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미아리, 쌍문동

고카케 작성일 16.06.23 00: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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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전에 작성했던 글 갈무리 해뒀다가 옮기는 거라 앞은 반말, 뒤는 존대로 되어있습니다^^;;

 

 

 

#1 

 

 

90년 초반, 미아 5동 어느 단독주택에 살 때의 일이다.

 

하루는 학원을 너무 가기 싫어서 땡땡이를 치고 집으로 바로 왔다.

 

다행히 어머니께서 집에 계시지 않았고 왠지 피곤해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내 형, 누나라는 아이들을 만나 한참 놀다가 잠에서 깼다.

 

꿈이 하도 이상해서 어머니께서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시자마자 꿈 얘기를 했는데

 

굉장히 슬픈 표정을 지으시고는 얘기를 딴데로 돌리셨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내가 대학을 다니던 어느 날 어머니와 술을 마시다가 알게 된 얘긴데

 

사실 내 위로 형제가 둘 있었어야 했다고 한다.

 

지만 어머니께서 시댁식구들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한 번, 천정에서 쏟아지는 쥐 때문에

 

깜짝 놀라서 한 번 총 두번의 유산을 경험하셨다고 하더라. 

 

 

#2

 

 

어릴 적 난 어머니께서 시장 같이 가자고 하는 소리가 제일 싫었다.

 

장난감을 사준다고 꼬시거나 하지 않으면 절대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썼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 날은 참 이상했단다.

 

내가 먼저 "엄마 오늘은 시장 안 가?"라고 물어봤고

 

어머니께선 "너 뭐 또 사달라고 할려고 그러지?"라고 했는데

 

난 아니라고, 그냥 시장이 가고싶다고 했단다.

 

마침 어머니께서도 장을 보셔야 해서 날 데리고 시장에 갔다.

 

시장이 가깝고 살 것도 많지 않아서 30분 정도 후에 집에 돌아왔는데,

 

안방 문 앞에 우리집 식칼이 떨어져있고 안방은 장롱이며 선반같은 것이 모두 열려서

 

이불까지 다 헤집어져있었다. 도둑이 든 것이다. 

 

그것도 우리집 주방에서 식칼을 찾아 그걸로 안방 열쇠구멍을 쑤셔서 연 것이다.

 

이 모든게 30분 안에 일어난 일이라는 건데..그 도둑은 전부터 우리집을 노리고 있었던 것같다.

 

만일 그날따라 내가 시장에 가고싶어하지 않았더라면 집에 혼자 있다가 무슨 일을 당했을지..

 

 

 

#3

 

 

5학년 때 쌍문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부모님께서 정말 고생하셔서 장만한 아파트였기에

 

나도 자랑스러웠기 때문에 이사 후 얼마 안 있어 주말에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다.

 

어머니께서 해주신 음식을 먹고 단지 내의 놀이터에 갔는데, 술래잡기 같은 걸 하다가

 

미끄럼틀 꼭대기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지고 말았다.

 

급히 아버지께서 날 차에 태우시고 병원으로 가셨고 응급실에서 부러진 팔을 부여잡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 거의 미라같이 빼싹 마른 할머니 한 분께서

 

이동식 침대(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같은 곳에 누워계셨고

 

쭈글쭈글한 맨발이 덮여있던 모포 밖으로 삐져나와있었다.

 

너무 깡마르고 쭈글쭈글한 할머니의 발을 멍하게 쳐다보면서

 

참 고생 많이 하면서 사셨겠다..하는 생각을 하고있던 중

 

갑자기 그 할머니의 발 끝에서 쉬리릭ㅡ하는 느낌으로 뿌연 연기같은게

 

빠르게 뿜어져 나왔다가 출입구쪽으로 향하는 듯하더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그 직후 병원 직원들이 갑자기 할머니께 달라붙더니

 

뭔가를 체크한 후, 임종하셨다고 진단을 내렸다.

 

 

#4

 

 

아마 5학년 때 이사한 그 아파트에 뭔가 좋지 않은 기운이 있었던 것같다.

 

아버지께서 뒤에 산이 있다고 경치 좋지 않냐며 억지를 부려서 그 집에 살기 시작하긴 했지만

 

어머니께선 처음부터 느낌이 좋지 않다며 반대하셨다고 한다.

 

30년을 살면서 여기저기 이사도 많이 했지만 유독 그 아파트에서 가위눌림이 심했는데,

 

나중엔 하도 가위에 자주 눌리다보니 언제쯤 가위눌림이 시작될지도 예측할 수 있었고

 

가위에 눌려도 금방 풀어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혹시 궁금한 사람이 있을까봐 미리 얘기해주자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엔 가위 눌리기 직전에 귀에서 웅웅거리며 뭔가 울리는 소리가 난다.

 

그럼 잠시 후에 가위에 눌리겠구나하는 걸 미리 준비하고있다가 가위에 눌렸을 

 

당황해서 억지로 몸을 움직이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1분정도 온몸의 힘을 빼고

 

가만히 있다가 최대한 힘을 들이지 않고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게 내가 가위를 푸는 방법이다.

 

중요한 건, 바로 다시 누워서 자려고 하면 또 가위에 눌린다는 것이다.

