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알고 지내는 동생에게 일어났던 일입니다.
어느 날, 그 아이가 꿈을 꿨는데, 자신의 방에 있는 나지막한 장농에서 시선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옆에서 자던 동생을 깨워서 장농을 올라가보라고 시켰는데... 동생이 올라가다가 비명을 꽥 지르면서 내려왔답니다.
[장농 위에 누, 누가 있어...]
동생의 말에 위로 올려다보니 정말 왠 여자 둘이 올라와 있었답니다. 하난 소복을 곱게 차려입었고, 하난 미라처럼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는 데. 그 아이와 동생는 너무 놀라서 어쩔 줄을 몰랐답니다.
그런데 그 여자들이 내려와서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붕대감은 애가 내 동생인데, 동생을 이렇게 만든 녀석을 찾고 있다고. 그러니 해를 끼치지 않을테니 소리 지르지 말라고 하더랍니다.
평소에도 영감이 강한 편이라 귀신을 자주 보는 편이던 그 아이는 뭔가 있는가보다, 싶어서 그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그녀들은 대꾸없이 거실로 휙 나가더니 뭔가를 찾는 듯 온 집안을 뒤집어놓더럽니다.
그렇게 한참을 뒤지다가 동생의 부모님이 주무시는 안방까지 들어선 그녀들. 마지막으로 안방에 있는 장농 앞으로 가 갑자기 문을 휙 열더니, 둘이서 무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장농 안으로 쑥 들어가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