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지연씨가 말하던 그 놈이 온 것같네요’
그 말에 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어요.
그 광경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악’하는 비
명 소리를 질렀어요.
거기에는 언제 나타났는지 그 어두운 색 차
가 톨 게이트 앞에서 악마의 눈 같은 헤트라이
트를 밝힌 채로 서 있는 거예요.
우리를 노려보며...
형사는 그 자동차 불빛을 노려보며, 다급히
무전기를 들고 차에 있을 동료를 나지막한 목
소리로 불러댔어요.
‘이봐 최 형사, 그만 자고 일어나!’
최형사라는 사람은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뭐야 무슨 일이야?’
‘기다리던 손님이 오신 것 같아.
톨게이트 앞쪽을 봐.’
잠시 있다 긴장된 최형사의 목소리가 들렸
어요.
‘잠깐... 어! 짙은 색 자동차가 한 대 보여.
저 차 왜 서 있지?’
‘그 놈일지도 몰라’
무전기 너머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러더
니 최 형사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시봉! 하필 비올 때 지뢀하는거야!
차안에 우산도 없는데...내가 나가보지.’
그 말과 함께 무전기 너머로 자동차 문소리
와 함께 빗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들렸어요. 저
와 같이 있던 형사는 다급한 목소리로 무전기
에 대고 외쳤어요.
‘최 형사! 조심해!
혼자 설쳐대지 말고!’
그런데 비 때문인지 무전기에서는 최 형사
의 목소리가 지직거리며 잘 들리지 않았어요.
하이빔을 켰는지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자동
차 불빛 때문에 최형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
아요.
최형사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무전기에서 들
렸지만, 뭐라고 말하는 지 잘 알아들을 수 없
고 지직거리며 목소리의 일부만 들려왔어요.
‘......지금......앞이야.......
....................................
차.......안.......아무도... 안........
....................
문......앞........
경찰.........
....................
잠시.........차......내려..........’
나와 형사는 뭔가에 홀린 듯 그 얘기를 들으
면서 차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이상하게도 그
상태에서 움직이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
어요. 지금 생각해도 왜 저와 형사가 그 순간
밖으로 나갈 생각을 안 했는지 의문이예요...
그때였어요.
무전기에서 잡음과 함께 최 형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어요.
‘......뭐야!.....
......아악!!’
무전기에서의 비명과 함께 창 밖에서 누구
의 목소리인지 알 수 없는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렸어요.
그 소리와 동시에 총구에서 번쩍이는 듯한
불빛과 함께‘타앙!’하는 총소리가 여러번 들
렸어요.
총소리는 빗속에서 메아리쳤어요.
그리곤 죽음 같은 적막이 갑자기 흘렀어요.
총소리를 듣자마자, 저와 같이 있던 형사는
‘제기랄!’하며, 제가 말릴 새도 없이 권총을
들고 밖으로 뛰어 나갔어요.
빗 속을 헤치고, 형사는 그 자동차로 달려갔어요.
‘경찰이다!
꼼짝 말고 차에서 내려!
최 형사! 최 형사!
어떻게 된 거야?
어디 있어?’
불빛 때문에 형사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고,
다급한 외침만 들려왔어요.
‘아니! 최 형사!!
시밤! 어떤 *끼야!!
숨어있지 말고 빨리 나와!!
이 살인마 개*끼!!’
갑자기 분노한 형사의 목소리를 들으니, 최
형사가 무슨 일을 당한 것을 발견한 것 같았어요.
저는 무서웠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어서 답답해 미* 것 같았어요. 차의
불빛만 보이고, 형사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
었어요. 형사가 제게 뭐라고 외쳤어요.
‘지연씨, 밖으로 나오지 말고 꼼짝 말고 있
어요!!’
그리고는 형사의 험악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빨리 문열고 나와!!
손들고!
나와!! 이 개*끼야!!’
형사가 차안에 탄 누군가를 발견하고 외치
는 것 같았어요.
그때 저는 차에 타있던 그 사람이 살인마가
아닐지도 몰랐지만, 형사가 그냥 그 사람을 총
으로 쏴버렸으면 했어요. 하지만 형사는 그러
지 않았아요.
‘두 손을 들고, 천천히 문열고 나와!!
빨리! 이 새*야!!’
그 다음까지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제게
는 정말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어요. 나도 모르
게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무서웠어요.
