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가 어렸을 때, 외갓집은 민박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여름이면 해수욕객들이 잔뜩 밀려들어와서 그럭저럭 장사는 잘 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남자가 하룻밤 묵게 해달라며 찾아왔다.
남자는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는 듯,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경계의 시선을 늦추지 않았다고 한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남자에게 방을 내주고, 평소처럼 아무 차이 없이 보통 손님으로 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초등학교 입학도 하지 않았던 이모가 그 남자를 흘깃 보더니 갑자기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울음을 멈추지 않고 큰 소리를 지르는 이모에게 이유를 물어봤더니, 이런 대답을 했다고 한다.
[저 손님, 너무 무서워!]
손님에게 실례되는 말이다보니 결국 이모는 다른 방으로 옮겨서 겨우 재웠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이른 아침, 민박집에 경찰이 찾아왔다.
강도 살인으로 지명수배 된 범인이 이 근처로 도망쳐 왔다는 것이다.
경찰이 내민 범인의 얼굴 사진은, 어제 외갓집에 왔던 그 남자였다.
깜짝 놀란 외할아버지는 경찰과 함께 남자의 방으로 가서 그 자리에서 남자를 체포했다고 한다.
경찰에 의하면 그 손님은 얼마 전에 한 노파를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아 도망쳤던 범인이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외할아버지는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다.
이모가 전날 그 남자가 무섭다고 말한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남자의 등 뒤에 업혀 있는 할머니가 무섭다는 것이었다.
번역 : VK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