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시간이 지난 일입니다.
저는 동생 둘과 함께 한 방에서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잡니다.
아버지는 다른 방에서 주무십니다.
그 때가 작년 6월, 7월 즈음이었는데,
동생들이 지역 아동센터에서 하는 캠프에 가게 되어 저 혼자 방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혼자가 된 저는 모처럼 자유로워진 느낌에 늦게까지 TV를 보다가 잠들었습니다.
저는 평소 새벽에 잠깐씩 잠이 깨는 일이 잦은데, 그 날도 새벽에 뒤척거리고 있었습니다.
여름이라 더워서 바닥에만 이불을 깔아두고, 덮는 이불은 꺼내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렇게 더위에 시달리며 반쯤 깨어있는 상태로 뒤척거리는데 제 옆에 무언가에 손이 닿았습니다.
잠결이었던 저는 평소처럼 동생이 옆에서 자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보니 소름이 온 몸에 돋았습니다.
분명히 방 안에서 자던 것은 저 혼자였는데 누군가가 옆에 있었던 것입니다.
잠결에 베개 같은 걸 만진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방 안에는 그럴만한 물건도 없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저는 잘 때도 반드시 스탠드를 켜 놓고 잡니다.
이후로 혼자서 잔 적은 없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도 등골이 오싹하고 소름이 끼칩니다.
출처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