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입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난 전화를 들고 잠깐 망설였어.
갑자기 조금 부끄러워졌거든.
911에 한번도 전화해본적도 없고, 새로운 사람들과 얘기하는 건 항상 좀 떨리잖아.
톰이 있었으면 좋을텐데... 물론 내가 전화하는 이유도 그거때문이지만.
난 숨을 깊게 들이쉬고, 목도 좀 가다듬고, 전화에 답했어.
"어...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테리 밀러슨이고요. 그리고 실종된 사람을 찾고 싶어서요. 이름은 톰 스미스에요."
"실종된 지 얼마.... 죄송합니다. 성함이 뭐라고요?"
"톰 스미스요."
"아뇨, 아뇨 - 제 말은 본인 성함이 어떻게 되신다고요?"
난 짜증이 난채 한 숨을 내쉬었어.
"제 이름은 테리 밀러슨이고요. 이봐요. 톰이 거의 12시간이나 넘게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요. 그리 길어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톰한테 있어선 엄청 긴 시간이라고요. 저한테 언제 돌아올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렇게 오래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고요. 그러니까 그냥 톰이 어디..."
"밀러슨 양, 주소가 어딘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난 잠시 멈칫했어.
그러곤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고개를 들었어.
"왜 제 주소가 필요한데요?"
"밀러슨 양, 당신이 어디에 계신지 알고 계세요?"
난 부끄러웠지만 큰 소리로 무마시켰어.
"당연히 집이죠."
"그리고 그 곳 주소가 어떻게 되시죠?"
난 인내심을 잃었어.
"모른다고요, 됐어요?! 그게 무슨 상관인데요? 이봐요, 그냥 톰이나 찾아서 괜찮은지 알게 해달라고요. 이해했어요?"
"밀러슨 양, 제발 어디 계신지 알려주세요. 부모님이 매우 걱정하시고 계세요. 저희가 찾으러 가겠-"
그 순간, 톰이 들어왔어.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전화를 끊는 동안, 톰은 날 알아차리고는 내게 다가왔어.
톰의 얼굴은 새빨개졌지만, 신경쓰지 않았어.
"씨발 너 여기서 뭐하는데? 도대체 여긴 어떻게 올라온거야?"
난 톰에게 활짝 웃어보였어.
"톰, 여기 있었네. 너가 집에 안와서 엄청 걱정한거 알아! 너한테 무슨 일 생겼는줄 알았단 말야! 너 지하실 문도 안 잠그고 나갔더라. 너 한번도 문 안 잠그고 나간적 없었잖아. 괜찮은거야?"
톰은 눈을 감고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어.
"경찰한테 너 어디있는지 얘기했어?"
"아니. 그냥 너 찾아달라고 부탁했었어. 그 사람들이랑 얘기했어?"
톰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다시 눈을 뜨고 나에게 미소를 지어보내줬어.
"아니, 하지만 그 사람들한테 난 안전하니까 걱정할 필요없다고 말할게."
톰이 내 손목 수갑을 엄지로 스윽 훑어줄때 난 환하게 웃어줬어.
항상 톰은 나한테 상냥하게 할때 이런대니까.
처음엔 맘엔 안들었지만, 지금은 완전 좋아.
이젠 톰의 많은 것들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져.
"이리와, 자기. 아래로 내려가야지, 흠?"
"네, 주인님."
톰이 날 지하실로 이끌었고, 난 기쁘게 대답했어.