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으러 오라는 부모님의 고함&전갈 들이 속속 친구들에게 들렸고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하고 마치기로 하였습니다.
10을 세고 친구들을 찾으러 돌아다니면서 마지막 2명만이 남았을 때
저는 씨익~ 웃으면서 가발공장으로 향했고 상자를 딛고
창문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너희 거기 있는거 다 아니까 나와~!!라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안이 너무 조용해서 저는 ‘안나오면 처들어간다~’ 하고 창문 안으로 들어갔고
아까와는 뭔가 다른 이질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까와 다름 없이 창문을 향해 달빛이 비추고 있었고
모두 벽쪽을 보던 시커먼 마네킨들 머리들중에 하나만이 제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마네킨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온몸이 전기에 감전 된듯이 찌릿하면서 제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마네킨들과는 다르게 그 마네킨만은 몸통이 있었으니까요;;;
저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는데
소리를 못 들었는지 아무도 오지 않고 저를 보고 있는 그 마네킨은 말없이
양 옆으로 또는 빙그르 제자리에서 돌면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혹시 전신 마네킨이 아닐까 용기를 내어 가까이 가서 보니
얼굴은 창백하고 눈에 초점은 풀려있는 어떤 아저씨였습니다.
아저씨는 선반 근처에 옆에 있는 기둥 위 천장에 목을 매어 매달려 있었고 그 때문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다른 마네킨과 같이 뒤통수만 보이다가 줄 때문인지 돌면서 얼굴과 몸이 창문쪽으로 돌아선듯 하였습니다.
그 광경에 정신적 쇼크를 받은 저는 눈물을 폭포처럼 흘리면서 창밖으로 나와 울면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일을 울면서 부모님께 말씀 드렸고 심각성을 느끼신 부모님은 경찰에 그 사실을 신고 하셨습니다.
가발공장을 다녀오신 아빠는 제가 많이 놀랬을까봐 저를 계속 위로해주셨고 거의 몇 달 동안
저는 그날의 악몽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많이 괴로웠습니다.
나중에 동네 어른들이 하는 말을 어설프게 듣기로는
가발공장이 경영난을 겪고 있었고 그것 때문에 빚을 지셨던 공장 사장님이 그날 공장 문을 닫고 목을 매셨다고 합니다.
근처에는 유서도 발견 되었다고 하고요.
철 없던 시절 처음으로 보게 된 주검이 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그것으로
저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목 매단 장면만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귀신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름 경험했었던 내용을 무서웠던 기억이었기에 저도 한번 올려 보았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리고 혹시 이런 류의 글을 올려도 된다면
기구한 저의 다른 이야기들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