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내가 살던 도쿄 어느 지역에는
"놀자 아저씨"라는 정체불명의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 무렵 초등학생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종이봉투에 좌우가 비뚤어진 눈을 그리고, 그걸 쓰고 다녔습니다.
목 부분은 줄로 묶어서요.
학교에 8시가 넘도록 남아 있으면, 그 아저씨가 찾아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학교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어요.
우리 집은 맞벌이라 집에 가도 나는 늘 한가했기에,
그날은 아저씨를 만나볼 생각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눈을 피해, 학교에 7시 반 즈음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생한테는 그 정도 시간만 돼도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정면 현관은 자물쇠가 잠겨 열리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현관 밖에 누군가 있었습니다.
[놀자, 놀자.]
몇 번이고 반복하며 그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위험하다고 느낀 나는, 죽어라 달려 다른 출구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복도 창문 밖을 보니 아저씨도 달리고 있었습니다.
달리며 외치고 있습니다.
[놀자아아아아..]
나는 너무 무서워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넓은 곳으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정신을 차리니 체육관까지 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넓은 곳에 불도 안 켜고 있자니 너무 무서웠습니다.
나는 서둘러 불을 켰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후회했습니다.
체육관 창문 전부에 아저씨가 달라붙어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으니까요.
[놀자.]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습니다.
다음날, 나는 선생님에게 엄청 혼났습니다.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만 체육관 밖에는 종이봉투가 잔뜩 버려져 있었습니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