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부산 화명동에서 거주했을때 일이다
더운 여름 30도 육박하는 날씨에 같이 일하는 동갑내기 친구 두명,형 한명과 함께 외근을 나가게 되었고
당시 나는 기획 업무를 하다보니 외부 홍보차 나가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사무실에만 있으면 눈치가 보이니 부장님이 일이라도 하는 척 우리를 내보낸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당시 나는 일에 대해선 보수적인탓에 되도록 돈받는 만큼 일은 반드시 하자는 마인드가 강해서
외부 홍보만큼은 평소에 빡시게 해왔으나 그날 만큼은 동료들의 아우성에 짬은 내가 제일 높았고
다수결 또한 불리해 하루만큼은 회사 눈을 피해 놀기로 하였고 우리는 금정산의 계곡으로 향하게 되었다.
무더운날씨, 하지만 계곡에 막상 도착하니 나무들로 둘러쌓인 계곡의 바람이 내몸을 감싸안으며
체온을 내려주니 신선 놀음이라는게 이런거구나 느끼며 바로 차가운 물속으로 입수를 하였다.
서로 다같이 사진도 찍고 놀쯤에 무릎까지 오는 물의 깊이가 재미없어 조금씩 자리를 위로 옮기다 보니
다이빙 장소로 보이는 듯한 곳 근처로 자리가 옮겨 졌고
수영을 못해서 얕은 물에서만 노는 성격인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다이빙이 하고 싶어진 탓에
높은 바위로 올라가 다이빙 지점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마시고 버린 2리터 짜리 음료 페트병들이 지저분하게 둥둥 떠있었고 쓰레기들이 많았음에 불구하고
나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다이빙 지점의 무언가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는데...
마치 불랙홀같은 동그란 어두운 구멍같은곳이 보였고
"아 저기로 떨어지면 되겠다" 하고 뛰어 내릴려고 할때마다 강한 맞바람이 불어 나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 바람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그 곳을 쳐다보니 아까보다 그 동그란 구멍이 더 커져 있었고
떨어져도 왠지 괜찮을거 같은 느낌이 반복되는 찰나에 이상하게 머릿속에는 "점프하자 점프하자" 생각만 떠올랐고
다시 뛰려고 할때마다 불어오는 맞바람에 다이빙을 주저하게 될쯤
동료들도 뛰라고 소리쳐서 기분은 더 업이 되었다.
지금 기억이지만.. 분명... 동갑의 친구 2명과.. 형1명.. 나 포함 총 4명인데.. 당시에 형 옆에 부장님이 계시는 것이었다
부장님도 같이 뛰어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왜 그땐 그 부장님도 같이 놀러온것이라고 느껴질만큼 이질감이 없었는지
아직도 이해할수가 없었지만
그들의 응원에 힘입어 뛰어 내리려는 순간 내가 보았던 그 구멍이 두갈래의 나뭇가지처럼 가지가 생기더니
나를 휘감에 물속에 빠지는 그 순간
어느 한 할머니의 "야!!!!" 라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응원하던 동료들의 팔의 움직임과 목소리 그리고 눈빛은
"뛰어!!!" 가 아니라.. "내려와!!!" 였던것이다
그리고 사무실에 있어야할 부장님의 모습은 나를 응시하며 아무말없이 차렷자세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뒷걸음질 치며 바위 뒤로 물러설때쯤 내려다 봤을때
안정감을 느끼게 했던 그 어두운 동그란 검은 공간은 싱크대의 약하게 물이 빨려 내려가는 듯한 형체로
빙글빙글 돌고 있었고 동료쪽으로 가기위해 몸을 일으켜 정면을 응시한 나는
나를 차렷자세로 응시하던 부장님의 모습은 온대간대 없이 동료들의 이해 할수 없다는 표정과
왜 올라갔냐는 질문에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