‘철컥’하고 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요. 문소리와 함께 목이 쉰 것 같은 형사의 목
소리가 들렸어요.
‘천천히... 천천히 나와...’
정말 숨막힐 것 같았아요.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어요.
그때였어요.
뭔가 무시무시한 것을 보고 겁에 질릴대로
질린듯한 형사의 처절한 외침과 비명이 들려
왔어요.
‘뭐야...넌...설마...아악!!!’
형사의 절규하는 비명이 들리며, 번쩍이는
불빛과 함께, 총소리가 계속 들렸어요.
총알이 다 떨어졌는지, 총소리가 멈췄어요.
형사의 정신나간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제발...더 이상 다가오지마!!
제발! 아악!!!!!!’
정말 온 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의 처절한 비
명이었어요.
그리고는 갑작스런 적막이었어요...
빗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아요.
그 차의 불빛은 살기를 띤 것처럼 눈이 부실
정도로 비춰대고 있었고, 그것 때문에 아무
것도 안 보였어요.
무서워서 죽을 것 같았어요.
저 불빛 너머로 뭔가 무시무시한 것이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두 형사는 정말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
았어요. 머리 속은 여기서 빨리 도망가야 한다
는 생각으로 가득 찼지만, 몸이 도저히 움직여
지질 않았아요.
그때였어요.
죽음 같은 적막을 깨고, 자동차 불빛너머로
뭔가가 휙 하고 움직이는 것이 보였어요. 움직
이는 그것을 보는 순간, 나는 직감적으로 알아
차릴 수 있었어요. 그 움직이는 무엇이 이번에
는 나를 죽이러 오고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여기를 빠져 나가야 한다는 생
각이 들었어요.
정산소 문을 열려고 하는데, 왠일인지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었어요. 마치 밖에서 잠근 것
처럼 꼼작을 않는 거예요.
미친 듯이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릴 생각을
않는 거예요.
문밖에서는 뭔가가 나를 향해 오는 것 같았
어요.
덜덜 떨면서, 손잡이를 놓고 창밖을 내다 봤
어요.
여전히 눈 부신 자동차 헤트라이트 불빛밖
에 보이지 않았아요.
다시 문을 열어볼 생각을 하고, 문 손잡이를
향해 손을 뻗었어요.
그런데 꼼짝도 않던 문고리가 저절로 천천
히 돌아가는 것이 보였어요.
그것을 본 순간 저는 무서워서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누군가 밖에서 손잡이를 돌리는 것같았아요.
생각할 새도 없이 돌아가는 손잡이를 잡았
어요.
하지만, 문을 열려는 힘은 무시무시할 정도
로 강해서, 필사적으로 두손으로 잡았지만, 계
속 돌아가는 것이었어요.
무서워서 거의 정신을 잃을 것 같았어요. 이
문이 열리면 나도 칼로 난도질 당해 죽을 것
같았어요.
문밖에 무엇이 문을 열려고 하는지 볼 수 없
었어요.
덜덜 떨면서 손잡이를 잡은 채 주위를 둘러
보았어요. 머리속은 어떻게 해서라도 여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어요.
두손으로 잡고 있었지만, 어느 새 문 손잡이
는 거의 다 돌아갔아요.
곧 문이 열릴 것 같았어요.
저는 온 몸으로 느끼는 공포에 이성을 잃을
지경이었어요.
문이 열리는 순간, 아무 생각이 안들었어요.
단지 이 무서움에서 빠져 나가야 겠다는 생각
에 몸을 전면 유리창으로 날렸어요.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저는 큰 충격을
느끼며 창밖으로 나동그라졌어요.
떨어질 때 충격으로 잠시동안 몸을 가눌 수
없었어요.
유리의 파편 때문인지, 얼굴에 끈적끈적한
피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어요. 억수같이 내리
는 비와 섞인 피는 입속으로 흘러들어와 찝찌
름한 맛이 느껴쪘어요.
손이 유리 파편에 베어지는 것도 못 느끼면
서, 저는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고 했어요.
문을 열려고 하는 그 놈이 내게 다가오는 것
같았어요.
간신히 몸을 일으켰지만, 밖으로 떨어질 때
충격으로 몸이 비틀거렸어요. 얼굴을 때리는
빗방울과 눈이 부실 정도로 비춰지는 헤트라
이트 때문에 더욱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그 불빛 쪽을 향해 비틀거리
며 걸어갔어요.
