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보지 마세요 펌

서경완 작성일 15.10.05 01: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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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영적으로 좀 발달했다는 생각따윈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고, 고3때 종종 가위에 눌리던 심약한 여고생도 아니었다. 그저, 가끔씩 뒷통수가 서늘해진다...누가 지켜보고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무서움에 떠는 수준의 평범한 19살 이었다.

사실 나는 귀신보다도, 당시 부모님과 떨어져 막 대학생이된 친오빠와 함께 자취 비스므리...한걸 하고있었기에, 강도나, 도둑...뭐 그런두려움이 더 컸다.

그러면서 친구들이 가위눌린 얘기나, 귀신본 얘기를 하면 어른스러운척하며

"다 필요없어.. 사람이 젤 무섭다~" 하고 대답하곤 했다.

그리고 그게 아니란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됐다.


여름방학이 됐다.


오빠는 대학교 1학년이 였던 만큼, 놀러다니느라 바빠서 집에 아주 늦게 들어오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지금은 군대 갔다오고 사람 좀 됐다. ㅡ,.ㅡ

어느 무더운 여름밤... 나는 당시 거의 혼자 지내서 그런지, 좀 무서운 마음에, 집에 방문이란 방문은 다 열어놓는 습관이 있었다. 그리고 에어콘을 싫어해서 주로 창문만 열어뒀다.

우리집은 전부 이중창이었다. 그런데, 창문을 여는것 만으로는 집이 시원해 지지 않았고, 모기가 엄청 들어왔다. 별수 없지 에어컨을 켜고, 이방 저방 돌아다니며,( 방이 세칸이다. 오빠방 내방, 컴퓨터와 책생있는 방, 그리고 거실겸 주방...) 창문을 닫았다.

방마다 창문이 있고, 거실과 주방의 창문까지 이중창 모두 닫으려니 그렇게 귀찮을수가 없었다.

나는 그냥 맨 바깥에 있는 투명창만 닫고, 반투명 유리창은 그냥 내비뒀다.


그게.. 바로 화근이었다.


옛날부터 나는 창문이라던가,,,, 반쯤 열린 문틈.. 그런게 퍽이나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그날은 그냥 개의치 않고 , 컴퓨터좀 하다가 자려고 누웠다.


참고로.. 내 방은 .. 꽤 넓다. 피아노, 화장대 책상 책장 침대 이 모든게 들어가도, 방 중앙에 공간이 많이 남아, 보통 거기에 두꺼운 침대시트를 깔아놓고 앉아서 놀곤했다.

방안에 사실 넓직한 빈공간이 있다는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늘 찜찜했던 공간이 .. 유난히 신경쓰였다..


침대에 누워 화장대에 놓인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쯤...?

뭔가 싸늘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그렇게 무서운 기분이 드는것은 난생처음이었다. 어느정도였나면... 누워있는데, 종아리까지 부들부들 떨릴 정도였으니...

나는 온방의 불을 하나도 끄지 않고 모두 켜고, 침대에 다시 누웠다.

에어콘 때문이겠지.. 찬바람 때매 추운거야.. 그렇지 뭐... 하고 생각하는데, 괜히 식스센스에서... 귀신이 나오면 추워진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속으로 그 영화 감독을 엄청 욕하면서 슬그머니, 발을 이불속으로 집어넣었다.

왠지.. 내가 무섭다고 느끼는것을, 인정하면,,, 죽을만큼 무서워 질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일상적인 생각을 해보고자 노력하며, 친구에게 전화해서, 왜 여태 안자냐는둥, 학원숙제는 했냐는둥 통화를 하고 끊었다.

오빠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나는 괜히 더 무서워 졌다.


문득. 내방의 창밖을 봤다.

어떤 하얀것이 보였다.


... 나는 별생각없이 고개를 돌리고, 핸드폰을 다시 집어들었다.


그 하얀것은 아마도 창문에 걸린 커튼이 비친걸것이다... 생각했다. 아니.. 생각한척 했다.

진짜. 진심에서는... 말도안돼!! 커튼이 아니고 귀신이잖아!!!

하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진짜 커튼인데, 내가 평생 귀신이었던 것이라 생각하고 살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생겼다.

나는 무슨 깡인지.. 다시 고개를 돌려 창문을 봤다.


이번엔, 커튼과, 귀신의 위치를 한번 상세히 볼 참이었다.


