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운서의 축구공

키모치이이 작성일 14.05.10 07: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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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중간에 휴학하고 3개월동안 인천공항에서 일을 했었을 당시에 겪었던 일입니다.

당시 아침 새벽에 일을 나가고 점심이 되기전에 일이 끝나는 꿀 알바였죠. 여자친구(같이 공항에서 일을 했음)는 서울을 살

고 저는 영종도 운서에 있는 저희 누나 사택에 잠깐 살았습니다. 


그때는 새벽에 일을 하고 여자친구랑 서울에서 놀고 밤이 되서야 들어오는 하루의 반복이였죠. 

운서라는 곳이 신도시라서 역주변을 좀 벗어나면 진짜 사람도 없고 차도 없고 여튼 뭐 무척 조용하죠.

막차를 타고 역에 내리면 사람들이 좀 있지만 집으로 가는 길까지는 진짜 사람 한명 없을 때가 많아요.


여튼 그렇게 생활하다. 어느날부턴가 집에 가는 길 인도에 축구공이 하나 보이는 겁니다. 

처음 볼 당시에는 길가에 축구공을 보니 어릴적 생각정도 날뿐 있는둥 마는둥 스쳐갔죠.

그렇게 한 거의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그자리에 축구공이 계속 있는 겁니다. 


아무리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낮에는 길가에 사람들이 좀 지나다니긴 하거든요? 동네에 꼬마애들도 몇명 있고,

그때까지만 해도 "저건 왜 누가 안가져가지?" 속으로 요런 생각만 하고 있었죠,

생각해보세요. 길가 인도에 축구공하나 덩그러니 있는데, (진심 주위에 머 쓰레기통도 없고 아무것도 없음. 축구공이 어디

짱박혀 잘 안보이는 것도 아니예요. 길가 중간에 덩그러니 놓여있었음.) 


아무도 그걸 안건드린다니?


그 날은 집에가서 쉬고 싶어서, 여자친구 혼자 서울 보내고 저는 일이 끝나고 오전 10시 쯤 운서역에 내려서 집으로 가고 있

었죠. 

그때 그 축구공이 보이는 겁니다. 낮이라 그런지 유유히 생각 없이 그 공을 가지고 드리볼을 하면서 천천히 걸어갔죠. 

축구공은 겉은 많이 닳아 있었는데 공기는 빵빵해서 차는 맛이 나더군요. 

그렇게 생각없이 드리볼을 하면서 집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공을가지고 집으로 들어갔죠.


공을 현관에 놔두고 컴퓨터를 하는데 몇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너무 졸린 겁니다. 몸이 진짜 갑자기 무거워지고 너무너무 졸린거예요. 

누나가 사택에 제가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방에는 침대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바닥에 누워 잠을 자기 시작했죠. 


제가 원래 가위에 잘 눌리거나 그렇진 않는데, 가위에 눌린겁니다. 눈은 못 뜨겠고, 몸은 못 움직이겠고,

그렇게 가위가 눌리고 잠시 후 저 멀리서 바닥에 공튀기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진짜 이때는 일단 답답한 마음에 빨리 가위에 풀리려고 속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어서 신경을 잘안쓰고 있었는데, 

점점 그 공소리가 가까워 지는 겁니다. 

점점 더 가까워지더니 제 바로 옆에까지 왔죠. 그 공튀기는 소리가. 



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



당시에는 "뭐 이딴 가위에 눌리냐" 이생각밖에 안했죠. 

그렇게 계속 안간힘을 쓰면서 옆으로는 공 튕기는 소리를 계속 듣고 있었죠. 

결국 "으아아아아아아이이이ㅅㅂ아아앙" 하면서 가위에 풀렸어요. 

일단 가위에 풀렸다는 거에 안도 하고 밥을 먹고 할일을 했죠. 

공에 대한건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그 당시만 해도. 축구공은 그냥 현관 신발 벗는 곳에 놔둔 채로 잊고 있던 상태였죠. 

근데 이상하게 자꾸 잘때 똑같은 가위에 눌리는 겁니다.


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


그당시 누나네 사택 아파트는 보면 빈집이 되게 많았거든요 사람이 없어요. 

게다가 10층 맨 꼭대기 였고, 우리 집을 둘러싼 집들이 다 빈집이였죠. 

처음엔 뭐 잘때 다른집 소음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이상한거죠. 아무도 없는데????

통통거리는 그 소리는 멀까 하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때 딱 가져온 공이 생각 나는 겁니다. 


진짜 이상하죠 왜 현관에 떡하고 놓여있던 그 공을 그제서야 신경 썼을까요...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런 ㅅㅂ 재수없는 공 " 하고 아침에 일하러 갈때 공을 길에서 저멀리 뻥 하고 차버렸죠. 

그리곤 일을 하고 그날은 서울로 가서 여자친구랑 놀고 밤이 되서야 또 집으로 돌아왔어요. 

근데 진짜 이때만 생각하면 소름이 돋네여...


저희 집 1층 현관에 그 공이 놓여 있는 겁니다 .


아 ㅅㅂ 진짜 뒤도 안돌아보고 엘리베이터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가 그리 오래걸리는 기분은 처음 느꼈죠. 

결국 불킨채 밤을 새고 아침엔 일도 못나갔죠. 

해가 뜨고 확인하러 1층에 내려갔는데 그때까지도 공이 있더군요. ㅠㅠ 

어떻게 할까 아침 내내 고민 했습니다. 


그리고 어쩔줄 몰라 하다가 그 공을 가지고 원래 있던 자리에 놓고 도망쳐 왔죠. 

그 날도 뭐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뒤척이며 아침을 맞이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마자 집앞에 공이 있나 확인했는데, 없더군요. 그리고 일을 나가면서 그 길을 멀리서 봤죠. 근데 이젠 공

이 없더군요. 

그후에는 가위에는 눌리지 않고 제대로 잠을 청할 수 있었죠.


도대체 그 공은 뭐였을까요... 


역시 아무 물건이나 함부로 가지고 오지말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네요.


그리고 또 다시 누군가 가져간 걸까요? 


어째든 뭐 별건 아닌데, 너무 쓸대없이 길었네요..ㅠㅠ 뭔가 오싹하셨길 바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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