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 동네에는 [가위녀] 라고 불리는 정신이 이상한 여자가 있었다.
30살이 조금 넘었을까, 긴 머리는 까치집을 지은 채 언제나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웃고 있었다.
가위녀라는 이름답게, 그녀는 언제나 가위를 가지고 사각사각 허공을 자르고 있었다.
흉기를 휴대한 탓에 종종 경찰관이 가서 주의를 주곤 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가위를 들이대는 일은 없었고, 자기 집 주변에서만 앉아 있었기에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가위녀는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이사를 간 것인지 죽은 것인지 어느새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나는 친구 몇 명과 담력시험을 하러 가기로 했다.
장소는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가위녀의 집이었다.
산기슭에 외로이 있는 슬레이트 지붕의 단층집이었다.
다들 조금씩 들떠 있었지만, 어두운데다 음침한 분위기의 집이 보이자 겁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마침 같이 왔던 여자 아이에게 반해 있었기 때문에,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혼자 안으로 들어갔다.
실내는 쓰레기나 실, 구슬 같은 것이 잔뜩 떨어져 있어서 발 디딜 곳도 없었다.
그렇지만 딱히 귀신 같은 것이 나오지는 않았다.
방은 3개 밖에 없었기에 여기저기 빙빙 돌면서 왔던 증거로 가져갈 물건을 찾기로 했다.
나는 안 쪽 방에 들어가서 장롱을 열었다.
그 순간 장롱 안에서 무엇인가 거대한 것이 내게로 넘어졌다.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것은 거대한 봉제 인형이었다.
다만 모양이 이상했다.
그것은 여러가지 봉제 인형의 머리 부분만을 잘라내 봉합해 사람처럼 만든 인형이었던 것이다.
개, 고양이, 곰부터 여자 아이 인형까지, 수많은 머리가 잔뜩 붙어 있었다.
우리는 깜짝 놀라 그대로 도망쳤다.
우리가 담력 시험을 갔던 탓인지, 얼마 뒤 경찰이 그 집을 조사하러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집에서 가위녀의 사체가 발견되었다.
사체는 바로 나에게 쓰러졌던 봉제 인형 안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사인은 확실치 않지만, 가위녀는 자신의 몸에 봉제 인형의 머리를 꿰매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봤을 때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진짜 동물의 썩은 머리도 꿰매져 있었다고 한다.
번역 : VK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