나는 누운채 고개만 돌려 창문을 바라봤다.

커튼이 창에 비춘게 있었고,,... 그 옆에... 머리를 어깨까지 내리고,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보였다.


.... 나는 기가 막혔다.


귀신은 좀더 일상적인 모습일것이라 생각했는데... 저건 너무 스탠다드형 아닌가...?


내 편견과,,, 귀신에대한 이미지가 저런 환영을 만든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나는 공포를 인정하기 싫었다.

나는 당시 사귀던 남친에게 전화를 했다. 그해 여름엔, 유난히도 tv에서 무서운 방송을 많이햇었다.. 서경석의.. 하. 지. 마.. 라던가, 백지영의 흉가이야기..? 암튼 그런 실제적인것 위주의 방송을 많이 했었다. 덕분에 남친과 나는 새벽까지 통화하며 그런얘기를 많이 했었다.


남친과 시시껄렁한 통화를 하다가, 문득, 농담으로 남친이 이런얘기를 했다

"야 귀신은 원래 새벽2~5시 사이에 나온대...ㅋㅋㅋ"


섬뜻했다. 그렇지만 나는 좀더 센스있게 받아치고 싶었다.

" 어머... 야... 지금 네 어깨에 고모할머리 엎혀계신다!"

하고 말하자 남친은 무섭다고 그만하자고 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기전에 잽싸게.

"야! 니방 창문에 귀신 들러붙어있다!"

하고 말했다.


.... 와... 죽이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문득,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귀신인것을 확인만 하려하고 공포에 쩔어 도망갈 생각을 못하고 귀신이라 추정되는 저 여자 앞에서 수다나 떨고있는 걸까..?

... 아니었다.

나는 엄두가 안났고, 다리는 마비된듯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제 진짜 마지막이야.. 마지막!!

하면서 창밖을 봤다.


여자의 눈과 입술이 보이지 않았다..


내방은 여자방이라고 엄마가 방범창을 쳐놨기 때문이었다. 창살에 가려져.. 여자의 눈과 입술이 보이지 않았고, 나는 여자의 눈과 입술을 확인하고 싶어 뚫어져라 쳐다봤다.


마지막 확인을 마친뒤, 그대로 핸드폰을 들고 튀어나갔다. 그런데, 나는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며..혹시 저여자가... 저 여자귀신이 한바퀴 휙돌아, 내방앞에 있다가 현관으로 따라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아무도 없는 골목길을 미친 듯이 달려, 오빠가 있다는 집근처 피씨방에 들어갔다.

문을 벌컥 열고, 오빠를 무조건 끌고나왔다. 오빠는 게임하다말고, 얘가 왜이럴까...하며 따라나왔고


나는 슈퍼앞에 있는 파라솔의자에 앉아, 오빠에게 아무래도 내방에서 귀신을 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오빠는 잠시 벙쪄있더니,

"그럼 나도 이제 엠티같은데 가서, 내친구의 누나의 친구의 오빠가겪은 무서운 얘기가 아니고, 딱 부러지게, 내 동생이 겪은 무서운 얘기를 말할수 있는거네.?"

하고 싱글벙글 했다.

그리고는 게임 마무리 할테니 여기서 한 시간만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속으로 오빠를 몇십번은 죽여버리겠다 다짐했지만, 별 수없이, 밖에서 한시간동안 친구랑 전화로 수다를 떨며 기다렸다.


세시 반쯤 됐을까...?

당시 재수를 하고 있던 한동네사는 오빠의 친구와 오빠가 내려왔다.

그리고 우리는 다 같이 집으로 갔고, 다시 내방의 창밖을 보니, 커튼만 창문에 비춘채 아무것도 없었다.

뭐야... 결국 커튼이잖아..


나는 내가 세 번이나 확인했던걸 잊어버린척, 커튼이라 결론을 내려버렸다.

오빠가 물었다.

"야 너 귀신 봤다매. 귀신."

"아.. 그냥 커튼이었나봐."

그리고


그일 있고나서 일주일간, 나는 뭔가 오기가 생겨서 계속 창문 그대로 둔채 지냈다, 왠지.. 창문을 닫아두면... 내가 본게 귀신이란 것을 인정하는게 된 것 같아서 였다..

어느날, 오빠가 전의 그친구와 집에 왔다 새벽 1시반쯤...?

