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2007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저는 저녁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화장실 문을 살짝 열어두었었는데,
그 틈이 거울에 비치기 때문에 누가 방 앞을 지나가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누군가가 부엌으로 지나가는 것이 거울에 스쳐 보였습니다.
대략 155cm 정도의 작은 키에 머리가 조금 긴 남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순간 오싹한 느낌이 전신을 휩싸 화장실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부모님께 방금 부엌으로 가셨냐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두 분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계셨고 둘 중 어느 분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희 부모님이 제게 거짓말을 하실 이유가 없었던지라 좀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 때는 그냥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소름 끼치도록 비슷한 일은 계속 일어났습니다.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런 일이 약 1달 가량 계속되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처음 찾아왔을 때처럼 어느날 갑자기 그 현상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다음해.
저는 또 다시 기묘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한창 기말고사 시험 준비를 하느라
학원에서 보충수업을 듣고 집에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 부모님은 일 때문에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비정기적이셨고,
늦게 돌아오시는 일도 잦았습니다.
그 날도 보충수업이 있었기 때문에
집에 도착할 즈음에는 이미 시계는 9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따라 엘리베이터의 문이 너무 늦게 열려서 무언가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집 앞에 도착했는데 집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도 늦게 들어오시나? 늦은 시간에 혼자 있기 무서운데..]라고 생각하며
문을 열쇠로 열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TV가 켜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자주 문을 잠그지 않으시거나 TV를 켜 놓고 나가시곤 하시기 때문에
[또 TV 켜 놓고 가셨네.]라고 생각하며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으려는데
어떤 남자가 침대에 누워 TV를 보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버지라고 생각했지만 아버지보다는 키가 작은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와보니 그 남자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 일은 다음날에도 컴퓨터 앞에서 반복되었고,
저는 온 몸에 소름이 끼치고 너무나도 무서웠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제가 살던 아파트에서는 유달리 자살 사건이 많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 일을 겪기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5, 6학년 정도 되는 아이가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혹시 우리 집에 드나들었던 그 남자는,
그 때 죽은 그 아이가 아닐까요..
출처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