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도로 공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무렵이란다.
공사 현장은 작업차량 이외에는 차 한대 지나다니지 않는 깊은 산속이었다.
어느날 오후, 자동차 한대가 현장에 나타났다.
[공사장입니다. 나가세요.] 라고 주의를 줬지만 운전자는 들은 체 만 체였다.
차는 공사장 한가운데에 멈춰섰다.
운전석에서 한 남자가 내린다.
그리고는 트렁크를 열고 큼지막한 마대 자루를 꺼냈다.
자루 밖으로는 여자의 것으로 보이는 팔이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난데없이 보게된 기묘한 광경에,
다들 뭘 어떻게 할지조차 모른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고 한다.
남자는 바닥에 난 구멍에 자루를 던져 넣고는, 흙으로 묻어버렸다.
자루가 보이질 않게 되자 남자는 안심했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대로 차를 타고 가버렸다.
그제야 누군가 [경찰 불러!] 하고 소리를 쳤다.
대낮에 나타난 대담한 시체 유기범은 목격자가 많았던 덕에 곧 잡혔다.
경찰 조사를 받은 범인은 이렇게 말했단다.
[죽인 여자를 묻으려고 산에 들어갔는데 마침 공사장에 아무도 없고
적당한 구멍도 있길래 딱이다 싶어 묻으려 했습니다.]
어째서인지 범인에게는 죽은 여자말고 다른 사람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단다.
당시 공사 현장에 열 명 넘는 인부들이 있었다는 걸 말해줘도 믿지를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 전부가 시체 유기 범행을 목격했다는 걸 알려줬더니, 그제야 아연실색했다나..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