
그러자 정말 거짓말처럼 불이 확하고 타올랐다.
금세 주변은 밝아졌고 나는 갑자기 밝아진 주변에 적응하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다.
그때였다. S가 목에 뭔가 걸린 듯이 컥컥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조심스레 눈을 뜨고 S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았다.
그리고 나도 그것을 보고 말았다.
두껍게 닫힌 철문의 작은 쇠창살 너머로 방안 가득히 쌓인 해골이 보였다.
그것은 언뜻 봐도 사람의 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가득히 쌓여 있었다.
나도 그것을 보고 순간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쌓인 뼈.
그리고 그 방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니는 방마다 그런 식으로 사람의 뼈로 보이는 것이 가득 쌓여 있었다.
[S... 이거 사람 뼈겠지? 그렇다는 건 설마..]
[... 그 여자가.. 그럼 설마 자신의 아이를 찾으러 간다는 건..]
[????????????????]
[그래.. 그 여자가 말하는 자신의 아이는 자기 아들이 아닌 바로 새로운 납치대상이 되는 아이들이었어.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납치해서 이 지하에 가두고서..]
[지하에 이렇게 숨긴 이유는 아무래도 광선 과민증 때문에?]
[내가 아까 말했듯이, 이 여자는 자신이 납치한 아이들을 자기 아들이라고 믿었다고 말했잖아.
그러다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고 내가 말했었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그렇다는 건.. 이 여자가 말하는 자기 아들을 찾으러 간다는 건.. 새로운 납치를 말하는 거야?]
[그럴지도 모르지...]
그때였다. 나와 S의 대화 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정체불명의 그 소리가..
나에게는 매우 익숙한 그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똑똑..
[무슨 소리지? S, 너도 들려 이 소리?]
[그래.. 노크 소리. 아까 들었던 소리랑 똑같아.]
소리는 점점 우리가 있단 지하 쪽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몸을 숨겼다.
나와 S는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마침내 소리는 계단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고
어느 순간 소리는 끊겨 있었다.
그때 갑자기 S가 헉! 거리며 자기 입을 틀어막는 것이었다.
[그 여자..]
확실히 여자 같은 것이 서 있었다.
이리저리 뭔가를 찾듯이 왔다 갔다.
그때였다. S가 실수로 들고 있던 횃불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소리는 확실히 크게 들렸기 때문에 여자도 움직임을 한순간 멈추고 소리가 나는 곳을 찾으려고 했다.
그때 갑자기 S가 내 손을 있는 힘껏 잡더니 큰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나갔다.
[오랏~~~~~~~~]
그러더니 있는 힘껏 그 여자 같은 것을 발로 까서 넘어트리고 미친 듯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도 너무 무서워서 최대한 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정말 나도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계단에 올라와서 곧 바로 차를 타고 그대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운전하는 S의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고, 나는 혹시나 그 여자가 쫓아 올까봐 뒤를 계속 보고 있었다.
다행히 누군가 쫓아오는 기색은 없었다.
[.. S, 너 이자식! 큰일날뻔했잖아!]
[야, 닥쳐. 만약 우리 그대로 있었으면 어떻게 됬을 거 같아?]
[..... 그래. 우리도 저 뼈만 남아서 영영 갇혀 있었겠지.]
우리는 그대로 경찰서로 가서 지금까지의 상황과 정황을 말했고
다시 경찰들과 함께 그 집으로 차를 타고 갔다.
이미 주변은 밝아오고 있었고 확실히 아침이었다.
경찰의 수사결과 지하층에서 발견된 무수한 뼈들은
이때까지 전국에서 근 몇 년간 실종되었던 아이들의 뼈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여자는 아무리 찾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는 간단한 조사를 받은 후에 나올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나는 S에게 물었다.
[S.. 대체 그럼 그 노크 소리는 뭐였을까?]
[... 음, 아마도 너를 납치하려고 했던 소리가 아닐까?]
[아니..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럼? 뭐라고 생각하는데?]
[그 노크소리.. 아무래도 희생당한 아이들이 나에게 일종의 SOS를 청한 게 아닌가 해.]
[... 그런가..]
[그 아이들.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우리랑 거의 같은 또래일 거야. 확실하지는 않지만, 저 중에서는
우리를 알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을 거고.. 친구도 있었을 거야.]
[그렇겠지...]
나는 뭔가 알 수 없는 여운과 씁쓸함을 느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
그 여자는 언제까지 그런 짓을 할 생각일까..
아마도.. 아마도.. 자신의 아들을.. 그러니까 진짜 아들을 찾을 때까지가 아닐까?
그런데 내가 이런 생각에 빠져있어서였을까..
-공베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