 

몇 분정도 방안을 서성인다든지 하다가 정신이 좀 깬 다음에 다시 눕는 걸 추천한다.

 

물론 내가 방안을 서성이고 어쩌고 하는 것은 내 뇌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

 

제 3자가 보면 난 계속 잠들어있는 상태로 보인다.

 

다시 본 얘기로 돌아와서, 어쨌든 그 집에 뭔가 이상한 것이 많았는데

 

나만 그런게 아니라 어머니께서도 귀신을 많이 보셨다고 한다.

 

집터의 영향인지 부모님이 같이 하던 사업도 두번이나 말아먹게 되고 부부사이가 상당히 안 좋아져서

 

어머니께선 안방을 두고 거실 쇼파에서 주로 주무셨는데, 매일밤 귀신을 보셨다고 한다.

 

하루는 어린아이 귀신, 하루는 할머니 귀신, 하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동물이나 검은 그림자 등등..

 

셀 수도 없이 많은 귀신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어머니께선 본능적으로 그게

 

하나의 귀신이 계속 모습을 바꿔가면서 나타나는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하셨다.

 

당시에 사업 실패로 인한 손해를 메우느라 정말 고생고생하던 때였는데

 

집에 와서 자는 시간까지 귀신이 괴롭히니 어머니께선 처음엔 무섭다가

 

나중엔 화가 치미셨나보다.

 

하루는 또 거실에서 잠들어계시다 안 좋은 느낌에 눈을 떴는데,

 

이번엔 독하게 생긴 젊은 여자의 모습으로 그 귀신이 나타났다고 한다.

 

벼르고 있던 터라 눈을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셔서는

 

"너!! 도대체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는데 자꾸 괴롭히는거야?!??!?!

응?!?!?! 내가 뭘 잘못했냐고!!!!!!!!!!! 원하는게 뭐야, 성불하고싶어?

성불하고싶어서 그래? 내가 도와줘?!!!!!!!!"

 

이렇게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는데 그 여자는 그저 차가운 눈으로

 

째려보기만 하길래 답답하셔서 

 

뭐! 뭐! 쳐다보면 어쩔 건데?! 말 못해????? 할 말 없으면 꺼져!!!!!!!!! 꺼지라고!!!!!!!!!!!!!!!!!!!!!!"라고

 

다시 한 번 소리를 치자 스르륵하고 사라졌다고 한다.

 

그 이후로 그 귀신이 한참 나타나지 않다가 15년쯤 흐른 후 작년인가에 몇 번 더 나타났다 사라졌다고 한다.

 

 

 

 

 

 

 

 

 

 

 

 

 

 

 

 

 

 

 

 

 

 

 

#5

 

#1, 2의 그 단독주택에 살 때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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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의 구조는 위의 그림과 같았구요, 작은 방 두 개는  동네 처녀들(아..그 누님들도


 


이젠 사십대 중반 쯤 됐겠네요..)에게 세 내어주고 큰 방에서 우리 네 가족이


 


오순도순 살았습니다.


 


전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좀 많이 했습니다.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실 때도 많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도 아버진 출근하시고 어머닌 레지오(?)인가 하는 천주교 신자들끼리


 


모임하는 때가 있었기 때문에 동생은 어리니 제가 청소나 설거지같은 걸 할 때가 많았지요.


 


어느날 집에 혼자 있을 때였습니다.


 


할게 없어서 설거지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뭔가 저를 향해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서워서 설거지 하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지 못했는데


 


잠시 후 인기척이 사라져서 뒤를 돌아보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된 후 또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날도 한창 설거지를 하던 중 등 뒤에서 소름이끼치는 기운이 느껴졌고


 


그것이 점점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뒤를 돌아볼까 말까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


 


그 일이 있은 후 며칠이 지났습니다. 제가 갑자기 몸에 열이 심해졌는데


 


하필 그날 레지오 모임을 우리집에서 하게 된 것입니다.


 


레지오 활동이란게 계모임처럼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열렸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지요.


 


전 어른들이 많이 모여 계셨지만 구석에 이불을 깔고 반쯤 잠이 들어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얘기하는 소리가 방바닥을 울리며 귀로 들어오니까 몽롱한 기분이 들어서


 


그냥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저희 어머니께서 모인 사람들에게 갑자기 생각난게 있다는 듯이


 


하신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이야기의 내용은 어머니께서 혼자 집에 계실 때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등 뒤에서


 


뭔가가 다가오는 느낌을 여러번 받으셨다는 겁니다.


 


몇번 그런 일을 겪고 난 후에 또 그런 일이 발생했는데


 


어머니께서도 도저히 참을 수 없으셨나봅니다.


 


그것이 등 뒤까지 다가왔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소리를 지르며 뒤를 돌아봤는데..


 


시커먼 관이 천장을 뚫고 쑥 올라가 사라지더랍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가 본 것과 똑같은 것이었지요.


 


그 일 때문은 아니지만 얼마 안 있어 바로 옆동네로 이사를 했기에


 


그 집에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만


 


어머니와 같은 것을 목격한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 당시의 공포감을 잊을 수가 없네요.


 


사실 글 쓰면서 또 소름이 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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