나는 컴퓨터방에서 놀고 있다가 인사를 했고,

우리오빠는 그 오빠에게

"야. 내동생이 지방에서 귀신 봤대. 너도 본적 있어.?"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나는 저 둘이 무슨 얘기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 아... 하긴 나도 너네집 골목을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하는 애 많이 봤어."

무슨 소리지 그게.? 내 방 창문쪽은 골목이었다. 그 앞을 누가..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한다는 건지...

"니가 본 귀신 어떤건지 기억나.?"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무슨소린지.. 내가 본건 단지 커튼인데, 저오빠는 왜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하는지...

"... 머리가. 한 이만큼 왔나... 그냥 소복입고.. 여자애고,,, 입술이.. 엄청 빨갰던 것 같은데,,, 눈을 못봤어요.."

그 오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대답했다.

"아..... 어떡하냐... 내가 본애.. 맞는 것 같아."

나는 더 이상 무서운 얘기를 듣기 싫었다. 그래서 그냥 컴퓨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당시 많이 하던 테트리스게임을 한창 하고 있는데,,, 시계를 보니 2시 쯤 이 됐다. 왠지 불길했다.

갑자기 거실쪽이 소란했다.

그리고 잠시후, 오빠와 오빠친구가 불안한 표정으로 컴퓨터방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갑자기 그 오빠가 내 머리를 끌어당겨, 컴퓨터방의 창문쪽을 보게 했다 그리고 물어봤다

" 뭐 보이니.? 너 지금 밖에 뭐 보여 안보여!"
평소 나긋나긋하고, 조용한 그 오빠가 갑자기 소리를 빽 질러서 나는 확 무서워 졌다.

" 아무것도 안보이는데요.? "

그러자 그 오빠는 별말 없이 우리오빠와 밖으로 나갔고, 이내 자기 집으로 간다고 했다.

가기전에 그오빠는 신발 끈을 묶으며, 말했다.

"무서우면, 너네 오빠랑 같이 자 알겠지.?"

나는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무서워도, 내나이 19에 무슨 오빠랑 같이 침대에 눞는단 말인가.?

나는 그 오빠를 배웅하고 내 방에 들어가려는데, 오빠가 말렸다.

"아.. 이거 쟤가. 너 무서워 할꺼라고, 말하지 말랬는데,,, 어차피 너도 무서운 마음보다 호기심이 더 크지.? 그러니까 말해줄게.."

하고 자기 멋대로 결론을 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 내친구가.. 본 그 여자귀신... 자기가 이동네에 이사왔을 때부터 있던 애래... 그리고 네 또래라네..? 그리고, 내친구랑 눈이 마주치면 대부분 귀신들이 먼저 피한다는데, 그 애는 늘 자길 노려보던 애라네.? 글고, 걔가 평소처럼.. 그러니까 니 방앞으로 해서 왔다 갔다 하는데 너랑 눈의 마주쳤는지.. 그날 이후로 매일 여기 오는 것 같다네...."

... 씨x....

진짜. 욕이 막 나왔다.

그날.. 내가 그 여자귀신을 본날, 굳이 눈과 입술을 확인하려고, 빤히.. 쳐다본게... 혹시 눈이 마주친건가...?

그리고, 그날 이후로도 계속 창문을 열어뒀는데... 그게 매일 이시간에 와서 날 지켜보고있었던 건가..?

소름이 쫘악 돋고,, 눈물까지 날것 같았다.

" 그리고. 사실.. 아까 너가 컴퓨터 방에 있을 때.. 내가 그냥 니방 문지방에서 통통 뛰면서 '아.. 내동생이. 여기서 귀신을 봤단 말야.? 나도 보고싶은데.. '하고 말하면서 통통뛰고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거실에 앉아있다가 내쪽을 보면서 씨x년이니.. 개년이니.. 욕을 하더라, 난 나한테하는줄 알고 따질라고 하는데, 아니더라고,,, 네방 창문쪽을 보면서 하더라고.. 나 진짜 소름 쫙 돋았잖아. 근데. 친구가 계속." 이 x년 뭘 노려봐. 당장 꺼져.." 하고 욕을 하더니,.,, 알지.? 걔. 진짜. 하다못해, 조카 라는 말도 안쓰는 애잖아... 그러더니 갑자기 니가 있는 컴터 방으로 가더라. "


나는 정말 절망적인 심정이었다.. 왜. 갑자기 이런일이 내게 생기나 싶었다.

