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적적하게 돌밭 길을 걷고 있는데,
옆 경사면에서 작은 돌이 굴러떨어졌다.
그게 계속 이어지더니 끝내 무거운 땅 울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퍼뜩 위를 올려다보니 사람 하나는 가볍게 짓눌러버릴 크기의 바위가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순간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저 머리를 부둥켜안고 웅크렸다.
[아하하하하하!]
난데없이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눈을 감고 벌벌 떨고 있었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바위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자 바위는 눈 앞에서 멈춰서 있었다.
그리고 즐거운 듯한 웃음소리가 사라짐과 동시에, 바위 또한 쓱 사라지고 말았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