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괴담] 저승사자

금산스님 작성일 19.06.21 10: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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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겪고 난 후,

아마 귀신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2년 정도 전의 이야기입니다.

부산이라 사투리가 섞여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저는 할아버지와 참 친하게 지냈었습니다.

3명 있는 손자들 중 막내였던 저에게만 유독 정을 주시고 예뻐해 주셨지요.

 


그런데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될 즈음

할아버지의 몸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셨습니다.

 


예전에는 가볍게 다니시던 거리도

숨이 차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신 겁니다.

 


결국에는 매일 나가시던 노인정에도 못 가시고

집에 누워만 계시게 되었습니다.

 


담배를 많이 피셨던 때문인지

폐가 안 좋아지신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매일 일을 마치고 돌아오셔서 할아버지의 병수발을 드셨지만

할아버지의 몸은 나날이 말라갈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할아버지께서는 이미 돌아가신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 전날 어머니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진아, 내일은 일찍 온나.]

저는 그 말을 듣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해서 장례식을 다 치른 뒤 어머니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엄마, 그 이야기 왜 했던 거야?]

알고 보니 어머니는 그 이야기를 저뿐만이 아니라

아버지께도 내일 하루는 할아버지 곁에 있어달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놀라웠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 어머니께서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참고로 싱크대는 할아버지 방문 바로 옆에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침대에 누워 발 쪽에 있는 TV를 보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할아버지께서 어머니를 부르셨다는 겁니다.

 


[얘, 애미야..]

소리를 듣고 어머니가 할아버지 방으로 들어가자

할아버지께서는 발 쪽 침대와 TV 사이를 손으로 가리키셨다고 합니다.

 


[얘, 애미야, 저기 저 사람이 서 있네? 누고?]

[예? 무슨 사람말입니꺼?]

[저기 저, 사람 한 명 서서 내를 보고 있는데?]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이상하다 싶어 가족들에게 말을 하셨던 것입니다.

어머니는 그게 저승사자라고 생각하신 거지요..

 


지금도 저는 그것이 저승사자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일 이후 저는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귀신같은 것을 본 적도 없고,

가위 같은 것에 눌려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을 생각하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주위에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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