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화] 갈대밭의 추격자

객사 작성일 18.11.14 09: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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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비에 젖어 형태가 흐트러졌지만

그것이 남자가 찾던 자의 발자국이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그자는 마을 사람들을 속여

마을 사람들의 재산을 훔치고 도망간 자로

그자를 잡기위해 남자가 고용됐습니다.

 

 

그리고 국경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남자는 사기꾼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발자국은 넓게 펼쳐진

갈대밭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남자가 보기에 허리춤까지

길게 자라난 갈대밭은

몸을 숨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에 경험이 많은 남자는

줄기가 꺾인 갈대들을 살피며

사기꾼의 흔적을 쫓았습니다.  

 

 

갈대밭을 헤치고 다니니

남자는 문득 어릴적 사라진

남자의 누이가 생각났습니다.

 

 

남자에게 갈대로 만든 인형을

만들어 주던 누이를

남자는 무척이나 따랐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동생에게 줄 인형을

만들기 위해 갈대밭으로 떠난 후

그대로 사라져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남자가 돌아다니는 이 갈대밭이

누이가 사라진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는 걸

남자는 깨달았습니다.

 

 

그때 남자는

바닥에서 은은히 빛나는

두 물체를 발견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건 은화 두 닢이었습니다.

 

 

사기꾼이 도망가다 흘린 것일까

남자는 생각했지만 은화 두 닢은

마치 발견되길 원하는 듯

너무나도 가지런히 바닥에 놓여 있었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든 남자는

갈대 사이로 몸을 숨기고 

주위에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때 남자는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을 들었습니다.

 

 

인기척에 귀 기울이던 남자는

순간 몸이 쑥 가라 앉는 느낌에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늪이었습니다.

 

 

남자는 늪에서 빠져나오려 애썼으나

그럴수록 남자의 몸은

늪으로 빨려 들어갈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의 눈앞에 사기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사기꾼은 바닥에 굴러다니는 은화 두 닢을 줍더니

늪에 빠진 남자의 두 눈 위에 가지런히 놓았습니다.

 

 

저승길에 노자돈으로 쓰라고

 

 

 

큰 소리로 웃으며 멀어져 가는 사기꾼에게

남자는 울분과 함께 저주의 말을 퍼부었습니다.

 

그때 남자는 발치에 닿는 단단한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발로 그것의 형태를 가늠한 남자는

그것이 사람의 머리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도 작고 어린

 

 

남자는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것은 그의 사라진 누이였기 때문입니다.

 

 

 

 

 

 

 

출처: 바젤님과 떠나는 무서운 세상 이야기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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