" 컴퓨터 방 창문열고, 너보고 뭐 보이냐고. 계속 그랬잖아.? 그거.. 그때 니 눈 바로 앞에 귀신이 있었대. 그때 니가 본. 근데 너가 안보인다고 하니까. 걔가. 그냥 가더란다..... 그러니까..한마디로.. 걔가 너 볼라고 일주일 동안 매일 왔는데, 오늘 내 친구가 꺼지라고 하니까 너 찾으로 반바퀴 휭 돌아서, 네가 있는 컴퓨터 방까지 간거지...쫌 무섭더라...."

거기 까지 말을 한 오빠에게 나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물었다.

"야.. 걔 쫌.. 어떻게 쫒아낼 방법 없대.? 글고, 그오빤 뭔데 그런걸 보고 다녀.?"

"어... 걔는, 몰라 어렸을 때부터 보였대 그런거. 글고, 걔. 나한테도 그런 사실 말해준거. 우리가. 대충 알고 5년쯤 지나서 였다.. 걔 원래 무거운애잖아..글고, 니가 쫌 그 귀신 쫒아보라니까.. 보통은 자기랑 눈이 마주치면, 알아서 비킨다는데,,, 니방에 붙은애는 노려보건, 욕하건... 신경안쓰는 애란다.. 몰라.. 니방 안으로는 안들어 오잖아. 뭐 어때.."

그렇다...

그 오빠는 우리집에 놀러와서 내가 인사를 하면..

" 어.. 그래.."

하면서 늘 시선은 다른데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빠에게 그 오빠 뭔가 기분나쁘다며, 자주 말하곤 했었다..

여하튼 나는 그런말까지 듣고 도저히 내방에서 살기가 싫었다.

그런데, 오빠가 갑자기 내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봤다.

"야... 니가 여기서 뭘 봤다 이거지...? 나는 왜 안보이냐..? 근데 정확이 어디서 본거야.?"

하고 묻길래, 나도 모르게 오빠 옆에 누워서 말했다.

" 그러니까. 저기 두 번째 창살이랑, 세 번째 창살있지....."

더.. 말하려는데.. 입안에 비명이 맴돌고, 차마 밖으로는 터져 나오지 않았다.

내가 말하고 있는동안, ... 그애...

바로 그 여자 귀신이...천천히... 창문쪽으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것이 아닌가...입가에 미소까지 띈채...

나는 말을 하다말고, 컴퓨터 방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정신없이 테트리스에 몰입한척 했다.

그일이 있은 후.. 내 방은 거의 패쇄 되었다.

근 한달을 그방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뭐.. 얼마후에는 다시 들어가서 자고 공부하고 했지만...그일이 있은지, 2년이 지나고, 나는 대학생이 되었지만, 내 방에서는 여전히 이상한 일이 벌어지곤 한다..

내방에서 자던 어느날은, 자고 있는데, 창문에서 뭔가 쿵 하고 뛰어내리더니, 무서운 속도로 쿵쾅거리며 달려와 내 옆에 눞는가 하면....무슨 시몬스 침대 광고처럼 정말 쾅~! 하고 침대에 눞는다.. 좀 조용히나 누울것이지..

내 방안에 넓직한 빈공간...을 누가 계속 걸어다닌다.

걸어다니는걸 어떻게.. 아느냐....?

.... 소리가 난다.. 발바닥과,, 장판이 닿았다 떨어지는 찌익... 찌익.. 소리..

그 소리는 한동안 계속 되다가 어느순간 멈추는데.. 그게 제일 싫다..

멈춘다는 것은... 어딘가 서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는 말....


....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좀 무신경하고, 워낙에.. 겁이 없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그일이 있은후.. 나는 불안함에... 부적도 사다 붙이고 했지만, 별 효과는 없는 것 같다.

엊그제. 오빠가 내방에서 자다가 갑자기 내가 있는 컴퓨터 방쪽으로 베게와 이불을 끌고 왔다.

왜그러냐고 하니까. 내 방침대에 누워 자려는데, 누가 끊임없이 귓가에 속닥거리더란 것이다.
여자목소리...? 소녀의 목소리...?


아무튼 나는 아직... 내방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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