뒤에서 그 무언가가 나를 쫓아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아요.
무서워서 뒤를 돌아볼 수는 없었어요.
내가 그 때 할 수 있었던 전부는 단지 비틀
거리며 앞으로 나가는 것 뿐이었어요.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어
요. 빗소리인지 그것의 발소리인지 알 수는 없
었지만, 언제라도 제 뒷덜미를 낚아챌 것 같았
어요.
자동차 불빛을 지나는 순간, 저는 뭔가에 걸
려 호되게 넘어졌어요.
발버둥치며 일어나려는데, 발에 걸렸던 것
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자동차 불빛에
비춰 보이는 그것은 바로, 나와 같이 있던 형
사의 끔찍한 시체였어요.
가슴팍은 칼로 수십번 난도질당한 모습이어
서, 허연 뼈까지 보일 듯 했어요. 얼굴은 피투
성이가 되어있었고, 무언가 무시무시한 것을
본 것처럼, 눈은 공포에 질린 채로 떠 있었어요.
부르르 떨며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불빛
너머로 그것이 다가오는 것이 언뜻 보였어요.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그 놈이 한 손에 들고 있는 칼은 확실히 보였
어요. 칼 끝에는 빗물인지, 핏물인지 알 수 없
는 물이 뚝뚝 떨어졌고요.
저는 앉은 채로 뒷걸음질 쳤어요.
그 놈은 점점 제게 다가오는 것이었어요.
몸을 일으키지도 못한 채, 앞을 보며 필사적
으로 바둥거리며 뒤로 갔지만, 그 검은 그림자
는 점점 다가왔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손에 뭔가가 건들어졌어요.
피묻은 권총이었어요.
그 형사가 놓친 것같았아요.
본능적으로 그 권총을 쥐어서 다가오는 그
놈에게 겨냥했어요.
난생 처음 들어보는 권총이라 그런지, 너무
무겁게 느껴졌어요.
한 손으로는 들 수 없어서, 두 손으로 잡았어요.
내게 다가오는 그 놈은 권총을 못 봤는지,
아니면 무시하는 건지 내게로 걸어왔어요.
눈을 감고 있는 힘껏 방아쇠를 당겼어요.
귀청이 떨어져나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손
이 반동으로 위로 올라갔어요. 하마터면 권총
을 떨어뜨릴뻔 했어요.
눈을 떠보니, 그 놈은 총에 안 맞았는지 거
침없이 바로 제 앞으로 다가와있는 것이었어요.
겁이 난 저는 다시 한번 권총을 그 놈에게
겨냥했어요.
권총이 무거워서인지, 아니면 너무 겁이 나
서인지 총을 든 두 손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
로 흔들렸어요.
그 놈이 바로 제 앞에 서서 칼을 든 손을 치
켜들었어요.
나를 난도질하려는 것이었어요.
이번엔 눈을 똑바로 뜬 채로 그 놈의 안보이
는 얼굴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어요. 예의 강한
충격과 함께 권총이 발사된 것을 느꼈어요.
그 놈의 머리가 터지면서 끈적거리는 피가
제 얼굴에 튀겼어요. 그 피는 마치 썩은 것처
럼 악취를 풍겼고 불쾌할 정도로 끈적거렸어요
이번엔 제대로 맞았는지, 그 놈의 고개가 뒤
로 재껴지면서 주춤거리며 뒤로 밀렸어요...
하지만 그 놈은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 틀림없
다는 것을 그때 확실히 알 수 있었어요. 총을
정통으로 머리에 맞았는데도 쓰러지기는 커녕
주춤거리더니 다시 자리에 서는 것이었어요.
그 놈에 대한 두려움이 온몸을 감쌌어요.
하지만 동시에 그 놈에 대한 격렬한 증오심
이 생겼어요.
나중에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는데, 무서움
이 극도로 다달으면 분노를 느끼게 된다고 하
더군요.
제가 그랬나 봐요.
생각할 새도 없이 그 놈의 머리통을 향해 다
시 한번 방아쇠를 당겼어요. ‘탕’하는 소리와
함께 그 놈의 머리가 다시 한번 뒤로 제껴지며
몸까지 뒤로 밀렸어요.
