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고양이

탕슉짜장짬뽕 작성일 13.12.30 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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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벙개 저도 한번 참석하고 싶었는데, 공지를 늦게 봤네요. 4년전 가산디지털단지서 일을 했는지라 제이플러츠도(점심때 쌀국수 몇번 먹으러도 갔구) 반갑게 들리네요^^ 전 담을 기약하며 모쪼록 즐건 시간들 보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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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결혼을 하고 그 다음 해 복스런 딸아이를 갖게 되었죠. 신혼집은 마장동 우시장 옆 ㅎㄷ ㅇㅍㅌ였답니다. 당시 다니던 직장이 삼성동이었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지하철 보다 버스를 더 선호해서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있어도 퇴근은 늘 버스로 했고 정류장에 내려 집으로 갈땐 지름길인 우시장을 꼭 거쳐 갔습니다.
야근이 잦아 귀가길은 대략 22시쯤 됐는데 명절 대목을 제외하곤 밤 10시면 대부분의 가게가 마감을 하고 문을 닫는 시간이죠. 간혹 그 시간에도 마감을 하고 있는 몇몇 가게도 있구 전날 일찍 납품을 해야하는건지는 모르지만 야밤에 고기 손질하는 상인도 있어 짙게 깔린 어둠과 몇개 업소에서 늦게 까지 켜져 있는 정육점 특유의 붉은 불빛이 어우러져 오싹함이 들곤 했는데 현재 무게를 자주 찾는 제 성격상 그 오싹함을 오히려 즐기기 위해 일부러 지나쳤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의 기억으론 우시장에 고양이가 무척 많았습니다. 시장에서 다듬다 버린 고기 찌꺼기며 식당가의 음식물 쓰레기가 많아서 그런지 엄청 많았습니다.

각설하고 어느 여름 날 회식을 하고 늦은 시간(자정쯤)에 거하게 취해 귀가하던 중 우시장을 걷고 있었습니다. 마침 여름방학이라 그런지 양아리 포스가 느껴지는 너댓명의 고딩 쯤 되어 보이는 넘들이 떼를 지어 맞은편에서 걸어 오고 있더라구요. 그 중 한넘 손엔 검은 비밀 봉지가 쥐어 있는게 보였고 그녀석들과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봉지 안에 들어 있는게 뭔지 눈칠 챌 수 있었습니다. 우는 소리로 봐선 새끼 고양이 같더라구요. 속으론 '양아치 시키들 양아치 짓거리만 하고 다니는구만' 생각하며 신경 끄고 지나 쳤습니다. 즤들끼리 웃고 떠들며 지나가더만 몇초 흘러서 갑자기 퍽하는 소리가 들리더만 낄낄대며 냅다 뛰더라구요. 뒤돌아 보니 녀석들은 큰길쪽으로 사라져 가고 있구 발치에 뭔가 걷어 차이길래 굽어 보니 아까 녀석들이 들고 있던 검정 봉투와 똑같은게 떨어져 있더라구요. 뭐지? 하며 봉투를 쳐다 보고 있는데 묵직한 봉투가 바르르 떨리는게... '아 씹r ㄱㅅㄲ들'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오더라구요. 매듭이 반쯤 풀린 봉지 입구 틈새로 뒷다리가 바르르 떨리는게 보였고 이내 사람 다리 마냥 길게 뻗어 축 쳐지는 게 더 이상 볼 수 없어 무섭다기 보단 재수 없을거 같아 그냥 그 자릴 빠져 나오려 몸을 돌리다가 왠 검은고양이랑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왠 갑자기 재수 없는 시츄에이션만 일어나나 싶어 순간 멘붕이 왔지만 괭이 녀석 눈이 왠지 울고 있는 거 같이 되게 슬퍼 보여(술김인지 교감인진 아직도 몰라요) 저 녀석 설마 봉지 안에 있는 새끼 어민가 싶어 봉지랑 괭이랑 번갈아 보다가 쉽게 내키진 않았지만 쉼호흡 한번 내 쉬고 손가락으로 게름칙한 봉다릴 집어서 아파트 후문쪽까지 가지고 가 사람 발길 잘 닿지 않는 구석 나무 밑에 살포시 봉지에서 죽은 새끼 고양이 꺼내 내려 놓고 잠시나마 양아치들 대신 사과하고 묵념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지금 생각함 야밤에 죽은 짐승 갖고 그리 할수 있을까 하면서도 알콜 버프에 힘 입어 측은한 마음과 약간의 객기가 발동 되지 않았나 싶네요.
이게 끝이냐고요?
물론 아니죠.
이 일이 있고 난 후에 이야기가 본론입니다. ;;
앞전에 잠깐 언급한 우리 큰 애와 관련 된 야그입니다.

서두가 넘 길었네요.

스맛폰으로 적느라 힘들어서 일단 오늘은 여기서 접구요. 올해 가기전??에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남은 2013 마지막 밤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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