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를 한지도 몇 년이 지났다.
요새 들어 한밤중에 자고 있던 여자친구가 말을 걸어오곤 한다.
[깨어있지?], [다 알고 있다고.],
[이봐, 대답해. 대답만 해도 된다고.]
이런 느낌으로..
목소리는 틀림없이 여자친구 목소리다.
하지만 말하는 방식이 평소와는 너무나 다르다.
처음 들었을 때는 너무 놀라 말도 안 나올 정도로..
요새는 그냥 기분 나쁜 잠꼬대구나 하면서 매일 무시하고 있었다.
어느 날, 평소와는 다르게 늦게까지 깨어있는 여자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해봤다.
여자친구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날 밤도 한밤중이 되자,
여자친구는 잠꼬대로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에 빠지기 직전,
지금까지 들었던 것 중 가장 기분 나쁜 한마디를 듣고 말았다.
[너, 뭘 얘한테 말한 거야.]라는 말을..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