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괴담] 가로등 밑 바이크

금산스님 작성일 19.10.22 10: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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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교 2학년이 된 사람입니다.

이 글을 쓰는 게 9월 27일이니까..

거의 3주 정도 되었군요.

 


저는 학교를 애매하게 멀리 있는 곳에 가게 되어,

전철로 통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사람 많은 전철을

매일 타야 하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그래서 통학용으로 그럭저럭 쓸만한

125cc 중고 바이크를 좀 싼 가격에 구매했죠.

 


전 주인은 점화계통에 문제가 있다며

바로 그 자리에서 돈을 깎아 주셨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지출이 좀 있던 저로서는 고마운 상황이었죠.

 


바이크를 구매하고 바로 수리점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손을 좀 봤죠.

 


평소 바이크나 자동차가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있던 저에겐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이게 5달 전쯤 일입니다.

그 후로 일종의 습관 같은 게 생겼습니다.

 


밤 9시가 되면 어김없이 바이크를 타고,

거리에 있는 동네에서 30분 정도 바이크를 실컷 타다 들어오는 거였죠.

 


그 동네는 오래전에 문을 닫은 철물점이나 공업사 같은 게

늘어서 있는 매우 긴 직선도로가 있었거든요.

 


그 건너편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철도가 있었습니다.

오가는 차도 적었기 때문에 그 길 전체를 제 것인 마냥 마음대로 누볐죠.

 


그리고 시간은 흘러,

아까 말했던 3주 전이 되었습니다.

 


중고 바이크의 특성이랄까 여기저기 잔고장이 많았습니다.

고장날 때마다 고치는 것도 지쳐버려서 그냥 포기한 상태였죠.

 


특히 연료 게이지가 맛이 간 상태였는데,

연료 잔량을 대충 계산하고 다녔기에 별 신경을 안 썼습니다.

 


그리고 그날도 어김없이 바이크를 끌고

30분 거리의 동네로 나갔습니다.

 


한 시간쯤 탔을까요.

그날따라 유난히 피곤해서 잠시 바이크에서 내려 가져온 음료를 조금 마신 후

한 시간 정도만 더 타다가 집으로 가기로 했죠.

 


길가에 정차하고 바이크에서 내려서 가방을 뒤적거리는데,

좀 멀리 떨어진 곳의 가로등이 깜빡거렸습니다.

 


원래 좀 오래된 동네라 수명이 다 했나 보다 하고

음료를 꺼내어 들었습니다.

 


가로등은 계속 깜빡거렸고

저는 그곳에 눈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보였습니다.

불이 꺼질 때 이상한 흰 덩어리랄까, 헝겊이랄까..

오래된 흰 옷감 느낌의 무언가가 잠깐 보였다가 사라졌습니다.

 


차를 잘못 본 건가 싶어 계속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머리칼 같은 게 붙어 있더군요.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마치 괴담 속에 제가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그렇게 느낀 순간 가로등이 또다시 깜빡였는데,

그 흰 것이 안 보이더군요.

순간 "도망치자"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가방도 제대로 안 닫고,

무작정 가장 가까운 대로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방에서 필통이 떨어지고,

아까 마시던 음료수가 떨어지고, 담배도 떨어졌습니다.

 


주울 생각도 못 하고 신발이 벗겨졌는데도

그대로 대로로 달려 편의점에 들어갔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든 말든,

일단 살았다는 생각에 다리에 힘이 쫙 풀렸습니다.

그대로 편의점 의자에 주저앉았죠.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나서

가방 안에 뭐가 없어졌는지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방 천이 뭔가 손 같은 것에

강하게 당겨진 듯한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애써 무시하고 뭐가 없어졌는지 확인한 후,

새벽이 되어 하늘이 약간 밝아질 때까지 계속 편의점에 있었습니다.

 


해가 뜨자, 이제는 가도 될 거란 생각에 왔던 길을 되돌아갔습니다.

담배, 음료수, 필통 등이 줄줄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주섬주섬 떨어진 물건들을 챙겨

가방에 넣고 바이크로 걸어갔습니다.

 


바이크는 세워둔 그대로였지만,

연료통 쪽 도색이 길게 벗겨져 있었습니다.

마치 누군가 손톱을 세운 채 바이크를 마구 긁은 것처럼..

 


그 이후로는 밤에 바이크 타러 나가는 것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통학은 계속 바이크로 하고 있지만요.

제가 그때 본 것은 도대체 뭐였을까요?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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