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대학때 유도부였거든.
우리학교는 체교과 조차도 없는 학교라서 유도부라고 해도 그렇게 빡세고 그랬던 곳이 아니라
그냥 옛날에 유도 햇던 사람들 동호회 수준이긴 했음.
그래도 대체로 운동 좋아하고 근육 큰 사람들이 꽤 있었고 다들 술먹고 헤까닥 하는 인간들은 아니었음.
여름에 합숙 훈련 겸 MT 해서 남자 12명이서 훈련은 거의 안하고 그냥 바닷가 가서 놀고 있었어.
근데 그중에 가장 학번 높은 사람 중에 하나인 형이 갑자기 술먹고 잘 웃고 떠들고 놀다가 웃통을 벗고 바닷가로 존나 뛰어가는 거야.
그래서 저형 미쳤네 ㅋㅋㅋ 하고 우리도 실실 웃으면서 그래도 따라가는데 갑자기 그형이 저기 바다로 헤엄쳐서 들어가는 거다.
존나 시꺼먼 바다에. 밤에 바다가 근데 존나 무섭게 생겼다.
아무리 얕은 곳이라도 희미한 가로등 하나 있는 곳에 진짜 검은 물이 넘실넘실하는데 무섭더라. 다행히 얕은 부분에서 나 포함 3명이서 잡고서 겨우 겨우 모래사장으로 끌어 올렸는데.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야 저기 xx 있어 xx 저기서 손흔들잖아 이러면서 옛날에 헤어진 자기 여자친구가 바닷가 한가운데서 손흔들고 있다는거야.
근데 그 형이 힘 쎈 편이긴 했는데 솔직히 우리 3명이 그형에 비해서 힘이나 덩치가 딸리는 놈들도 아니었는데도 진짜 겨우겨우 끌어올렸음.
존나 이상한게 그냥 그러고 나서 아무 말도 안하고 방으로 돌아가더니 술을 다시 먹는거야.
형 왜그래요?
물어보니까 뭘? 이러면서 자기가 뭘 했냐고 물어보는데 존나 소름 돋음.
이 선배가 원래 미X놈도 아니고 나이도 있고 워낙 후배들 앞에서 가오를 잡는 편이었지
절대 진상 안부리는 인간이었고
오히려 말술이라서 항상 마지막까지 맛간놈들 처리하는 인간이었는데 이 날 처음 진상부리는 걸 봤다.
뭔가 이상하단 걸 느끼고 우리 다들 돌아가면서 이 형 좀 지켜보면서 자자고 하다가
결국 술먹고 졸려서 모르겠다 좃까라하고 다 쳐잠.
오밤중에 친구놈이 오줌마 렵다고 담배한대나 같이 피러가자고 깨우더라.
그래서 선배 하나 나 그리고 친구가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바다 쪽으로 가서 담배한대 빠는데
왠 노인네 하나가 터벅 터벅 지나가다가 우리한테 말걸더라고
조금 섬뜩하긴 했는데 새벽 4시 쯤이었고 사람이 못다닐 시간은 아니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학생들 놀러왔어?
네 놀러왔습니다. 하니까
그래.
근데 여기 미X년 하나 있어서 남자만 보면 다 잡아먹어. 조심해 ..
하고 다시 터벅 터벅 걸어가는데
그때는 뭐야 하면서 담배물고 있다가 .
순식간에 세명 모두 소름이 존나 돋음. 그 할배가 뭐 귀신이었다 이런건 아니고 팔다리 다 달려 있고 아마 그냥 동네 주민이셨던거는 같은데 아까 그런 일을 겪고나니까 소름 돋더라고.
담배 다피고 민박집 돌아가니까 방이 난리 나있더라.
아까 지랄했던 그 선배놈이 다시 뛰어나가려고 했단다.
눈 돌아가서 나 저기 가야돼 나 저기 가야 돼
이지랄 하길래 선배 하나가 ㅊ진짜 개잡듯이 팼다..
손바닥으로 아가리 부분을 후두려 치니까 이새끼가 그냥 가만히 고개 떨구고 있다가 다시 자더라.
그날 진짜 눈뜨고 다 밤샌담에 서울 돌아가는데. 그 지랄을 한 선배 놈은 하나도 기억못하더라. 자기가 왜 그랬는지 기억도 안나고 이해도 안된데.
여담으로 후배 하나가 가위를 눌리기도 했는데
무슨 색동고리 입은 여자가 계속 기괴하게 춤추는걸 꿈을 꿨다네.
근데 그건 사실 관계가 있는진 모르겠다.
민박집 주인 한테 여기 뭔 사고 있었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이거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잘 모른다고만 하고...
아무튼 나도 군대에서 귀신 썰 푸는 것들 다 개구라라고만 생각 했었는데
내가 직접 겪고 나서 부터는 귀신은 모르겠고 적어도 바다 같은데에는 사람을 홀리게 하는 뭐가 있나?
생각은 되더라.
3줄 요약.
1.MT가서
2.물귀신에 홀리는 선배 목격함3. 실제로 보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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