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落花)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희망의 문학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나는 평범한 사람이길 원한다. 평균 그것은 정말 어찌보면 쉬울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론 정말 어려울 수 있다.
그저 평균이 되기위해 노력하고 살아가고 사랑하고 먹고 자고... 그런 이상아닌 이상을 품고
나는 한 사람에게 녹아들고 있었다.
누나와 만나면서 나는 집에서 나왔다. 서로 일 하는 시간이 맞지 않아 만나기도 어려웠고
서로의 집이 멀어 더더욱 만날 기회도 없었다.
그렇게 몇달간을 만나다 누나가 나에게 제안을 해온것이다.
자기도 저녁에 나가고 낮엔 집에 있고 난 저녁에 퇴근을하니 서로 한잡에 살면 그래도 잠시나마
마주칠 시간이 있지 않겠냐 라고 제안을 했다.
사실은 내가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이사람 사람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는건지 뭔가를 하고
싶거나 원하는게 있으면 말 없이 알아서 해주곤 했다.
보기와는 많이 다른 이런 모습들 때문에 난 늪에 빠진듯 점점 더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처음 누나와 함께 했던날 나는 깨어나서 물었다.
'우리 아직도 서로 이름도 모른다?' '풉' '풉'
서로 누워서 마주보며 웃었다. 누나가 양 팔을 안에줄께 포즈로 뻣어 나를 끌었다.
난 가슴속에 파 묻혔고 언니는 귀에 콧바람을 넣으며 '내 이름은 XXX야.'
바로 이름을 몇번 되뇌이고 가슴속에 새겼다. 나도 누나의 살냄새를 맡으며 거룩하고 위대하진
않지만 부모님께 물려받은 내 이름을 누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서로에 나이에 대해 얘기를 꺼냈는데... 여기서 잠시 멍 해질 수 밖에 없었다.
핸드폰에 누나라고 입력을 한것처럼 나보다 누나였고 누나와 나의 나이차이는 무려...6살이었다.
나는 약간 나이들어 보이는 얼굴이라 내 나이를 3살 더 많게 불렀다. 무슨 포커에 베팅하듯...
'그럼 내가 뭐라고 불러야 하지? 누나? 야? 어떻게 불러야하나?'
'너 부르고 싶은데로 불러'
'그럼 복숭아 어때?'
'복숭아???'
도화살이 복숭아 꽃을 말하는것이라 난 그게 제일 어울릴것 같아서 복숭아라고 누나한테 제시를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고 신선들의 과일이자 꽃이라 나쁜것들이 가까이 오지 못한데 복숭아 어떠신가?'
'넌 내가 먹을거로 보이냐??? 하긴 그래서 어제 그리 달려 들었겠지... 엉큼한 자식.'
복숭아가 참 향기롭고 맛도 좋아 사실은 온갖 벌레들과 곤충들이 끊이지 않는 어떻게 보면...
지금의 누나처럼 남자들과 살 맞대고 일하는 그런 안좋은 표현일 수 있다라는 생각도 했다.
물론 그 의미를 알아차릴거 같아 그냥 난 누나로 부르기로 했다.
그렇게 첫날의 폭풍우 뒤의 하루를 서로 해장으로 마무리 하고 난 집으로 향했다.
누나와 내가 한집에 살기 시작한지 몇개월이 흘렀다. 남녀가 같은곳에서 같이 먹고 자고 하다보면
서로에게 애뜻한 감정이 사그라 든다... 이것은 만고의 불변하는 진리처럼 여겨질 정도로...
남녀간의 문제가 생기는 시점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생활하는 시간이 맞지 않아 애뜻함이
그리 쉽게 가시진 않았다. 단 누나는 2차를 나가지 않는다라는 조건으로 일을했다.
보기와는 달리 누나가 나이보다 훨씬 아니 나보다 더 어려보이는 외모이기에 걱정을 안할 수 없고
난 온갖 생각으로 뜬눈으로 밤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저녁에 퇴근해 집에오면 우렁이 각시가 상을 차려놓고 간거처럼 항상 밥상은 차려져 있었고.
밥상위에 메모를 보며 난 혼자 밥한술 떠 먹으며 냉장고의 소주를 꺼내 마시곤 했다.
혼자있는 이밤이 외롭고도 길고 할일은 더럽게 없었으며 온갖 추잡한 생각으로 내 맘은 얼룩져 가고 있었다.
집안 이곳저곳을 이제는 우리집 보다 더 잘 안다.
단 한장의 사진도 없고. 과거에 대한 그 어떤것도 찾을 수 없었다.
누나도 일나가서 만날 술을 푸고 나도 같은 시각 장소는 다르지만 술을 푸고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건강은
안좋게 되었고 그러다가 일이 일어났다.
누나의 과거의 한 조각을 우연찮게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된것이다.
밤에 잠못자고 저녁엔 항상 술을마시다 보니 건강이 안좋아져 한번 쓰러진 날이 있었다.
기절 비스므리하게 눈 앞이 까메 지면서 몸이 뒤로 넘어가는데 난 무엇이라도 잡으려 손을 허우적 거렸고
그 손에 거실에 걸려있던 액자가 잡혔고 나는 머리가 깨졌고 액자는 유리가 부서졌다.
항상 그렇듯 내가 자고 회사에 가기위해 일어나기 전에 누나는 귀가를 한다.
거실에 널부러져 있는 나와 깨진 액자로 인해 상처입은 내 손을 보곤 누나는 놀라서 구급차를 불렀다.
난 당황하며 날 흔드는 손길에 정신을 차렸고 누나에게 구급차 안와도 된다 괜찮다 라는 말을했다.
참 구급대원들 오는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랐다.
난 응급처치를 받고 구급대원들의 병원 검사 권유를 괜찮다는 말로 넘겼다. 손도 다쳤는데 그 손을 치료하기 전까지
손에 쥔 액자를 놓지 않고 있었고. 액자에 그림 뒤편에 면허증이라는 글자를 보고 난 액자를 뜻었다.
누나가 보기전에 티테이블 밑에 면허증을 감췄고 나는 손을 치료 받고 구급대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돌려 보냈다. 당연히 그날은 출근을 못했고. 누나도 내가 걱정됬는지 그날은 일을 나가지 않고
같이 하루종일 함께 있었다.
누나는 일 다녀와서 피곤했는지 나와 함께 다시 누웠고 나는 기절한동안 편히 잠을 잔거였는지 누나 잠든걸 보고 아까
급하게 숨긴 종이 그걸 보기위해 거실에 나왔다. 티테이블 아래 종이를 꺼내드는 순간...
폐에 헛바람이 들어간 사람처럼 허허허허 이렇게 웃음이 나왔고. 누나는 그 웃음소리에 잠이 깨어 거실로 나왔다.
'누나 이게 뭐야?'
'너 그거 어떻게? 어디사 났어?'
'나 기절하면서 깨진 액자 거기서 나온건데 누나 왜 이러고 살아?'
누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내 손에 쥐고 있는것은 간호사면허증... 난 누나가 왜 이런일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고
왜 이런 삶을 사는지 도대체 내 상식으로 내 머리와 가슴을 납득 시킬 수 없었다.
일종의 충격을 받은 나는 누나에게 나 한동안 생각좀 할께라는 말을 남긴채 나의 본가로 다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