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의 할아버지는 숯구이였다고 한다.
어느 추운 밤, 가마 앞에서 불을 지키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춥구만. 그리로 가도 되나?]
마을 사람일거라 생각한 할아버지는 [괜찮아.]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사람 어른 정도 크기의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온몸은 빽빽하게 검은 털로 덮여 있었다.
얼굴에도 털이 가득해, 눈과 코조차 분간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기겁해서 나자빠졌다.
[아아, 너 역시 마찬가지구나. 내가 보기 흉하다고 생각하는구나!]
그것은 슬픈 듯 그렇게 외치더니 등을 돌려 산속으로 도망쳐갔다.
할아버지는 그저 그 뒷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고 한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