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약속했잖아

금산스님 작성일 13.12.20 15: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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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혀 영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단 한 번 무서운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그 날은 아버지가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으셔서, 나는 남동생과 함께 자고 있었습니다.

밖에는 비가 마구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기분 나쁜 꿈을 꿨습니다.

마치 TV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꿈이었습니다.

 


무척 행복해 보이는 남자와 여자의 일상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둘 다 내가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비가 쏟아지는 장면으로 바뀌며,

어딘지 모를 돌계단 위에서 그 두 사람이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옥신각신하던 끝에 남자는 여자를 밀쳐버렸습니다.

 


[위험해!] 라고 생각한 순간 여자는 떨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것인지 구부러진 팔을 곧게 폈습니다.

그리고.. [약.. 자나.. 속.. 께.. 라고..] 라고 말하며 웃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기서 꿈은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어딘가의 어둠 속에 서 있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싶어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그때 아까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약속했잖아... 계속 함께 있겠다고...]

그 목소리는 어둠 속에서 계속해서 울려 퍼졌습니다.

 


나는 도망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도망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뒤에서는 여자가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습니다.

그 기척이 바로 등 뒤까지 다가왔습니다.

 


[안 돼! 이제 잡혀버려!] 라고 생각했을 때, 남동생의 목소리가 들리고 나는 눈을 떴습니다.

남동생은 무척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Y야, 무슨 일이니?]

내가 묻자 동생은 무서워하며 말을 꺼냈습니다.

 


[이상한 꿈을 꿨어.. 모르는 여자랑 남자가 있었는데,

 여자가 죽어버렸어. 정신을 차리니까 어두운 곳에 혼자 서 있었어.

 그런데 저쪽에서 누나가 달려오는 거야. 누나 뒤에는 아까 그 여자가 있었고,

 누나는 나한테 손을 뻗치고 있어서 내가 달려갔더니 잠에서 깼어.. 누나는 그런 꿈 안 꿨어?]

남동생의 말을 듣고 나는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영감이 있는 친구에게 했더니 [또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돼!] 라고 말하고 부적을 건네줬습니다.

그래서 요즘 그런 꿈은 꾸고 있지 않습니다.

 


그 여자는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그 때.. 남동생이 내 손을 잡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번역 : VKR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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