알 수 없는 광기에 사로잡힌 저는 그 놈의
향해 계속 방아쇠를 당겼어요. 그 놈은 총에
맞을 때마다 뒤로 밀렸어요. 하지만 쓰러지지
는 않았어요.
그 놈을 차 있는 데까지 몰아부치고, 방아쇠
를 당기는데 총소리 대신 철커덕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였어요.
몇번을 당겨봤지만, 철커덕 소리만 공허하
게 울렸어요.
차에 기대고 있던 그 놈은 천천히 고개를 들
고 몸을 일으켰어요.
얼굴은 총에 맞아서 인지, 만신창이가 되어
있어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어요. 얼
굴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거기서 풍겨
나오는 사악함은 그것을 보는 사람을 하여금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들 정도였어요.
저는 그 놈을 향해 필사적으로 방아쇠를 계
속해서 당겼지만, 총알이 다 떨어졌는지 찰카
닥 소리만 날 뿐 나가지 않았어요.
그 놈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칼을 든 손
을 다시 한번 높게 쳐들었어요. 이번에는 정말
죽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포기한 채로 힘없이 방아쇠를
당겼어요.
그 순간 총알이 발사되는 충격과 함께, 자동
차가 펑하고 폭발하고 그 폭발력에 저의 몸이
공중으로 붕 날랐다가 바닥에 사정없이 내 팽
겨쳐졌어요.
갑작스런 폭발에 영문도 알 수 없이 나가떨
어진 저는 그 충격에 정신을 잃었어요. 정신을
잃기전 마지막으로 보인 것은 칼을 든 그 놈이
화염에 휩싸인 채로 비틀거리며 내게 다가오
는 것이었어요.
의식을 잃으면서도, 저는 필사적으로 몸을
가누고 그 놈에게서 도망치려고 했어요, 하지
만 몸이 제 뜻대로 움직여지질 않았어요.
그 놈이 내게 다가와 내 몸을 난도질 할 것
같았아요.
하지만 그런 생각만 날 뿐 사방이 뿌옇게 되
고 의식을 잃었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사방은 밝아있고 경찰들
과 사람들이 부산거리며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였어요.
내가 살아있는 것 같았아요.
눈을 뜨자, 경찰들이 달려와 쉴 틈도 안주고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영문도 모르
는 저는 어제 어떻게 된 것인가에 대해 물어봤
어요.
경찰 말로는 아침에 새까맣게 타버린 자동
차 한 대와 갈기갈기 찢겨나간 형사 두명의 시
체가 그 주변에서 발견되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형체도 알 수 없게 타버린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체도 한 구 발견되었고, 좀 떨어진
곳에 피투성이가 된 채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저를 발견했다는 거예요.
저는 경찰의 질문에 그날 밤 제가 봤던 일들
을 자세히 얘기해 주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거
기에 있었어요.
아무도 제 얘기를 믿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 타버린 시체의 신원을 밝혀보면 알 수 있
을 거라고 했지만, 심하게 타버린 데다가 총에
맞아 치아와 턱구조도 박살이 나서 알아볼 방
법이란 없다는 거예요.
아무리 얘기해도 제 얘기를 믿어주는 사람
도 없고, 결국에는 미친 여자로 취급해 나를
이 병원에다 가둔 거예요.
기자 아저씨,
제발 저를 맛간여자로 보지 말고, 믿어 주
세요.
직접 그 톨게이트 가서 조사해 보시면 제 말
이 맞을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이대로 여기 있다간, 언젠가 그 놈이 나타난
나를 죽일 거예요.
제발 부탁이예요...
제 말을 믿어주고, 여기서 나가게 해 주세요.
나는 아무런 죄도 없고, 미치지도 않았어요.
부탁이예요...
제발!!!!”
그 여자의 믿을 수 없는 긴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나서 나는 한동안 멍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황당한 얘기를 믿어야 하는지...
더구나 처절하게 자기의 얘기를 믿어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보니 그 여자가 미쳤다는 것
이 잘 믿겨지지 않았다.
재원이는 잠시 멍해있는 나를 보고 이제 나
가자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찾아왔지만, 그 여자의
얘기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쉽게 일어날 수 없
었어요. 하지만 더 이상 병실에 머무를 수 없
는지 재원이의 재촉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일어서는 것을 보고 광기어린 눈빛
으로 그녀는 외쳤다.
“저를 여기서 꺼내 주세요!
나를 놨두고 그냥 가지 마세요!!
무서워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